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점 받았어요~!

by 미셸 오


예전에 낙점(落點)이 된다는 것은 합격통지서요 좋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었는데

요즘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낙점되는 기분을 종종 느끼곤 한다.


작년 9월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언제부터인가 내 개인 브런치 三 위에 초록 점이 찍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심했는데 점차 습관이랄까 익숙해진다고나 할까

점이 보이는 날에는 기분이 괜히 좋다.

텅 빈 우체통에 누군가의 편지가 담긴 것처럼 설레기도 하고 나의 글에 댓글을 단 분들을 파도타기로 넘어가서 엿보기도 하고 또 좋은 글을 읽고 돌아온다.


무심코 들어온 개인 브런치 정문 위 왼쪽 가로줄 위에 점이 보인다! 일순 마음속 어딘가에서 빛이 반짝하며 설레는 강물이 흐른다.

다시 글을 쓴다. 책을 뒤적인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탐독하며 느슨해진 마음에 줄이 당겨지고 팽팽하게 힘줄이 돋는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

다음 메인 화면에 내 글이 떴을 때 무척 기분이 좋았다.

일주일 내내 내가 올린 글이 다음 첫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해주었던 것이고.


이 곳에서도 나는 글을 읽을 때 편식을 좀 한다.

내 취향에 맞고 읽기 편한 글들을 주로 찾아 읽는데 정말 글을 잘 쓰는 분들이 있고(물론 나의 취향에 따른 것이고 다분히 주관적인 평가에 의한 것임)- 독창적인 그림과 글을 내는 일러스트분들이 있고 또 만화를 실제적으로 잘 그리는 분들이 있고 따스한 댓글로 힘을 주며 사람의 정을 끄는 분들이 계신다.

그중에는 또 내가 글을 올릴 때마다 댓글을 쓰고 또 댓글을 달지 않을 때는 꼭 라이 킷을 해주고 가는 분들이 있는데 그 관심과 정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는 그분들의 그런 관심이 나를 응원하는 메시지로 보여서 무척 감동하고 또 그분들의 글이 올라오면 꼭 읽고 좋은 내용이고 또 간직하고 싶은 글은 라이 킷을 하는데 나 또한 그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오늘은 그중 세분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한 분은 처음부터 내 글을 애독해주신 제갈** 작가다. 작가 이름도 재치 있다. 난 처음에 이분이 고양이를 무척 좋아하시는 분인 줄 이름 보고 알았다. 그리고 제갈공명처럼 똑똑한 고양이라 여기시는 듯하다.

이분은 나뿐 아니라 다른 여러 작가분들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단 것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라고 확신한다.

두 번째는 반** 작가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자기만의 독특한 그림체로 글을 같이 싣는데 이분의 그림과 글에 공감을 많이 한다.

세 번째는 김*글 *글 작가인데 문체가 마음에 든다.

젊은 분이 암에 걸린 것 같은데 병상일기 같은 것도 전혀 슬프지 않게 쓴다.

네 번째는 우리 교회 한 집사님이다.

이분이 라이 킷을 한 날은 내 글을 읽은 날이라고 보면 된다. 무조건 날 응원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


그 외에 다른 분들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

읽어주는 독자가 있어야 글이 살아나는 것이니까 말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요즘 눈이 좀 안 좋다.

장문의 글을 오래 못 읽고 책 한 권을 읽는데 시간이 걸린다. 또 책을 집중해서 읽고 오로지 글쓰기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나의 글쓰기는 일을 하고 난 후에 끄적거리는 것에 불과하니 좋은 글을 못 쓰는 듯하다.

젊어서 화장을 할 때는 안경을 사달라고 졸랐던 중학교 때 나의 철없음을 탓했고 요즘 눈이 침침해지자 스마트폰을 성급하게 산 것을 탓했다. 중학교 때 안과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고 눈 영양제를 먹었더라면. 초등학교 6학년 때 2.0이었던 시력이 1.3이 되었을 때, 안경을 안경점에서 성급하게 맞추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다.

분홍색 롤리팝 폴더 전화기는 수신음도 좋았고 음색도 청량했고 손안에 마침 잘 맞았는데 말이다. 다 낡아지도록 썼어야 했다.

그때 학부형이 갤럭시 노트 스마트 폰으로 펭귄들의 단체 춤 동영상만 보여주지 않았어도 되었는데.

어제는 책꽂이에 책을 점검하니 이미 쓸모없게 된 정보를 가득 담은 책들이 보인다.

책값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던 나도 이제는 도서관을 이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때는 표시를 해가며 읽었던 내용들이 이제 인터넷으로도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진부한 내용들로 바뀌고 새로운 정보가 하루하루 달라지며 생성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두꺼운 장편소설들과 철학서적들만이 그런대로 시간이 흘러도 가치 있게 보인다.


이 드넓은 인터넷의 바다에서 수많은 물고기들을 건져 올리는 많은 작가들을 보면서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반짝이는 물고기들이 내 손 안에서 미끄럼을 탈 때만큼 안타까울 때가 있을까.


석삼(三)에 한 방울 생수처럼 점(點) 하나가 찍힐 때

나는 오늘도 바다에 나가 그물을 내릴 준비를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