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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희 Mar 24. 2016

결혼준비, 남자는 왜 피곤하고 여자는 자꾸 서운할까?

Joy of wedding – 한끗차이로 더 즐거운 웨딩준비


웨딩준비때 왜 그렇게들 싸우나?

각자 귀한 집 자식으로 다른 문화로 자라서 성인이 되고도 한참 후 옥시토신분비로 눈에 콩까지가 씌어 만나 함께 살기로 해서 가족이 되려하는 생판 남남. 안싸우는 게 이상하다. 안싸우는 커플은 문제다. 그 문제는 언젠가 터지게 마련이다. 만약 두사람 모두 너무너무 심할정도로 무던해서 평생을 다툼없이 살아왔다면 모르겠지만. 정상적으로 감정의 고조도 있고 좋고 싫음이 있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싸우는 게 당연하다. 결혼준비를 하면서 그 전과 가장 많이 달라지는 건 밀려드는 “선택”과 “결정”이다. 상견례만 한다고 해도 장소와 메뉴 금액대를 결정해야하고 무엇을 입을지 어느날 할지. 예식장은 어디에서 하고 얼마짜리 밥을 먹을지 날짜는 어떻게 할지, 청첩을 할때도 어느 선까지 초대를 해야할지. 둘 중 한 사람은 이 모든 선택과 결정들이 설레일 수 도 있지만 둘 중 한 사람은 두렵거나 싫을 수 도 있다. 상황을 바꿔야하는 것에 피곤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남자일 수 도 그 반대일 수 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결혼준비를 하며 의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상대를 만나게되더라도 놀라지는 말아야한다. 거의 모든 커플이 의욕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어있다. 내 친구 누구네 커플은 안그렇다고? 두가지 답이 있을 수 있다. 안그런척 하거나 둘 다 대충하거나.


남자는 무엇이 그렇게 피곤한가?

여자들은대게 결혼이 그렇게 낯설지 않다. 그러니 결혼에 대한 이런 저런 공상,막연하더라도 결혼에 대한 계획을 문득문득 해왔다면 총, 차, 축구, 여자(를 꼬시는것)만 관심을 갖던 남자에게는 결혼이 어쩌면 생소할 수 밖에 없다. 

 

여자친구랑 결혼한다고 했더니 주변 친구, 선배, 동료들이 결혼하면 얼마나 힘든지 주입식으로 얘기해준다. 총각시절에씀씀이 좋던 친구들은 하루 용돈 5000원 받고 생활하고 애들 교육비며 전세인상으로 인한 이사 등등에대한 현실적 고통을 토로해댄다. 그런 상황 속에서 곧 가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소화 안 되는 떡처럼목구멍 아래에 턱 얹혀 있는 느낌일 수 있다. 

엄마는항상 밖으로만 돌던 아들과 이제 겨우 공통화제가 생긴 것을 즐기며 눈만 마주치면 예단을 어떻게 할지, 혹은며느리는 왜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하는지 등등에 대해서 얘기하려 한다. 여자친구를 만나서 예전처럼 깔깔대며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스드메(남자의 관심 밖) 얘기에 신혼집은 어쩔 건지 또 같은 시기에 결혼하는 여친의 잘 나가는 여친(꼭 잘나가는 남친이 있는)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

이남자는 그저 연인과 헤어지기 싫어 여친이 결혼하고 싶어해서 등등의 이유로 결혼하는 건데 현실은 99% 변해버린것 이다. 그렇다. 본인이 주도적으로 강렬히 원해서 (여친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서 나이가 되었다고 주변에서 얘기하니까 2년이상사귀면 결혼하는 거겠지 하는 맘으로 한 경우) 결혼식을 준비하는 게 아니고 그러므로 미리 진지하게 고민해본적이 별로 없으며 새로운 변화라는 것 자체를 남자 성향상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므로 지금 남자는 너무 피곤한 것이다. 다행이 이는 여친에 대한 애정도 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래도 10년전을 기준으로생각해보면 남자들도 결혼이벤트를 즐기는 쪽으로 어느덧 많이 변화하긴 했다. 요새 신랑들은 본인턱시도는어떻게 입을지, 사진은 어떻게 찍을지 특히 어디로 어떻게 허니문을 갈지 등에 대해 엄청난 의욕과 관심을갖게 되었다. 예컨대 신부의 드레스를 골라 줄 때도 정확하게 인지하고 조언을 해 줄 정도가 되었으니말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도대체 결혼 준비 나 혼자 하냐? 라는항변이 결혼 전 싸움의 80%였다면 요새는 두 사람의 절절한 의견차이인 경우가 많이 늘고 있기는 하다.

