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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nus 창 Nov 23. 2016

TPP결렬, 무엇을 의미하나?

단기적인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봐야한다.

원래 오늘은 Mercedes-Benz의 경영+제품 전략에 대해 다루려고 하였습니다만, 오늘 신문에서 Donald Trump가 TPP를 취소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을 보고 급히 주제를 바꾸었습니다.


저는 이 뉴스가 더 중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Mercedes-Benz에 대해서는 내일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TPP란 'TransPacific Partnership'의 약자로, 우리나라 말로는 '환태평양 무역 동반자 협정'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표현으로는 너무 기니까, 통상적으로는 TPP라고 칭합니다.


TPP는 원래 2005년, 뉴질랜드, 브루나이, 싱가포르, 칠레 4개국을 가입국으로 출범하였습니다.

이후에 미국이 이 TPP에 참여를 표명하였고, 그것이 최근의 형태로 규모가 커진 것입니다.

이 TPP의 경제규모는 매우 큽니다. 무려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한다는 것 자체가 장난이 아닌거죠.


작년까지 Barack Obama 대통령의 주요 정책으로, 막판까지 호주, 캐나다, 일본 등 주요 참여국 간의 협상이 치열하였습니다만, 거의 타결되어 내년에 출범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대형 장애물을 만나게 됩니다.

Donald Trump. 이 인물이 취임 후에 무슨 일을 할지는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TPP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바로 'Donald Trump'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입니다.

그는 선거운동할 때부터 TPP가 미국 내부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하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TPP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선언하였고, 취임한 직후에 다시 이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확인하였습니다.


사실 Donald Trump의 주장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는 무역을 통해 자국의 일자리가 다수 없어질 수는 있으나, 한 사회와 무역대상국의 전체 부가 증가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실직자는 다른 일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말의 반은 틀립니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실직자들이 다른 일자리를 다시 찾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Michigan주(Detroit 포함)과거에 실업률이 가장 낮은 주 중 하나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연 무역으로 인해 이들이 모두 이득을 본건지 의문이 듭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Detroit주 등 주요 제조업이 발달했던 주의 실직자가 여전히 많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Donald Trump의 주장이 아주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볼 여지는 있습니다.

대다수의 미국인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요.

많은 미국인들이 반대하였습니다. TPP에 말이죠.


미국 국민들이 TPP에(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투표에서 나타났습니다.

"A team of four economists looked at the voting patterns in counties where Chinese imports have risen markedly since 2002, to the detriment of local industries. Overall, the team found, for every 1 percentage point increase in Chinese imports in local markets between 2002 and 2014, the countywide vote for Mr. Trump increased by 2 percentage points compared with the share of the vote garnered by George W. Bush in 2000.
-The Wall Street Journal(2016.11.24)


요점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1%늘어날 때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튜표 수)가 2%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TPP에 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국민들이 무역으로 인해 자신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증거입니다.

물론 무역을 통해 이득을 본 주도 있었고, 피해 본 주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 노동자들은 무역때문에 피해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Donald Trump가 TPP에서 이탈한다고 선언한 것은 미국 입장에서, 전 세계의 입장에서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봅니다.

안 좋은 방향에서요.


언론에서는 주로 TPP를 경제적인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다루고 있지만, 사실 미국에게 있어 TPP는 단순 경제보다는 정치, 외교 전략 쪽에 초점이 맞추어진 정책입니다.


즉, TPP를 국제외교전략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교적 측면으로 봐야 TPP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Barack Obama가 TPP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이유는 중국이 주도하여 만든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의 약자)에 대항하기 위함입니다.

AIIB는 중국이 전세계의 패권을 잡겠다는 야심의 표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AIIB를 창설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목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 중국 통화인 위안화의 기축통화화를 염두에 두는 것.

두 번째,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중국의 경제성장동력을 강화하는 것.

세 번째, 개발도상국들을 포섭하여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함.

이 있습니다.


위 세 가지 목적만 보면, 중국이 AIIB를 통해 자국의 영향력을 더욱 높이고, 아시아 뿐만 아닌 국제사회의 패권을 잡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빨강색으로 되어있는 국가들이 AIIB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미국과 동맹국들인 유럽까지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확실히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것입니다.


결국, 미국이 주도하는 TPP는 중국이 주도하는 AIIB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외교전략 카드인 셈입니다.


그런데, 그 TPP를 철회하겠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TPP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일까요?


전 이 결정이 "미국은 더 이상 국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겠다"라는 선언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선언이 지금은 별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는 보지만, 나중에는 전세계 패권, 경제구조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왜나하면 이 선언은 "수입을 줄이고, 수출을 늘려 미국의 경상수지를 흑자로 되돌리겠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바로 여기에 주목하였습니다.



이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날 국제무역, 경제 구조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는 전적으로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자본주의는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자국의 경상수지를 적자보는 방식으로요.


미국이 경상수지를 적자로 들게 됨으로써,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다른 국가들의 경제가 유지되거나 발전하고, 미국은 경상수지를 적자로 두는 대신 해외자본을 유입하는 것으로 손실을 메꾸고 있습니다.


경제학에서는 "경상수지+자본수지"가 0일 경우가 가장 적절하다고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합은 0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Donald Trump는 경상수지를 흑자로 되돌리려하는 것입니다.

경상수지를 흑자로 되돌리기 위해 수출을 늘리거나, 수입을 줄이거나, 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결국에는 기존의 글로벌 경제구조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이러한 행보로 인해 개발도상국이나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의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경제에 치명타를 먹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그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안그래도 패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기회만 노리고 있던 중국 입장에서는 이만한 호재는 또 없는 것입니다.

시진핑이 이 상황을 가장 좋아하고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오늘 The 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China said it hoped to conclude an Asia-wide trade pace as soon as possible, a sign of Beijing's intent to broaden its regional influence in the wake of the apparent collapse of the U.S.-backed Trans-Pacific Partnership.
-The Wall Street Journal(2016.11.23)


라고 나왔습니다. 결국, 중국도 이번 기회에 자국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기회로 보고 있다는 거죠.


실제로 기존 TPP가입국들이 중국 쪽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Singapore's Prime Minister Lee Hsien Loong, a TPP supporter, is now calling on Asian-Pacific nations to boost trade by backing the China led pact and other initiatives. "There are still other pathways to free trade in the Asia Pacific," Mr. Lee said last weekend.
-The Wall Street Journal(2016.11.23)


실제로 기존 TPP가입국들이 중국 쪽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Both Vietnam and Malaysia, TPP members, said they were shifting their focus to the China-backed group, according to their respective trade ministers, with Malaysia's, Datuk Seri Mustapa Mohamed, citing an "uncertain international economic situation."
-The Wall Street Journal(2016.11.23)


위 영어문장은 The Wall Street Journal기사에서 발췌한 것으로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TPP에 우호적인 국가들이 AIIB로 갈아타려 한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결론은 미국이 세계 패권을 유지하려는 쪽에서 손을 뗀다는 의미가 될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TPP가 가지는 외교적 상징성이 그 정도로 미국 외교상으로도 중요한 외교전략의 일환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미국이 자국의 경상수지를 흑자를 되돌린다는 의미가 될 것이고, 이로인해 글로벌 경제의 구조는 변화될 것이며, 미국으로 주로 수출하던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물론 아직 Donald Trump가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TPP에 이탈할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미리 전략을 세워놔야 할텐데, 세워놨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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