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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희 May 13. 2018

멋부림도 업무가 됩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순위가 있다. 

인식하게 될 때까지 모를 뿐. 특히 외모나 스타일에 대해서. 무슨 말이냐면 ‘내가 쟤보단 낫지’ 라거나 

‘내가 패션피플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 사람만큼 패션테러리스트는 아니다’ 

혹은 무조건 인정하게 되는 친구도 있다. 

저 친구는 항상 옷을 정말 잘 입어...같은 마음 속 순위. 


예를 들어 웨딩드레스를 고르러 가는 일생 단 한번의 순서 때 조언을 구하고 싶은 친구는 

성격이 좋다거나 의리가 있는 것 보다는 멋을 잘 부리는 친구라는 확신이 서는 친구다.      


웨딩플래너는 멋을 부릴 줄 알아야 한다. 


지저분하고 꾀죄죄하고 5년 전 쯤 유행한 딱딱한 정장에 펜슬로 힘줘서 삐뚤빼뚤 진하게 그린 눈썹에 

피부 톤에 맞지 않는 파운데이션을 써서 어둡고 탁한 피부에 반쯤 지워진 립스틱을 바르고 

웨딩스타일링에 대해서 백번 천번 맞는 제안을 해도 그 얘기에 힘이 실리지는 않을 것 이다. 

게다가 그 제안을 듣는 고객은 결혼이 처음이라 그 말이 맞아도 맞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니 웨딩플래너와 고객 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되려면 멋을 부릴 줄 알아야 한다. 

무턱대고 멋을 부려야 한다기 보다는 멋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멋을 어떻게 부려야 할까? 

절대적으로 깔끔해야 한다. 안감은 머리NO 누래진 셔츠깃 NO 구겨진 니트 NO 

기본적으로 입성에 신경을 쓰는 단정한 사람이어야 한다.

베이직한 기본 스타일에 포인트는 트렌디한 소품 정도면 좋다. 

대책 없이 화려하거나 요란하게 꾸민 거 말고 누구에게나 큰 부담 없이 보일만한 

시대를 넘어서는 베이직한 의상센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때그때 힙한 트렌드도 꽤뚫어 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자기 머리 깔끔하게 건사하고 단발이면 드라이를 잘 한다거나 

너무 상한 머리는 자른다거나 하는 관리, 눈썹이나 립 정도 메이크업 흉잡히지 않을 만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신입이 들어왔을 때 잡지 보기를 권한다. 

웨딩잡지도 많이 봐야 하지만 패션잡지도 많이 보는 게 좋다. 

패션에서 힙한 소재나 무드는 웨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패션에서 로맨틱이 휩쓸고 있는데 웨딩에서만은 미니멀리즘이 대세인 경우는 없다.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 웨딩플래너를 하면 그래서 좋다. 

필요한 덕목에 원래부터 열광하는 사람이었다면 그 사람과 그 직업 양쪽에 모두 럭키한 것 아니겠는가?  

   

언젠가부터 낯선 이를 만나고 (그러니까 그 낯선 이가 고객이 아니어도) 

어깨선이 어떻고 얼굴형이 어떠하니 어떤 드레스를 입으면 좋겠다 라거나 

웨딩헤어는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겠다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일종의 직업병이겠다. 

그런데 그런 습관이 오래 되면 평소 헤어스타일 평소 패션스타일에도 관심이 생기고 

개선하면 좋을 보완하면 좋을 포인트들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웨딩플래너에게 예비 신부, 요새는 예비 신랑까지도 많이들 바라는 바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런 부분 즉 나를 최고의 신부로, 신랑으로 꾸며 주세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닐까?     


그러니까 쇼핑을 많이 하진 않더라도 잡지를 많이 보고 좋아하면 좋다. 

패션을 좋아하고 소품을 좋아하고 자기를 잘 꾸밀 수 있도록. 

더운 날에는 백화점에도 가보고, 오며 가며 신상품을 입어 보기도 하고. 

메이크업 매장에 들러 립스틱 하나만 사더라도 그냥 툭 사오지 말고 요새 유행컬러가 어떤지 눈썹 그리는 형태는 어떤지 들어도 보고 말이다.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식시세 챙겨보는 것 보다 재밌다. 

그런 사람이 웨딩플래너를 하기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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