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마치고 나니 밤 11시가 넘어서야 학원 문을 나설 수 있었다.
마지막 수업을 끝낸 아이들 여럿과 원장 그리고 나는 학원 건물의 뒷 문으로 밖을 나왔다. 사람의 인적이 뜸한 처음 보는 도심지의 뒷 길이다.
"조심해서 가세요~"
하는 원장의 인사를 들으며 나는 찻길 가에 대어둔 나의 차에 시동을 걸었다.
오후 낮에는 학원 건물 앞에서 맞은편 길을 좌회전한 후 아파트 단지 옆 골목길에 차를 대었었다.
이 곳은 차를 댈 만한 주차 시설이 너무 없다. 그러나 차를 정차하고 보니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이었다.
길을 익히기 전까지는 바쁜 시간에 카카오 택시를 이용할 생각이었으나.
20분이나 기다렸던 카카오 택시는 잡히지도 않고.
출근 시간 오분을 남겨둔 체 나의 차를 끌고 나왔던 것이니.
첫 출근부터 지각을 할까 당황했던 터라. 할 수 없이 거기에 차를 세워두고 학원으로 갔다.
주차 단속지역에 주차를 하였다고 했더니 원장이 내 차를 어딘가에 다시 세워두고 왔는데. 거기가 바로 학원 건물 뒤 도로변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머릿속으로 나름 계산을 하였다. 건물 앞에서는 우리 집에서 내려와서 좌회전이니까
이제 돌아서 우회전 해서 직진하면 되겠구나.
그렇게 차를 돌리면서 갔는데, 늦은 밤인 데다 낯이 익지 않았다. 오분 여를 가다가 처음 보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는 당황이 되기 시작하였고. 결국 내가 길을 잘못 들어선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아예 처음부터 원장에게 길을 묻고 출발하였으면 되었을 것을. 학원이 집에서 5분 거리라 쉽게 생각한 것이 실수였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원장에게 전화를 건다.
원장은 내가 집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을 하였다. 길 건너편으로 돌아서 직진 후 우회전하면 된다고.
어둑한 밤.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길은 조명도 어둡고. 길은 더욱 어둡다.
마침 차들이 별로 없었다.
중앙선 옆으로 차를 대면서 서행 한 다음. 맞은편 도로로 돌았다.
그런데 갑자기 차 뒷바퀴가 철커덩 걸렸다.
이런. 중앙선을 표시해둔 낮은 가림막에 뒷바퀴가 걸린 것이다. 다행히 차는 이상 없는 듯하였다.
직진
어두운 길을 말없이. 나의 허술함과 실수를 자책하면서. 천천히 달리고 달리고.
오 분여를 가자 우리 집 근처의 학교가 나타난다.
그때 원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아파트 지하에 차를 세우고 무사히 도착하였다고 문자를 하니 원장이 답을 보내왔다.
"차에 내비게이션을 다셔야겠어요"
10년도 넘게 탄 이 차에 내비게이션을 달고 싶지는 않은데. 낯익은 곳에서 운전하는 것과 전혀 길을 모르는 곳에서 운전을 하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낼부터는 휴대폰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리라.
지난주에는.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마트에 갔다 오는데. 여러 브랜드의 아파트 단지가 계속 이어지는 2차선 도로의 중앙선이 자꾸 이리저리 바뀌어서 너무 헷갈렸던 일도.
4차선 도로에서는 차들이 속도를 내고. 그러다가 이어지는 2차선 도로는 속도를 줄이고. 중앙선이 교대로 바뀌는 것을 조심해야 하고.
처음 보는 길이라 긴장도 되고. 그동안 차를 거의 운전하지 않아 감도 떨어진 상태고. 이래저래. 실수의 연속이었다.
여태껏 부모님 집 근처에 살면서.
수시로 반찬을 챙겨주고. 피곤할 때면 차도 운전해 주던. 부모님이 옆에 안 계시니.
나 스스로 다 챙겨야 하는 불편함을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들을 이겨내어야만 내가 이 새로운 곳에서의 삶에 든든하게 뿌리는 박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