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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희 Aug 26. 2017

로맨틱하지만은 않은 결혼 준비대소동

대비하고 준비해서 전우애로 똘똘 뭉쳐 살아남자.

결혼식 하객이 많이 줄었다. 그렇다 해도 아직 200~250명이 초대하는 하객의 평균수다.

그들은 신랑, 신부만의 하객은 아니다. 그럼 누구? 반 이상 부모님의 하객이다.

고이고이 기른 자식의 결혼식은 부모님에게도 엄청 두근거리는 잔치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혼식을 앞두고 특별하게 하고 싶은 신랑 신부와 점잖게 하고 싶은 부모 사이엔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내 결혼식 주이공은 나인데 간섭을 한다고 씩씩거리고 싶겠지만 사실 지금 당장 아이를 낳아서 고이 기른다고 가정해보자. 그 아이의 결혼식은 이렇게 해야지, 혹은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나는 안 할 수 있을까? 자식의 결혼식을 내 맘대로 하자, 우리 결혼식을 부모님 뜻대로 하자...라는 얘기가 아니라 이해 못 할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세대가 부모가 되고 자식 세대가 결혼하는 세상은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니 미리 고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우선 그 세대가 결혼을 할지 안 할지부터 모르는 거니까.  

   

어쨌든 그러니까 시작부터 나와 우리 연인의 결혼식은 우리가 정해야지라고 생각하더라도 부모님의 의견이 다를 수 있고 그럴 때 설득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럴 수 도 있다,라고 알아두자. 다행히 우리 부모님은‘너희 좋은 쪽으로 하렴’ 이렇게 얘기했는데 만약 상대 부모님은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자꾸 원하는 바를 강요한다면?

사전에 그럴 수 있다는 마음의 대비가 없다면 커플 간의 싸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연인끼리 싸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 중요한 사안을 그렇다고 대충 넘어갈 수도 없다. 풀지 않고 덮어둔 갈등은 결혼 후 라도 언제든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결혼 전 결혼식의 방향을 정하면서 생기는 갈등의 장은 ‘자기’를 드러내기 좋을 수 있다. 결혼식이 신랑 신부에게 중요하고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은 누구나 격한 동의를 하기 때문이다.

      

갈등이야 있겠지만 어떻게 치명적인 상처를 받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너무 암울한 얘기지만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된다는 이야기는 생각해보면 아주 무시무시한 말이다. 결혼은 수많은 갈등, 스트레스... 사람에 따라 고행 사람에 따라 고통인 것이다. 결혼식은 성장하기 좋은 의식이고, 결혼생활은 성장의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예외는 언제나 있다.) 그 첫 관문이 바로 결혼식의 갈등을 통해 가족 간 서로 더 깊게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꿈꾸던 드레스 입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결혼식을 하고 연예인 사진 뺨치는 사진을 찍으면서 숨겨둔 로망을 펼치는 것을 결혼식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결혼식 챕터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주요 등장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렇다. 너와 나의 알콩달콩 연애스토리는 시즌1로 이제 막을 내리고 연인 말고 낯선 사람들과 가족이 되는 시즌2가 시작되는 것이다. 게다가 개인주의가 발달하거나 자식과 부모의 삶이 분리되어 있는 곳이 너무도 철저히 아닌 이토록 가족적인 한국에서 말이다. 시즌 1 연애스토리가 로맨틱 코미디 었다면 시즌2는 자칫하면 막장드라마가 될 수 도 있고 잘 해봐야 그렇고 그런 가족드라마가 될 것이다.  하아... 결혼하지 말아야 할까? 돌아보면 사춘기도 첫사랑도 고통의 불가마였지만 클리어하고 성장한 후 돌아보면 아련하게 그립지 않은가? 고군분투 결혼 준비도 결혼 대소동 정도로 애틋하게 여길 날이 올 것이다.     

 

자자 시즌2 소개는 이 정도로 하기로 하고. 그럼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를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덜 상처받을 수 있을까? 덜 후회할 수 있을까?  

   

제일 먼저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 설득도 하고 포기도 하고 양보도 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바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없으면 허둥지둥 대다 결국 후회만 하게 될 뿐이다. 그렇게 놓쳐버린 결혼식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니 배우자가 될 상대와 어떤 결혼식을 하고 싶은지 스드메라 불리는 웨딩이나 결혼반지가 대표적인 예물, 요새 들어 포기할 수 없는 품목인 허니문 등 여러 품목들 중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어떤 건지 생략도 가능한 건 무언지 충분히 얘기하고 서로가 상대의 니드를 정확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갑자기 상대의 어머니가 불쑥 “결혼식은 00에서 하지” 혹은 “예물은 이걸로 해, 그게 이쁘더라” 이렇게 툭 얘기를 던져 와 당황해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서로의 니드를 공유한 상대가 “엄마 나 그건 별로던데 우리 결혼식은 이렇게 저렇게 하고 싶다고 얘기 나눴어” 라거나 “예물은 우리 봐 둔 거  있어” 등으로 쉴드를 쳐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했을 때 의외로 부모님도 서운해하지 않고 “아 그래? 벌써 상의를 해뒀구나, 잘했네” 하고 넘어갈 수 있고 말이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커플 간의 다툼은 빠질 수 없는 항목이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님과의 의견 조율 부분은 미리 잘만 대비하면 팀 플레이하면서 전우애를 키울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렇다면 정말 부모님을 설득해야 하는 순서가 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최소의 출혈로 평화롭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 아빠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 이제 결혼을 하면 가족이 된다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제 처음 몇 번 만난 부모님 뻘 나이의 아저씨, 아줌마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냔 말이다. 이건 정말 심각한 얘기다.

부모님설득 실전 편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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