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온다고 낮부터 방송으로 인터넷으로 태풍에 관한 뉴스가 쏟아질 때
여기 하늘은 흰구름만 있는 파란 하늘이었다.
그러다 오후가 되니 하늘에 점차 검은 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하자 새들이 산이 있는 쪽으로 바삐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저녁이 되니 바람이 거세어지고 창문의 방충망이 저절로 열려서 두 번이나 닫았다.
저녁 9시쯤 되니 이미 제주도 근방까지 도달한 태풍의 영향으로 나무가 뽑히고 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한다.
예전의 태풍 매미가 왔을 때가 생각나서 방충망이 열리지 않도록 노란 테이프로 붙였다.
다행히 예전에 살던 집에서처럼 새시문이 허술하지 않고 든든하긴 해도 태풍의 검은 눈을 사진으로 보니
조금 무섭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예전에
태풍이 와서 창문에 신문지를 붙이며 밤새 잠도 못 자고 말라버린 신문지에 대고 수없이 물을 뿌렸던 기억이 나서 잠이 쉬 오지 않았다.
오늘의 방송은 창에 신문지를 붙이거나 테이프를 붙이는 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는 베란다의 넓은 유리문이 사시나무 떨듯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바람에 신문지를 일일이 다 붙이고 물을 뿌렸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어느덧 바싹 말라버리는 신문지들. 쉴사이 없이 신문지에 물을 뿌려대는 시간은 길기만 하고.
다음날 아침에는 물뿌리개를 잡았던 손에 물집이 생겨 있었다. 무용지물인 신문지를 다 떼어낸 후 통유리에 엑스자로 테이프를 붙였다. 거실 앞 베란다. 뒷베란다. 현관 통유리. 큰방 화장실로 통하는 베란다 창까지 유독 베란다 창이 많았던 집이었던 탓에 신문지를 붙였던 시간들로 중노동이었지만.
테이프를 붙인 후 떼어내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유리에 테이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던 것이다.
유용하지도 않은 정보들이 인터넷에 범람하면서 너도나도 따라 했던 그때의 웃픈 현상이었다.
그때. 유리창에 신문지를 붙이라고. 테이프를 붙이라고 방송했던 그 미디어들이 이제는 도리어 그 방법이 효과가 없다고 정보를 흘린다. 이미 우리는 다 알고 있었다. 신문지나 테이프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몸으로 겪어 알았다.
태풍의 경로도 실시간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자정을 넘겼는데. 이중창을 한 덕분인지 바람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공기 한점 들어오지 못하는 이 공간에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만 나고 있다.
답답하다.
이번 태풍이 제발 약해져서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젠 잠을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