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네로 네로 이랬다 저랬다 검은 고양이~~"
아주 맑고 시원한 아이의 음성이 경쾌한 리듬을 타고 전축판에서 흘러나올 때 가슴이 꽝꽝 뛰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이 많아 검은 고양이도 자주 보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검은 고양이가 흔하지 않았다.
검은 고양이 네로 음악을 들으며 아주 귀엽고 예쁜 고양이를 상상했다. 동화책도 있었다. 장화 신은 고양이. 그리고 좀 지나서 만화 톰과 제리에서의 못된 고양이.
당시 어른들은 고양이가 요물이라고 싫어했다. 대부분.
고양이와 생선사건이 있었다.
하루는 엄마가 생선을 말리려고 지붕 처마에 고기를 널어놨다. 열대여섯 마리가 바닷바람에 잘 말라주리라 기대하며. 생선을 널어 놓고 외출해서 집에 와보니 기가 막힐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집 지붕 아래 생선이 떨어져 있고 고양이 한 마리가 고기를 물고 있었던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지붕에서 고기가 자꾸 떨어졌다. 처마 위를 올려다보니 공범이 또 있었다. 검은 고양이가 고기를 물어 아래쪽 고양이에게 고기를 하나씩 던져주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는 급한 나머지 빗자루로 겁을 주어 고양이들을 내 쫒았다. 명절에 쓰려고 널어 둔 고기였다. 겨우 고기 몇 마리만 건졌다.
엄마는 생각할수록 고양이가 영악하게 여겨졌다.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낯익은 고양이었다. 옆집 할머니가 기르던 고양이였던 것이다.
할머니에게 고기를 잃었다고 말하려다 관두었다. 고기 몇 마리 갖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다음 날 저녁에 부엌문을 열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은 뱀 한 마리가 부엌 앞에 걸쳐져 있었던 것이다. 어디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엄마는 분명 어제 고양이가 복수한 거라고 생각하고 뱀을 놔둔 체 옆집 할머니를 찾아갔다.
고양이는 할머니 옆에 앉아 눈알을 또로록 굴리고 있었다.
"할머니 고양이가 우리 집 문 앞에 뱀을 갖다 놨네요."
사정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가 옆에 앉은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면 못쓴다이 그렇게 하지 마라... 이 아줌마 집에 뱀 갖다 놓음 안된다... 빨리 치아라"
할머니는 기다려 보라고 했다.
고양이가 어슬렁 거리며 나갔다.
집에 가서 보니 뱀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