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헤는 밤

수많은 글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by 미셸 오
글을 쓰고

문단에 데뷔한 것이 1997년도.

내 안의 나를 돌아보는 것의 방법으로 글쓰기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글쓰기는 힘들었던 시간들을 치유하는 것이기도 하였고 반성하고 통찰하는 힘을 가져다 주기도 하였다. 나의 동굴 안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이 쌓여서 어느덧 한편의 글이 완성되어 있곤 하였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면 그 심적 위기를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마는 다행히 나는 글 읽는 것, 쓰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렇게 겪은 일들을 끄적거리면서 이렇게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면 글 쓰는 능력을 가진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런데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많이 쓰면 쓸수록 느는 것이 글쓰기다.

다만 더 깊이 들어갔을 때 전문적인 작가로 가느냐 마느냐의 차이일 뿐.

책을 통해 삶의 길을 발견하고 지혜를 얻고 하면서 일기를 쓰고

또 기록하고 하다 보니 어느 날 소설 몇 편이 쓰였다.

좀 이름 있는 문예지. 한 곳으로만 등단하고자 하였으나 주변의 권유로 자신있는 작품 두 편을 두 군데로 갈라 었다.

당시 문예지는 작품 응모 때 소설 3편을 넣는 것이 관례였다.

결국 원했던 유명한 H문예지에서는 결심에서 떨어졌고, C문예지는 등단이 되었다.

만일 원했던 H문예지에 두 편을 다 넣고 그 곳으로

등단하였더라면 나는 소설을 열심히 썼을지도 모른다.

그때 주변의 권고를 무시하고 내 신념대로 해야했는데..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다.

물론 판단이 서지 않을 땐 주변의 조언도 필요하지만 그때 내 안의 목소리는 아주 확고했던 것이다.


원하지 않았던 곳에서의 등단과 또 내 신념대로 행하지 않은 것 때문에

나는 그 이후로 소설은커녕 일기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 브런치를 통해 글을 올리면서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려고 하고 또 헤아릴 수 없는 글들이 피고 지고 하는 것을 보는 것이다.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많다니.

책도 꾸준히 읽기보다는 몰아서 읽고 또 그렇지 않을 때는 한껏 게으름을 피우는 난,

정말 어떻게 나만의 색깔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되면서

저 하늘에 있는 밤하늘의 별처럼 내 가슴에 가득한 상념들과 경험들을 기억하게 되었다.

'21세기는 경험을 파는 시대다'

라는 글을 접한 적이 있다.

그렇구나.

나의 부끄러웠던 경험들. 기쁘고 슬펐던 경험들. 즐거웠던 추억들이 누구나 겪는 것이지만 나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래 나의 이야기를 쓰자. 그렇게 출발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를 아는 어떤 작가는 나에게 브런치에 쓴 글을 내리라고 조언하였다.

이유는 독자를 의식하게 되면서 좋은 작품을 쓸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좋은 작품이란 이른바 문단의 비평가들이 인정하고 출판하는 그런 글이다.

그는 좋은 작품을 쓰겠다고 배고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배고픈 작가는 되고 싶지 않다.

왜 작가가 배고파야 하는가?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 없이 글이 써질까? 항상 그렇게 생각해 왔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쓰고 싶기 때문이다.

글로써 먹고살 수 있다면 정말 운이 좋은 거고 아니더라도 글은 계속 쓸 것이다. 글 쓰는 것이야말로 나의 가장 좋은 벗이기도 하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친구.

나는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나의 글을 읽어줄 어떤 사람들을 기대하였다.

다행히도 나의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하나 둘 생겼고 나 또한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느라 눈이 더욱 침침해지고 있다.

엄청난 인기를 입고 책을 펴낸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는 하지만 내가 글을 쓸 이 좋은 공간이 생긴 것. 이 자체가 정말 감사할 뿐이다.

별것 아닌 글도 아름답게 드러내 주는 브런치 앱이 생긴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진실된 글을 쓰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책을 펴낼 날이 올 것이다.

내가 걸어온 길들에서 이미 기억 속에 묻혀버린 많은 이야기들이 내 글 안에서 다시 살아나길 고대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더더욱 감사한 것은


주님안에서 내가 살아왔던 날들을 기록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성경의 살아 있는 말씀들과 믿음의 삶 속에서 겪은 시행착오들..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글로써 나누게 된 것이 가장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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