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서 차들이 줄지어 들어온다.
가로수들은 이미 더 짙은 초록으로 변화하고 꽃들은 흐드러지게 피었다.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나이 드신 엄마의 병간호를 위해 날마다 병원문을 들락거리고 있다.
의사는 오늘도
"상반신 촬영 결과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내일 대장 내시경과 시티 촬영을 할 겁니다."
한다.
두 달 간 시티촬영이 벌써 3회. 4월부터 입원만 벌써 세 번째다.
왜 한꺼번에 찍지 않고 매번 찍어대는 건지 모르겠다.
큰 병원으로 가야 했었던 것은 아닐까. 자꾸 헷갈리고 복잡해진다.
잦은 입퇴원으로 기력이 더 빠진 엄마는 이제 시티촬영 전에 맞는
조영제용 두꺼운 바늘조차 무척 무서워한다.
작은 바늘도 잘 들어가지 않아 애를 먹는 판국에 자꾸 큰 바늘을 들이미니 간호사도 힘들고 본인은 더욱 힘들다.
수도 없이 자신의 몸에 무슨 큰 병이라도 있는 것처럼 자꾸 의심을 하고 두려워하면서도
혈관이 약한 자신의 팔뚝에 바늘에 찔리는 것이 이제 지긋지긋한가.
"어젯밤에는 몸에 싸늘한 기운이 돌면서 죽을 것 같았다. 침대에 몸에 착 달라붙지 않겠니. 겨우 일어나 간호사에게 가서 링거를 꽂아달라고 했다. 왜 이렇게 기력이 없는 건지"
엄마의 체중은 두 달 전만 해도 68킬로였는데 지금은 56킬로다.
벌써 기력이 다해가다니.
그녀가 내 나이 때 정말 우람한 나무처럼 굳건했는데
한없이 몸도 마음도 약해진 엄마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병간호가 지쳐서가 아니라
그렇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귀에 이어폰을 꽂고 낡은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훌훌 떠나고만 싶다.
그때
비가 아주 많이 내려서 창으로 떨어지는 빗줄기를 세며
창밖일랑 보이든지 말든지
그렇게 비 속으로 들어가고 싶구나.
그러면 세상에 나와 비와 기차의 소음만 있을 것이다.
습기 찬 창문에
'그래그래 다 괜찮아질 거야'
라고 쓰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