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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nus 창 Feb 18. 2017

삼성, 안 망한다. 걱정마라.

삼성에 대한 직썰.

어제, 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었습니다.

아마 어제 기사를 읽으신 분들은 다 놀라셨을 것입니다. 그 삼성 총수가 구속되다니..... 물론 기쁘죠.


저는 출근길에 기사를 읽었는데요.

좀 많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부응해서 조중동 신문사들이 이재용을 구속했다가는 우리나라 경제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보도하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중앙일보'였습니다. 말도 안돼는 소리지만.


물론, 저는 지난번 포스팅에서 "그럴리는 없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그 근거들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오늘도 [삼성, 안 망한다. 걱정마라.]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하게 된 것일까요?


그 이유는 지난번에 저에게 제 포스팅의 내용에 대해 물어보신분들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질문 사항들을 확인한 저는 여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질문사항들을 정리/축약했고, 이번에 종합적으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구체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구독자분들의 질문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삼성그룹의 구조가 왜 탄탄한가? 대기업들도 하루아침에 망하는 세상아닌가?
둘째, 지난번에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한 것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는데, 베트남은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쁜 판단은 아니었지 않나?
셋째, 이번 삼성 Galaxy Note7 폭발사태 해명이 미심쩍다. 거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삼성이 망하지 않는 이유가 메인 제목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사항들 역시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이번에 다루게 되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첫째, 삼성그룹의 구조가 왜 탄탄한가? 대기업들도 하루아침에 망하는 세상이 아닌가?


사실 지난번에 제가 뭉뚱그려 설명한 경향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더 자료를 보강설명하겠습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대기업일수록 체계가 잘 잡혀있기 때문에, 사람 한명 없는 것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점이 생깁니다.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초창기만큼의 '혁신력'이 약화된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비판 대상이 되고는 합니다. Google, Apple 역시 다 겪었던 문제입니다.


지난번 제가 주장했던 사안에 대해 비난하셨던 분들은 바로 이점을 지적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당한 지적입니다.


동시에, 삼성이 그래서 대단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7년 당시, 휴대폰의 절대강자였던 노키아가 속절없이 무너진 데 비해, 심각한 위기에 처했던 삼성전자가 빠르게 전세를 뒤엎고 세계 시장을 제패하면서 더욱 그 위치를 굳혔습니다.

이러한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바로 '컴퍼니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품별 사업부를 보셔야 하는데요.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는 가장 우수합니다.


'컴퍼니제'란, 특정 기준에 따라 회사를 잘게 쪼개어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른바, 기업 안에 또다른 소기업을 두는 것입니다. 

이 제도의 장점은 첫째, 부서의 비대함을 축소하여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짐은 물론 하부의 아이디어를 쉽게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 대기업 안의 한 소기업이 피해를 보더라도 다른 소기업이 그만큼 성과를 거두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 소기업 간 긍정적인 경쟁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타트업의 강점인 열정, 변화를 대기업 내부의 조직개편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것이 '컴퍼니제'의 핵심입니다.


이 제도를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조직 내부에 작은 조직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입사지원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삼성전자 내부에는 IT부서, 디스플레이 부서, 반도체부서 등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제품들을 세분화하여 그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부서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삼성전자 내부에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조직이 있고, 각자 사장단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부서들이 일종의 컴퍼니인 것이죠.

그리고 그 부서의 수장은 '사장'직함을 갖고 있습니다.

부서가 곧 회사인 것이죠.


또한 그 부서의 위에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전략실'이 있습니다.

'미래전략실'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차기 전략을 세우는 일을 담당하고, 그 밑의 부서(=컴퍼니)는 각자 맡은 사업을 책임지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의 효력은 실제로 작년 2016년 4분기의 삼성전자의 수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작년 2016년 4분기에 삼성전자가 거둔 수익은 2013년 3분기 이후로 최대였습니다.

2016년 4분기의 매출액은 53조원, 영업이익은 9조2000억원으로, 시장에서 전망한 것보다 무려 1조원이나 높은 금액을 기록한 것입니다.

