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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의 원상회복 의무는 어디까지일까?

'통상의 손상'에 대해서는 세입자의 책임이 없다는 말의 뜻은?

주택이나 상가를 임대하다 보면 계약 만료 시에 원상회복의 범위를 놓고 퇴거하는 세입자와 갈등을 빚게 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몇 년간 세입자가 주택이나 상가를 임차해 사용하다 보면 여기저기 크고 작은 손상이나 고장 등이 발생하게 마련인데요. 이를 보수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놓고 임대인과 세입자 간에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죠.          


이번 글에서는 저희 ‘자리톡 매거진’ 임대인 회원님들을 위해 법에서 규정한 세입자의 원상회복 의무와 판례를 통해 정립된 원상회복의 일반적인 범위, 구체적으로 어떤 손상들은 세입자에게 원상회복 의무가 있고, 또 어떤 손상들은 세입자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건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법에서 규정한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민법 615조에서는 ‘차주가 차용물을 반환하는 때에는 이를 원상에 회복하여야 한다. 이에 부속시킨 물건은 철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임차인이 임대주택‧상가‧사무실을 임대인에게 반환할 때는 임대차 계약을 맺었을 당시의 상태로 원상회복해서 돌려줘야 한다는 뜻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손상‧마모는 세입자 책임이 아니에요

         

이처럼 법에서는 세입자의 원상회복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손상에 대해서 세입자가 원상회복의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아닙니다.     

      

임대주택‧상가에 가해진 손상이 ‘통상의 손모(損耗)’일 경우에는 세입자에게 원상회복의 의무가 없다는 게 판례를 통해 정해진 법원의 입장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통상의 손모’란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대주택‧상가의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를 말합니다.     


임차인이 일부러 파손한 게 아니라 사용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경미한 손상들을 뜻하는데요. 구체적인 사례들에 대해서는 뒷부분에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법원이 ‘통상의 손모’에 대해선 임차인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사람이 건물을 사용하는 이상 건물의 가치는 일정 부분 훼손될 수밖에 없고 이 같은 손상은 임대차 계약의 본질상 당연히 예정돼 있다.    

       

② 임대인이 세입자로부터 받는 임대료와 관리비에는 통상적인 사용에 의한 마모‧손상에 대한 감가상각비와 수선비까지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게 맞다.   

       

③ 그렇기 때문에 ‘세입자가 건물의 가치를 훼손한 정도가 자연적인 마모나 통상적인 사용에 의한 마모‧훼손의 정도를 초과한다’는 사실을 임대인이 증명하지 않는 한 세입자에게는 통상의 손모에 대해 원상회복할 의무가 없다.            

 

방금 보셨다시피 법원에서는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받는 임대료와 관리비에 통상의 손모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이 이미 포함돼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원에서는 어느 정도까지는 통상의 손모로 인정하고 있을까요? 판례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경우는 통상적인 사용에 의한 손상과 마모로 인정된다는 게 부동산 전문 변호사 등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① 가구나 가전제품을 이동시키거나 사용하던 중에 바닥에 파임이 발생한 경우   

       

② 형광등 등의 필수적인 조명시설을 설치하면서 천정에 구멍에 뚫린 경우     

     

③ 벽에 필수 사용시설을 설치했다가 떼어내면서 벽지가 약간 벗겨진 경우      

    

④ 임대차 기간 중 벽면과 천장 등에 약간의 흠집이 생긴 경우     

     

⑤ 이미 도색이 벗겨진 시설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도색이 추가로 벗겨진 경우  

        

⑥ 벽에 이미 못 구멍 등이 있을 때 위치를 맞추기 위한 목적으로 추가적으로 못 구멍을 뚫은 경우   

       


지금껏 판례를 통해 정립된 ‘통상의 손모’로 인정되는 손상의 범위인데요. 보시면 아실 수 있는 것처럼 주택이나 상가를 사용하다 보면 누가 사용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손상들의 범주에 속한다는 사실을 아실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통상적인 손상과는 달리 임차인의 부주의나 고의로 인해 시설물이 파손‧훼손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임차인이 원상회복 책임을 져야만 합니다. 전문가들이 꼽는 몇 가지 예시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해당 건물의 천정이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의 조명을 천정에 추가로 설치했다가 천정 타일이 파손되거나 천정이 내려앉은 경우     

     

② 못 구멍이 전혀 없었던 벽에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못을 여러 개 박은 경우  

        

③ 주방 싱크대 등에 포함된 분쇄기를 사용하다 수선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장 낸 경우 

         

④ 대리석 바닥 타일을 깨뜨리는 바람에 상당한 비용을 들여 대리석을 철거한 후 다시 시공해야 하는 경우          

이런 케이스들의 경우 임차인에게 원상회복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인데요.           



다만 실제 임대차 현장에서 원상회복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해당 건물의 건축 연한, 시설물 상태, 임대차 계약서 상의 관련 특약 유무, 시설물의 파손 정도, 수리비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민법에서 규정한 세입자의 원상회복 의무, 그리고 세입자에게 원상회복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례와 그렇지 못한 사례 등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오늘 살펴본 내용이 자리톡 임대인 회원님들의 현명한 임대관리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번 글은 여기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대인의 임대주택 수리 의무는 어디까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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