여자는무엇이 그렇게 서운한가?

모든여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여자들이 거짓말 조금 보태 평생을 꿈꾸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게 결혼식이다.아름다운 신부 말이다. 상담을 할 때 내 앞에서 자신이 입고 싶은 드레스를 스케치한 신부도있었고 웨딩플래너보다도 많은 자료를 바인더에 가득 채워 온 신부도 있었다. 그냥 단순한 몇 시간이 아닌것 이다. 무엇 하나 의미가 없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온 마음을 열렬히 바쳐서 결혼준비 하나하나를 신경 쓰자면 본인도 피곤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예민해질수 밖에 없다. 상대의 의미 없는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도분노가 폭발하거나 서운함이 넘쳐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군대에 갔다가 첫 휴가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자. 오매불망기다리던 첫 휴가인데 친구들도 가족들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면 서운하지 않을까? 또는첫 차를 사서 여자친구를 태웠는데 차에서 과자를 앞니로 툭툭 끊어 먹는다면 그 여자친구의 무심함이 가슴에 불을 지르지 않겠나

 

결혼식에 관련된 이벤트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남자친구의 사소한 행동이 결혼식이 무지하게 중요한 신부에게는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중요한 것은 슬프게도 여자들은 남자친구의 어떤 행동으로 인해 서운할때 첫 번째로 생각하는 게 “나를 사랑하지 않나 봐” 혹은 “나를 이제 덜 사랑 하나” 극단적으로는 “나랑 결혼하는 게 싫은가” 등 남자의 애정의변심으로 생각해버린다. 그러니 남친은 그냥 피곤해서 툭툭 거리고 말하거나 솓구치는 짜증을 툭 입밖에내었을 뿐 인데 여자친구는 남친의 마음이 식었나, 나를 사랑하지 않나 하면서 슬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는 그 때 사랑이 최고치를 찍어서 결혼을 하는 건데 그 때 두 사람은 의도치 않게 서로를찌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두가지 명제만 기억해도 서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이다. 남자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피곤하고여자는 서운하다. 그건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인 것 이다. 이해를못 해도 좋다. 다만, 내 남친만 유별나서, 내 여친만 속 좁아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 덜 상처받을 수 있으니 그거면 되었다.

싸우지않고하는 결혼준비(서로의 마음을 어떻게 세팅할까?)

이제남편이 되고 아내가 될 것 이다. 두 사람은. 잠깐 잠깐데이트하고 다닐 때랑은 완전히 다른 신세계가 열리게 된다. 심호흡 크고 길게 하고 심신을 정비하자.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은 연장전에 돌입한다고 해도 좋다. 장기전이란말이다. 지금 잠깐 살고 말 거 아니다. 지금도 이런데, 나이 먹으면서 좋아지겠어? 좋아질 수 있다. 내 경험이다. 점점 더 적응하고 이해하게 되고 이해 받게 된다. 지금 당장 판단하고 결정하고 규정짓지 말아야 한다. 결혼 후 6개월이 다르고 1년이 다르고 2년이다를 것 이다. 아무리 싸우더라도 상대가 너무 철없이만 굴더라도 결혼을 엎을 거 아니면 이 글을 읽는당신이 먼저 상대를 큰 마음으로 안아주자. 아무리 싸우더라도 못되게 말을 하게 되었더라도 나는 죽을때까지 완전한 당신 편임을 알게, 느끼게 해주자. 그 마음을알게 되는 순간 많은 갈등들이 스르륵 풀어질 것 이다. 하지만 절대로 무작정 참지는 말자. 우리는 여자나 남자나 부모님에게 참고 살라고 배우지 않은 세대이다. 장기전이다. 참는다고 묻어두는 순간이 폭탄이 시작되는 순간인 것 이다. 그러니매사 나는 당신 편이라는 인식은 신뢰하게 하면서도 불편한 점, 불만들은 얘기해야 한다. 알지 못 하면 아무것도 바뀔 수 없으니까. 부부는 서로가 서로를길들이고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이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경기장에 들어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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