당시 신문을 보던 저도 깜짝 놀랐었습니다.

왜냐하면 'Galaxy Note7 폭발사태'로 삼성전자의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당시 Galaxy Note 판매량도 뒷받침해줍니다.

실제로 2016년 4분기 Galaxy 판매량은 줄어들었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2016년 4분기에 스마트폰 7750만대를 판매하엿습니다.

이는 201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 감소한 수치입니다.

더 나아가 경쟁사인 Apple에게 판매량 1위를 넘겨주었습니다.

그런데도, 영업이익은 예상치보다 1조원을 더 거두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반도체 분야에서 잭팟을 터뜨렸기 때문입니다.


2016년 4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9500억원으로 이때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53.7%를 차지했습니다.

반도체에는 현재에도, 미래에도 활용될 중요한 물질입니다.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는 절대 강자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반도체는 전자산업, IT산업에 있어 필수재입니다.

2016년의 경우에는 다른 산업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환율상승 및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부문의 수익이 늘어난 것이죠.

여기다가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고용량 48단 V-낸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D램은 고용량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용으로 공급을 늘리는 등 적절히 대처하였습니다.

즉, 스마트폰 부문에서의 손실을 반도체 및 OLED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메꾸고 더 많은 수익을 거둔 것입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작년 하반기에 행해진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것입니다.

당시 도요타를 포함한 전 세계의 자동차 업체들이 충격받았습니다. 저 역시도요.


삼성전자로서는 이전부터 미래먹거리를 계속해서 찾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탐내고 있는 곳이 '자동차 산업'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삼성은 이건희 회장 시절에 이미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였다가 거하게 말아먹은 사례가 있습니다.

삼성자동차는 후에 르노자동차그룹에 인수되어 오늘날 삼성르노자동차라고 합니다.


그래서 삼성은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피해왔고, 현대자동차 역시 삼성이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여러가지로 방해해왔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드디어 삼성전자는 드디어 기회를 포착하는데요.


바로 최근 "자동차 업계가 디지털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도 최근 자동차와 디지털분야를 결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자산업에서 절대 강자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가 온 것입니다.

최근의 '하만 인수 건'은 여기서 중요한 것이라는 거죠.

여러분, 잊으시면 안됩니다.
여기서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삼성의 미래전략실의 업적입니다.


물론 지금 힘든 상황입니다만.

미래전략실 자체는 훌륭한 조직입니다. 도요타까지도 뺏길정도였는데. 다만 엉뚱한 짓을 많이 해서 그렇지.


이 '컴퍼니제'는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가 오늘날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습니다.

동시에 이 '컴퍼니제'는 회장이 구속되던가하는 불의의 사태에도 회사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한 것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습니다.

제가 지난번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도 삼성전자가 피해볼 일은 없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 것입니다.



둘째, 지난번에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한 것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는데, 베트남은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쁜 판단은 아니었지 않나?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처음에 저는 질문하신 분이 제 글을 제대로 읽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기에 명확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베트남은 유망한 시장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에 앞장서서 진출해오고 있습니다.

GDP역시 중국이 6%를 간신히 사수하고 있을 때, 홀로 7%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둔화되고 있는 중국에 비하면 경제성장률이 고공성장하고 있습니다.
전 베트남이 유망시장이 아니라고 한 적 없습니다.


제가 지난번 삼성을 다룬 포스팅에서 "베트남에서 전량 생산한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었다"고 한 것은, 유망시장이 아니라서가 아닙니다.

베트남의 경우, 2000년대까지만 해도 주로 신발, 의류 등 경공업 상품만을 생산해왔습니다.

경공업의 경우에는 별다른 첨단기술은 필요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1960년대에 주로 추진했던 산업이 경공업이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스마트폰 및 반도체 생산과 경공업제품 생산은 엄연히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종목이라는 것입니다.

반도체를 위시한 첨단제품들은 공정 자체가 복잡할 뿐더러 경공업과 달리 규격 준수도 매우 중요합니다.


