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살던 아파트 단지에도 고양이들이 많았는데
이 새로운 동네는 고양이가 훨씬 더 많고 여유롭다. 곳곳에 놓인 고양이 사료도 그렇고 느긋하게 다니는 고양이들을 보니 그들의 천국 같다.
누군가들이 먹이를 잘 챙겨준 덕분인지 산책할 때 먹을 걸 가지고 가서 줘도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사 온 후 첫 산책에 나선 날
고양이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을 하지 않고 나섰는데 우리가 걷던 길 옆
밭 언저리에서 멋진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휴대폰으로 급히 찍었으나 화면이 약하다. 아쉽게도.
검은 고양이가 밍크코트를 입은 것처럼. 흥분하는 인간과 달리 고양이는 아주 의젓하다. 본척만척 도도하고.
고양이가 너무 잘생긴거 아냐? 멋진 코코아색과 커피색의 조화~
몸을 획~ 돌리는가 싶더니
스트레칭 들어가시는 냥이님~
산책할 때마다 이 멋진 고양이와 만나기를 고대하지만 쉽사리 마주치기 힘들다.
다음은 가장 잘 마주치는 고양이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서 가족처럼 돌봄을 받는 고양이다. 아파트 지하에 집이 있는지 그곳에서 자주 올라온다. 아파트 현관에 앉아 늘 그 자리를 지키는데 아무도 고양이를 내쫓지 않고 사료를 챙겨준다.
간혹 배고플 때는 계속 따라오지만 배가 부를 때는 모른척한다.
우리를 올려다 보는 고양이...
이때는 마트에서 우유와 시리얼을 사 가지고 오는 길이었다.
딸이 "이건 안돼."
라고 하자 고양이는 우리 곁을 떠났다.
하지만 다음 날 트럭 밑에서 사료를 먹고 있기에 반가워 불렀으나 고개를 한 번 올려보고는 계속 먹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우리에게 관심도 없었다. 온통 검은색에 코 끝만 물감을 흘린 듯 하얗다.
그러다가 또 느긋하게 아파트 복도까지 따라 들어서기도 한다.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처럼.
또 어느날은 길을 가다가
어느 집 모퉁이에서 우리를 보는 치즈 고양이를 마주치기도 한다.
무슨 말을 하려는 듯한데.... 고양이의 마음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눈빛을 느낀다.
이 고양이는 그 바라보는 모습에 기분이 괜스레 짠해지고.거의 마주칠 때마다 차 아래에 들어가 있던 녀석인데 오늘은 밖에 나와 있다.
무엇을 주시하는지 참 멋진 모양새를 하고 말이다.
정면을 보니 기분이 상한 건지. 화가 나 보인다.
그래도 저 가지런하게 모은 요염한 두 앞발이여~
또..걷다가
드물게 하얀 고양이를 만났다.
이 놈의 눈도 슬퍼 보인다.
꼬질한 것이 목욕을 시키면 아주 예쁠 것 같은데..
시멘트 바닥에 벌렁~
고양이들에게도 차갑지 않은 땅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