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is
지난번 포스팅에서 다뤘다시피 오늘날 Tesla Motors는 전기자동차 업계에서 선구적 위치를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위기가 없다고 하면 그것대로 거짓말이겠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현재 Tesla Motors가 처한 위기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Tesla Motors이 현재 처한 위험은 10년도 안되는(창립은 2007년이었지만, 첫 전기자동차인 Tesla Roadster가 2010년에 출시되었습니다)역사가 짧은 기업 입장에서는 언젠가는 마주해야할 ‘현실’이었습니다.
실제로 애플의 경우, Apple 1 컴퓨터부터 Apple 2 컴퓨터로 창립된지 얼마되지 않아 PC시장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했으나, 그 이후의 제품라인들이 줄줄이 실패하고 결국에는 창립자인 Steve Jobs가 이사회에서 해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오늘날 애플의 시가총액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고려해본다면, 좀 놀랍다고 할 수 있는 사례이겠으나 애플도 한 때는 ‘한 때 잘나가는 기업’일 뻔 한 적이 있습니다.
결국, 현재 Tesla Motors가 처한 위기도 언젠가는 넘어서야 할 ‘벽’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벽’은 무엇일까요?
First, ‘인재유출’입니다.
Elon Musk CEO가 처음 특허 공개를 선언했을 때,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특허가 아닌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특허에 집착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우리 회사가 위기에 처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그대로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습니다.
왜냐하면, 여러 회사에서 현재 전기자동차를 차세대 산업으로 꼽고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Tesla Motors의 인재를 영입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Apple과 중국 업체들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Apple의 경우, ‘Project Titan’이라는 프로젝트로 2020년 경에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인재를 확보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인재영입의 대상으로 Tesla Motors 직원만큼 좋은 것이 없죠.
세계 최초의 상용가능한 전기자동차를 생산한데다, 전기자동차 관련 기술력도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Tesla Motors의 인재들은 당연히 Apple이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Apple로서는 Tesla Motors 직원들에게 엄청난 연봉을 약속하고 영입할 수 있으니, Elon Musk CEO로서도 상당한 부담일 것입니다.
다음으로 중국 업체들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은 단연 중국입니다.
풍부한 자본력을 갖춘 데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원책(전기자동차 가격의 60%)까지 결합되면서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가 해외 업체들의 자국 진출을 막고, 자국 전기자동차 업체들을 키우고 있다는 점은 중국이 전기자동차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Bloomberg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회사 알리바바, 중국 TV제조 및 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 회사 러에코, 세계 최대 아이폰 하도급회사 대만 폭스콘 등이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인재를 흡수하는 ‘인재 블랙홀’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올 들어 중국에서만 핵심 연구개발자의 연봉은 30% 증가했습니다. 일부 개발자의 연봉은 151,000$(한화로 169,120,000원)이라고 합니다.
이미 올 상반기에만 177,000대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한 중국은 2025년까지 30,000,000대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2020년까지 50,000,000대 전기자동차에 전기를 공급할 충전소도 설치할 계획을 밝힌 만큼, 더더욱 중국이 전기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차지할 가능성도 높아졌고, 그만큼 더 많은 인재를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 자산운용회사 샌퍼드C 베른스타인의 로빈 주 애널리스트는 “전기자동차 스타트업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인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전기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Tesla Motors에서 인재가 더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Second, Tesla Motors의 생산력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Tesla Motors의 자동차인 Model 3의 예약판매량이 250,000대를 돌파했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이 Model 3는 2017년 말에 출시되는 자동차이고, 무엇보다도 위에서 말한 인재유출로 일정을 맞추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Tesla Motors가 전도유망한 기업임에는 틀림없으나, 아직 역사가 10년 채 안되기 때문에 한국의 현대자동차, 미국의 GM, 독일의 BMW만큼의 생산력이 아직 확보가 안되었다는 것입니다.
Elon Musk CEO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가팩토리를 설립하고, Audi의 생산책임자를 전격 영입하기도 했으나, 계속된 인재유출로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더 높아졌습니다.
게다가 공장 하나를 짓는데 기본 1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기가팩토리의 현재 완성도는 14%에 불과합니다), 과연 2017년 말에 Tesla Model 3의 예약판매량은 일정에 맞춰 생산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Elon Musk CEO가 미래 공장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기가팩토리도 파헤쳐보면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Tesla Motors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2020년쯤 500,000대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 Tesla Motors의 생산력이라고 해봤자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연 50,000대 생산능력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2017년에 출시할 예정인 Model 3는 현재까지 375,000대의 사전예약을 받았는데, 이 양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가팩토리공장을 서둘러 짓고 2차전지를 생산하기 전에 Model S, Model X, Model 3 등 기존 모델의 생산능력을 끌어올려야 자체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고 하니 상식적으로 차질이 안 생기면 그게 이상한 상황인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또 있습니다.
Tesla Motors의 전기배터리입니다. 이걸 싼가격에, 그것도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바로 ‘2차전지‘입니다. 2차전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조립 공정보다 안정적인 리튬 등 ‘원자재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경쟁하고 있는 2차전지 업계(예로 들면, LG화학)도 핵심 소재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신규 업체인 Tesla Motors가 과연 2020년 500,000대의 2차전지를 단숨에 생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이 가만히 있을리도 없구요.
Third, Tesla Motors 자동차로 운전하는 사람들의 사고발생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Elon Musk CEO가 회장을 맡고 있는 Solar City를 인수한 점입니다.
한 달전에 Tesla Motors의 자동차로 자율주행기능을 사용하던 운전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아직 자율주행기능이 초기인만큼, 운전자의 부주의도 없진 않았을테지만 그전에 Elon Musk CEO는 자사의 자율주행기능인 AutoPilot이 매우 안정적이라고 선전하고 있던 상황이라서 비판이 급증하였습니다.
이 때문인지 2016년 상반기 Tesla Motors의 영업실적은 하락하였습니다.
사실 이전 포스팅에서 제시했던 ‘Tesla Motors Master Plan2’도 이 상황에서 나온 것입니다.
여기서 Solar City를 인수하려는 이유도 밝혔는데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Solar City가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괜히 적자기업인 Solar City를 인수했다가 Tesla Motors의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자신들에게 손해이니 타당한 반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Elon Musk CEO가 ‘Master Plan 2’를 발표했을 때도 투자자들이 부정적이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일정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은 부차적이었던 거죠.
현재 Tesla Motors가 처한 위기는 위 3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문제점이 없진 않지만, 위 3가지가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점들은 파헤쳐보면, 신생업체들이 언젠가는 넘어서야 할 ‘벽’이구요.
정리하자면
Tesla Motors가 신생업체인만큼 경쟁업체들로서는 더 많은 돈으로 Tesla Motors의 인재를 영입하기가 수월하다는 점,
Tesla Motors가 신생업체인만큼 2차전지, 공장생산성 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점,
Tesla Motors가 신생업체이기 때문에, 아직 주주들을 포함한 투자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이 3가지가 오늘날 Tesla Motors가 신생업체로서 넘어야 할 ‘벽’인 것입니다.
Elon Musk CEO는 확실히 Steve Jobs 이후로 기술의 혁신을 이룩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그만한 비전, 능력도 충분하구요.
하지만 그도 사람인만큼, 이 위험요인들을 어떻게 대처할 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