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괴롭게 하는 거짓말을 하고, 자기가 한 말을 제멋대로 뒤집고, 악의를 드러내는 사람. 당신의 신망을 떨어뜨리고, 당신을 비난하고 폄하하는 사람. 또 당신 앞에서는 악마처럼, 당신의 주변인들 앞에서는 천사처럼 행동하는 사람. 사회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겉모습 뒤에 미숙하고 비열하고 못된 모습을 감추고는. 당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좀 먹는 사람...."
작가는 2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주변 사람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악의적인 인간들을 심리 조정자라고 명명하고는. 그 악의적인 인간들이 단순하고 미성숙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면 불쌍해질 것이라고 서두를 시작 한다.
이 책을 언제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일주일 전에 이 책의 소개에서처럼,
나를 괴롭게 하고 거짓말을 하고 자기 한 말을 제멋대로 뒤집은 한 학부형이 있었다.
원장과 나를 사이에 두고 커튼 뒤에 숨어서 악의를 드러내던 그 사람의 얼굴을 나는 모른다. 그러나.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원장과 나 사이에는 가느다란 금이 나버리고 말았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그 한 사람의 악의적인 거짓말을 그냥 넘겨버릴 만큼 원장과 내가 같이 일한 시간은 너무 짧았고, 또 어쩐 일인지 그날은 아마도 추측 건데 원장에게도 개인적으로 짜증나는 일이 겹쳤을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후에 진실을 말하는 나보다 먼저 전화를 걸어서 화를 낸 학부형의 말에 이미 경도되어 있었던 것이다.
오후 수업을 다 마친 후
원장과 내가 마주한 책상엔 황당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를 이미 갈라놓고 없는 사실을 퍼뜨린 당사자는 거기에 없었다. 그 학부형은 원장과 내가 수화기 속에서 짜증을 폭발시키며 싸움 직전까지 가도록 만든 후, 나중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듯, 무심하게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내가 이 일을 우리 교회 다락방 순장에게 이야기해주었더니 그녀도 자신의 학원에서 일어났던 일을 말해주었다. 순장은 외국어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님이다.
하루는 초등학교 여아가 감기가 걸려서 왔길래 얼굴을 쓰다듬어 주고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 보냈더란다.
그런데 이 아이의 엄마가 전화를 걸어와서는
학원의 선생님이 아이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뺨을 때렸다면서 따지더라는 것이다.
이때 순장은 아이 엄마의 흥분한 목소리에 "네~네~" 대답만 해주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제야 이 여자는 슬그머니 수화기를 놓더라는 것이다.
자신의 딸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이 그 엄마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만일 지혜롭지 못한 원장이었다면 아무 죄 없는 강사에게 화를 내고 이유 없는 갈등을 불러일으킬 뻔하지 않았겠는가?
있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학원에 전화를 걸어서는.
자신의 아이가 분명히 딴짓을 하느라 학원에 결석한 것을 알면서도 그 화풀이를 만만한 학원 선생들에게 뒤집어 씌우거나 학원장에게 화를 내는 학부형들이 가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