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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 Jan 09. 2020

#8 훈육이 어려운 이유가  나 때문일까?

_ 훈육이 어려운 이유

전 11살, 5살 아이 둘의 엄마입니다. 아이와 같이 있는 매 순간이 훈육이에요.

특히, 요즘엔 동생이 형이 뭔가를 갖고 놀기만 하면, 형을 쫓아다니면서 똑같은 장난감으로 놀겠다고 고집 부리며 자꾸 싸워요. 그런 동생을 계속 자극하는 11살을 형을 보고 있으면 ‘아, 쫌 니들!’ 하면서 자동으로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이게 적절한 반응이 아니란 것도 알고요. 이러고 싶지도 않아요.

그.런.데  

이게 현실이라고요!


그럼요. 그럼요. 현실이고 말고요.

‘훈육이 뭔지’, ‘언제 해야 하는 건지’, ‘해서는 안 되는 것은 뭔지’까지 충분히 이해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훈육은 어렵습니다.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꼭 필요하고, 정말 잘하고 싶다. 그런데 저도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그 이유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어요.




| 훈육이 어려운 이유는

  나 때문에...ㅠㅠ  


“내가 부족해서 그래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하고 참을성이 없거든요.”

“제가 잘 표현을 못해요. 조리 있게 말도 잘 못하고..."

"마음이 약해서 이랬다 저랬다하거든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훈육이 어려운 이유가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우리는 은연중에 아이들의 행동이 부모인 내 탓, 내 책임이란 생각을 하지요. 정말로 훈육이 어려운 이유가 부모의 개인적 특성 때문일까요?


                      


똑자의 ASK :

함께 생각해봐요

가장 최근에 어렵다고 느꼈던 훈육 순간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세요.

그때 적절한 훈육이 어려웠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 

저희가 여러 가지 연구 자료들을 열심히 찾아봤는데요. 훈육이 어려운 이유는 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었어요.

훈육의 특성상 이상과 현실이 부조화를 이룰 수밖에 없다!

[출처] 김인지,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를 일으키는 훈육 특성
1.    훈육의 목표상 허용의 한계가 명백히 존재하는 데 아이는 지키지 못한다.
2.    형제 관계나 특정 자녀의 기질 때문에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3.    부모의 감정 조절이 어렵다.
4.    나의 신념과 나의 행위가 서로 어긋난다.


자, 지금 나는 무엇과 무엇의 부조화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인지 자세히 살펴봅시다.


[1] 훈육의 목표상 명백히 존재하는 허용의 한계 VS  그 한계를 넘고 싶어 하는 아이

예를 들면, 내일 아침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가야 하는데 밤 12시에 아이가 기를 쓰고 나가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혹은 치과 치료를 받고 난 후라 지금은 먹을 수 없는데 음식을 꼭 먹겠다고 하기도 하지요.

온갖 참견 다하고 눈치도 빤~~ 한 아이가 잠자기 전에 소변보는 걸 한사코 거부하고 매번 이불빨래를 하게 만들 때.. 그러나 말도 안 통하고 억지로 시킬 수도 없을 때... 어쩌겠어요. 기다릴 수밖에요...ㅠㅠ


[2] 우애 깊고 돈독한 아이들 VS  반복되는 갈등 상황

형제자매가 있는 집은 백배 공감할 거예요. 맨날 같은 지점에서 싸워요. ㅜ.ㅜ 둘을 떼어 놓을 수도 없고.. 그래서 비슷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엄마도 아이도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형제관계나 특정 자녀의 기질 때문에 갈등 상황이 반복되니까요.


[3] 단호하지만 따뜻하게 가르치는 부모 VS  지킬&하이드 같은 내 모습

부모의 감정 조절은 요즘 특히 부각되는 요소이기도하고, 훈육 시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우리를 ‘낮버밤반’(낮에는 버럭. 밤에는 반성)하게 만드는 이유지요.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은 엄마의 죄책감을 건드리지요. 아이들에게 쏟아붓고 마음 편한 엄마는 없거든요. 감정조절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우리도 ‘감정에 대해서 인식하고 이해하고 조절해 나가는 훈련’을 받고 큰 세대가 아니에요.

감정에 대한 조절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이해’하고 '수용'하는 단계가 꼭 필요합니다. 화가 나는 건지, 서운한 건지, 슬픈 건지... 너와 나의 마음에 대해 이해하고 조건 없이 수용하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4] 이런 부모가 되고 싶은데.. VS 지금 내 모습은..

아이에게 소리 지르거나 때리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엉덩이 팡팡’ 하고 있는 나를 마주할 때!  한 순간 욱해서 아이를 한 대 쥐어박거나 소리를 지르고 나서 '내가 원하는 모습이 이게 아닌데' 하고 좌절하죠.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을 실패 없이 잘하고 싶지만 한 번에 잘 안 되죠. 훈육도 마찬가지예요. 배우고 반복해서 연습할 시간과 기회가 필요합니다. 부모도 훈육자로서 그런 과정을 겪으며 성장하는 거고요.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어요. 체벌이 훈육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괴로움과 자책을 덜 느낀다고 합니다. 후회하고 마음 아파한다는 건 체벌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는 거지요.


| 훈육이 어려운 건 당연해!

여기까지 읽고 나니 훈육은 원래 어렵고 자꾸 실패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논문에서 밑줄 좍~~~~~ 그어놓은 부분이 있어요.


 “훈육의 특성상

어머니에게 기대되는 이상적인 양육 수행 지침들은

현실적으로 실천하기가 어려웠다”


훈육은 어려운 게 당연하다고요..... 이게 연구자의 결론이에요.(하하핫!)

그러니 내가 모자라서 훈육이 한 방에 되지 않는 거라는 생각일랑 저 멀리 날려버리자고요.


부모라면 절대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게 내 자식이란 거.. (내 맘대로 해서도 안 되지만!) 수 없이 경험하게 되고, 앞으로도 그런 순간은 계속될 겁니다. 그러니 단순히 일시적인 아이들의 행동만 보고, 부모가 어떻게 가르쳤길래, 부모가 뭐 하는 거야? 같은 비난과 판단을 경계해야 가 필요해요.


훈육의 과정을 견디는 게 참 힘들죠.

이럴 땐 자신의 허용 한계를 점검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꼭 그래야 하는 것인지, 너무 익숙해져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닌 지 살펴볼 필요가 있지요. 또 훈육의 목표를 단기간에 주입식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고 좀 여유로워지는 것도 필요하고요.


이건 오늘 저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기도 합니다.  


다음 이야기는..

이렇게 어려운 훈육. 그럼에도 우리는 잘하고 싶잖아요.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데 매번 실패하는 바람에 힘든 부모들을 위해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기준을 고민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부모와 함께,

부모를 위한 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이미 최선을 다해 애쓰고 있는 우리,

잘하려고 애쓸수록 돈도, 시간도 체력도.. 모두 방전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부모인 우리도 충전이 필요합니다.  

똑자의 ASK는 오디오로도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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