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해방촌 2026

by 자운

경리단길 쪽에서 큰길로 빠져나왔습니다. 녹사평역에서 해방촌으로 직진했다면 더 빨리 도착했겠죠. 그렇지만 그동안 밥도 먹고 골목 구경도 좀 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골목을 빠져나오면 남산타워가 크게 보입니다. 큰길을 따라서 수십 수백 대의 차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요. 이 시간대에 어디를 그렇게 급하게 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각자 가야 할 길이 있으니 그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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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건너편 방음벽 뒤편으로 가면 해방촌이 있습니다. 이제야 드디어 발을 들이는 겁니다. 바로 앞에 육교가 보이네요. 바람이 많이 불긴 하지만, 육교에 올라 바라보는 남산의 모습은 조금 더 멋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녹사평대로는 반포동에서 남산을 지나 회현동으로 향하는 도로입니다. 그만큼 이곳을 지나는 통행량이 많을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서울에서는 흔하게 보기는 힘든 육교가 놓여 있는 모습입니다. 계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분명 있을 테니 엘리베이터도 양편에 모두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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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올라가고 있는데 친구는 남산타워를 찍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를 찍어 봤습니다. 애초에 인물 사진을 그리 많이 찍는 편은 아닌지라 그냥 사진 찍는 모습을 찍은 느낌입니다. 언제 한번 인물도 공부해 보고 싶네요.


여기 육교는 생각보다 계단이 많았습니다. 육교 위에 올라 이렇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육교는 처음이었다고요. 차도는 약간 내리막 경사가 있었는데 그래서 더 그런 느낌을 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겨울의 칼바람이 불어오는 육교 위에서 주변을 카메라로 담아 보았습니다. 저 멀리 산 위에 남산타워가 우뚝 솟아 있고 큰길을 따라 수많은 차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언젠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듯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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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때에는 계단으로 갔지만 너무 바람이 매서워서 내려올 때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습니다. 공공시설에 있는 엘리베이터가 항상 그렇듯 닫힘 버튼이 작동하지 않고 정말 느리게 다니더군요. 그래도 잠시 바람을 피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방음벽이 있는 곳은 차도가 원래 땅보다 높은 곳에 지어진 곳인가 봅니다. 인도는 내리막으로 해서 동네로 연결되고요. 여기서부터는 해방촌인 겁니다.


내리막을 걸어가다 보면 처음으로 해방촌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마을버스 차고지가 보입니다. 카운티 여러 대가 나란히 주차되어 있습니다. 해방촌 언덕을 걸어 올라 보니 카운티가 겨우 다닐 만하겠더라고요. 이 동네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는 고마운 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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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카페나 바가 많습니다. 해방촌 고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장소들입니다. 물론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런 느낌이 아닌 곳도 많다고는 합니다만.


아직 해방촌의 중심가에 닿지도 않았는데 공기가 바뀌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앞으로 가볼 길이 정말 기대가 됐습니다.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만약에 찍을 만한 게 없으면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