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두 번, 세 번.
첫 번째 집이 흔들렸을 때는 이게 뭐지? 두 번째는 또 왜 이러지?
세 번째는 온 가족이 방안에서 뛰쳐나왔고 나는 거실의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또 여러 번 집이 흔들렸다.
휴대폰에서 지지~하는 문자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진이었다..
지난번 경주 지진 때를 기억한 우리는 재빨리 옷부터 갈아입기 시작했다. 다들 집 안에서 편안하고 얇은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한차례 더 울리면 아파트를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더이상 집이 흔들리진 않는다.
다행이었다. 그러나 그때부터 다시 아파트 고층에 사는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역시나 지진이 났을 때는 고층 아파트가 위험한 것은 어쩔 수가 없으리라는 생각.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진 설계가 되었으니 단층 건물보다는 안전하지 않을까 하면서도 강진이라도 나게 된다면 안전한 공간이 어디 있을까 싶다.
지진의 여파로 하루 종일 마음이 불안정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는 건물 지하주차장을 오를 때 급커브 하는 곳에서 차의 옆구리를 심하게 긁혀먹었고. 침대에 누웠을 때 내 체중에 의한 흔들림을 여진으로 착각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지진 이야기를 하였다.
무엇인가 일에 몰두했던 사람들은 지진을 느끼지 못하였다는 말도 들린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그렇지 않다.
오늘 뉴스를 보니 포항은 그야말로 심각하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지진을 심각하게 느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경주 지진 이후로 시간이 지나면서 지진에 대한 공포를 어느덧 잊고 있었다. 왜냐하면 바쁜 일상은 늘 돌고 돌았고. 지진이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그 두려움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어젯밤에 학원에 수업을 들으러 왔던 한 여학생은
"샘. 지진인데 휴강하면 안 될까요?"
그랬다.
"아냐. 낼 지구가 망해도 오늘은 오늘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해."
라고 대답한 나도 사실은 좀 쉬고 싶었다.
학교에서도 이미 휴교 문자를 보내왔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살던 집을 놔두고 체육관 같은 공공장소에서 밤을 새우는 포항 주민들을 보면서.
갑작스럽게 닥치는 지진에 평소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