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프로젝트에 응모해 보려고
기존에 발행했던 글을 복사해서 새 매거진에 올렸다.
그것도 이틀 만에 15편을 복사해서 올린 것이다.
무식해서 용감하다고 했던가.
그렇게 올린 글은 모두 새글로 발행되었고.. 어쩐지 좀 찜찜해지기 시작했다.
기존의 글인데도 아는 작가분의 댓글이 다시 달리고 하니까 이건 좀 아니다 싶었던 거다.
뿐만 아니라 나의 어떤 독자분들은 짜증이 났던지 내게 등을 돌린 분이 하룻만에 여섯 명이 되고.
아.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브런치 편집부에 연락을 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하루 만에 이렇게 답신이 왔다.
"글을 복사 후 새롭게 글을 쓰시면 새 글 알림이 발송됩니다. (<--새 매거진에 글을 옮길 때 내가 한 방법)
글이 속한 매거진을 이동하는 방법을 잘 안내해 드렸다면 독자분들과 오해가 생기지 않으셨을 텐데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ㅡㅡ)
기존의 글을 선택하신 후 편집 화면에 진입하신 다음. '발행' 버튼을 누르시면 매거진을 변경하실 수 있습니다. 기존에 작성하신 글로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참여하시길 원하신다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매거진을 변경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작년에도 한 번 이런 일이 있어 오해를 받았지만 그냥 넘기고 말았던 것이 이번에 또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
내 글을 구독하는 분들은 참 짜증 났겠다 싶다.
그래도 등을 돌리지 않고 참아준 독자분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나의 첫인상은 좀 쌀쌀하게 보인다고 하는데 사실 알고 보면 나 같은 허당이 없다.
실수도 많이 하고 허둥대면 곧잘 어딘가에 잘 걸려 넘어지기도 하는 허점투성이 여자다.
이사 후에 정신없이 바빴던 중에 또 실수를 한 가지 하였었다.
가스레인지에 얹힌 찌개 냄비에 가스불을 켰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반찬을 하나 둘 꺼내어 식탁에 놓았다. 이때는 가스레인지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거실로 들어오는 햇살에 눈을 주며 다시 냉장고로 몸을 돌렸다.
그때였다.
소파에 누워있던 엄마가 구부정한 허리를 펴며 일어나 주방으로 걸어왔다.
"뭐하려고?"
나는 식탁에 반찬통을 놓으면 말했다. 그러자 엄마는 눈을 크게 뜨면서
"물~물 먹으려고.. 그런데 저거 무슨 연기냐?"
나는 순간 등 뒤의 가스레인지를 돌아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냄비 바닥에서부터 검은 연기가 솟구쳐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급하게 가스불을 껐다.
이 집의 가스밸브는 냄비가 타오르는 바로 그 옆에 설치되어 있어서 조금만 늦었어도 큰 불로 이어질 뻔하였다.
냄비를 들어 올렸더니 냄비 바닥에 나무 받침이 달라붙어 있었다.
두꺼운 나무로 만들어져 평소에 자주 사용하던 냄비 받침인데 아침에 찌개 냄비를 올려놓았을 때 달라붙은 것을 가스레인지에 그대로 가족 중 누군가가 올려놓은 것이다. 하필이면 냄비 바닥에 그 받침이 너무 딱 맞아서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늦게 일어난 내가 늦은 아침을 먹으려고 무심히 찌개 냄비에 가스불을 켠 것이고 아무리 두꺼운 나무판이라 해도 파랗게 활활 붙는 불에 견딜 나무가 어디 있으랴.
그 짧은 순간 엄마가 목이 마르지 않았다면.. 그리고 일어나서 주방으로 오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냄비가 식은 후에 보니 불이 잘 붙지 않을 만큼 두꺼웠던 받침은 가장자리에서부터 새카맣게 타 버렸다.
일층 집인 데다 오층 집까지 이어진 가스 호스가 밀집한 주방의 바깥 벽하며.. 생각할수록 끔찍하다.
어떤 일이든지
일상의 사소하고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크나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지 않은가.
이후부터는 냄비 받침은 나무로 된 것을 쓰지 않고 쇠로 된 것을 사용하리라 마음먹게 되었다. 물론 나무로 된 냄비 받침은 버리고 말았다.
내게 한 번씩 생기는 이런 일.
한순간의 실수. 그러나 이 실수를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것이 맞을까.
비자목으로 만드는 바둑판은 머리카락 같은 가는 금이 간 것을 특급품으로 쳐 준다는 김소운의 수필이 있다.
쪼개져 못쓰게 된 나무가 시간을 걸려 더 좋은 상품으로 변화하는 것을 인생에 비유한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 그것을 계기로 더 좋게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주일 간 두 번의 실수를 통해 다시 스스로를 되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