스마트폰 및 반도체 등 첨단제품을 만드는 것은 경공업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높은 노동숙련도가 필요합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베트남은 주로 신발, 의류 등 경공업  제품을 생산하던 국가입니다.

동시에 스마트폰 등 첨단 제품을 생산하기에는 아직 자체역량이 부족한 국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서라도 본사차원에서 품질관리 쪽 사원들을 보내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Galaxy Note7 폭발사태'당시에는 이 쪽 부분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전 이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셋째, 이번 삼성 Galaxy Note7 폭발사태 해명이 미심쩍다. 거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사실 저도 이 부분이 궁금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삼성 측의 해명은 아무리봐도 이해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측은 해외의 권위있는 전문기관 3곳에 의뢰를 하여 해명했는데요.

해명의 핵심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부분이 문제였지, 다른 부분은 문제가 없었다"고 한 것인데요.

배터리가 문제였다면 다른 스마트폰에도 장착해봐야하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그 배터리를 다른 스마트폰에 부착해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봤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정작 삼성전자 측은 "기가마다 규격이 달라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정도나 되는 회사가 그것을 못할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 다른 방향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았습니다.

보통 한 스마트폰이 생산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수집한 정보 및 리서치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배운 사실을 토대로 작성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제조공정은 위 사진과 같이 진행됩니다.
기획->설계->생산


이 세 가지 요소가 기본 프로세스입니다.

이 중에서 부품규격 등이 결정되는 구간은 '설계 단계'입니다.

'설계 단계'에서 부품의 규격이 결정되면 그것을 협력사에 보내 규격에 맞는 부품이 생산되도록 합니다.

협력사 측에서는 정해진 규격대로 생산하고, 자체 검수를 거쳐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보냅니다.

물론,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받은 부품을 다시 검수합니다.

그 다음에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제조를 시작합니다.


정리하자면, 스마트폰 제조사의 협력사는 어디까지나 스마트폰 제조사가 요구한데로 부품을 생산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폭발사건이 발생했다?


이 문제에 관해 우리는 이제 단 두 가지 가능성으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검수 과정에서 부품 검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두 번째, 설계 자체가 잘못되었다.


여기서 첫 번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리서치 회사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보통 제조공정에서 불량률은 5~6%, 우수한 곳도 1~3%대입니다.

말이 불량률이지, 실생활에서는 불량품이 넘쳐나는 확률은 희박합니다.

특히 세계 최대 제조회사인 삼성전자가 기사에서 본 것처럼 그정도로 불량률 검수를 못할리가 없습니다.

보통 스마트폰에서 문제가 발생되었다고 하면 제조공정에서 불량품이 발생되었거나, 설계 자체가 문제라는 것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두 번째 가능성, '제품 설계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볼 도리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애당초 설계단계부터 스마트폰 굵기는 줄이되, 배터리를 지나치게 키웠을 테고, Apple을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여기에 대한 사원들의 문제제기를 차단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Toyota가 그러다가 2008년에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 이유로 이번 사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렇게까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가 성급하게 나선 것이 성과에 대한 압박, 그 성과를 내라는 이재용 부회장의 간섭, 무리한 베트남 현지 생산 등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측에서도 모르겠다고 한 정도면 저도 확정지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배터리만의 문제라고 하기에는 너무 허술하다는 것입니다



위 세 가지가 가장 많은 분들이 질문하셨던 질문들입니다.

완벽한 대답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의견은 저렇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유심히 봐야할 부분은 저 위 질문들 중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에서 삼성전자가 실수한 것은 "너무 성급하게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회사가 대처를 막장으로 하지 않는 한 망하는 일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미 삼성은 총수가 없어도 유지될 정도의 조직구조를 구축해놓았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 없다고 어떻게 될 일은 없습니다.


저는 이번 'Galaxy Note7 사태'를 통해 삼성전자도 크게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Galaxy8는 저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라고 가늠해봅니다.

Galaxy S8까지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 때는 진짜 답이 없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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