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여호와여

#십자가 그늘 아래

by 미셸 오
찬송가 415


십자가 그늘 아래 나 쉬기 원하네


저 햇볕 심히 뜨겁고 또 짐이 무거워


이 광야 같은 세상에서 늘 방황할 때에


주 십자가 그늘에 내 쉴 곳 찾았네





내가 현재 처하는 매 순간 힘들다고 하면 정말 힘들고 아니라고 하면 별것 아닌 것이다.

정말 쉬고 싶은데 쉴 만한 때에 쉬지를 못하겠더라.

바빠서 종일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시간에 쫓기다가 하루의 텅 빈 시간이 주어졌을 때 나는 잠만 잤다.

잠에 빠져들었다가도 생리적 욕구가 일면 일어나야 하고 또 식때가 오면 또 배가 고프고 그렇게 종일 자다 먹다하다보니 저녁 무렵에는 두통이 왔다.


이제 내게서 오랜 시간 배웠던 아이들이 하나 둘 떠나고 있다. 매년 접하는 일인데 이 때가 되면 마음이 유독 허허롭다.

하나둘 합격 발표가 나고 면접을 보러 가고 그렇게 하는 동안 나의 수업 시간은 공백이 생기고 한꺼번에 몰려드는 시간의 양에 갇혀서 머리가 멍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더욱 그러하다.

물론 다른 복잡한 일도 겹친 탓일 테지만.

정신이 복잡하다보니 육체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되었음에도 이렇게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이다.

내가 한없이 기도하던 대상.

나의 주님은 어디로 갔는지 대답이 없고 나의 기도는 공허하게 내 안에서만 울리는 듯하다.

매일 바쁠 때는 새벽에 일어나 모두 잠든 미명의 길을 깨웠으나 시간이 남아 넘치는 날에는 더더욱 늦게 잠을 잤다.

주일 학교에서 매주 하는 성경큐티에도 일주일이 넘게 댓글을 달지 못했다.

공감되지 않은 말씀. 내 안에 반항심이 자라나 있었다.

얼마나 말씀대로 살기가 힘이 드는가. 그런데 매일 그 말씀을 묵상하며 아멘아멘 하는 나의 모습이 어느날 솔직하지 못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 한 집사님의 큐티 댓글에 우리 부목사님이(이승준목사) 댓글로 저 찬송가를 사진에 찍어 올렸다. 호세아서와 로마서의 말씀들 앞에서 2주동안 끄떡도 하지 않던 나의 강퍅한 마음이 저 찬송가를 읽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져오기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하나님께 묻고 싶다.


십자가 그늘 아래 저 있습니다. 주님.

그런데 편하지가 않아요. 주님.

왜 그렇지요?

주님과 저 사이에 죄악이 가리웠다고 말씀하시지 마세요.

저의 죄악을 주님께서 이미 갚으셨지 않은가요?

광야 같은 세상에서 주님 앞에 오면 정말 쉴 것만 같았는데

왜 아니죠?







------------------------------------------------------------------------------------------------------

이 글을 적은 후 Jina쑝 작가님이 댓글로 위로를 주시네요.

그분이 힘들 때 위로받았다는 말씀을 제가 찾아보았습니다.


출애굽기 33장 17절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가 말하는 이 일도 내가 하리니

너는 내 목전에 은총을 입었고 내가 이름으로도 너를 앎이라.


하나님의 말씀앞에 또 한 번 고개를 숙이는 저를 봅니다.

저와 같이 힘드신가요?

이 말씀으로 위로 받기를 소망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