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세월. 고등학교 시절만큼 팝송을 많이 들었던 적이 있을까?
그때 오후 '2시의 데이트' 라디오 프르그램에서 흘러나오던 이국의 노래들은 한결같이 맥박을 뛰게 하고 정신을 집중시키고 가슴을 설레게 했다. 수많은 그룹들과 가수들 중에 특히 좋아하던 그룹들이 있었으니, 스콜피언스. 이글스. 아바. 그리고 퀸이다.
특히 이웃집에 살던 대학생 오빠가 갖고 있던 네 명의 남자 얼굴만 찍힌 앨범의 사진은 내 어린 시선을 빼앗아 갔다. 그들의 "갈릴레오~"라고 목청을 높여 부르던 노래는 혼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만 같았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면서.... 그것들은 지난 추억의 팝송이 되었고 팝그룹 들도 차츰 잊혔다. 가끔 퀸의 노래들을 만날 때도 있었지만 리드 보컬이 동성애자라는 정보들을 접한 후부터는 일부러 찾아 듣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몇 년 전, 유튜브에서 그의 공연을 보았을 때 터질듯한 사운드에 고함을 지르듯 열창하는 프레디 모습은 정말 멋졌다!
석 달 전,
퀸의 프레디 머큐리를 영화화한다는 소식에 이 영화만은 꼭 보리라 생각했고. 오늘 드디어 그것을 보고 왔다.
이 영화를 통해 가수로서의 퀸의 열정은 물론 예전에는 몰랐던 인간적인 퀸의 모습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동안 대중매체들이 편파적으로 들려주었던 정보들로 인해 퀸의 참모습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감독도 그런 부분을 많이 조명한 듯하다.
-'퀸'은 이미 만들어져 있었고 프레디는 타고날 때부터 천재였고 그들의 인기는 그저 들러리에 불과했다.-
이것이 그동안 내가 가졌던 편견이다. 하긴 한창 인기 있을 때 그들을 알았기 때문이었으리라.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들이 서서히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게 되는 과정들을 보면서 그들도 평범한 일상을 살던 한 사람들이었다는 점에서 친근감이 들었다. 더욱이 프레디가 비행기의 수하물을 날랐었고 파키스탄계 인도인이었다니! 이것만큼 나를 놀라게 한 것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전에 프레디 머큐리가 영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지나치게 튀어나온 뻐드렁니는 '퀸'하면 떠올리게 되는 상징이기도 하였는데 말이다. 극 중 그의 말처럼 "이가 튀어나와 성량이 더 풍부해져" 노래를 부를 때마다 가히 폭발적이지 않은가.
이 영화의 감상평을 단 세 줄에 줄인다면 이렇다.
'위대한 천재라도 음악의 완성은 끝없는 노력이며 혼자서는 이룩할 수 없다.'
'성공한 자의 옆에는 날파리가 끓으니 분별을 잘하고 잘 피할 것'
'인간에게 다시 힘을 불어넣는 것은 한 인간에 대한 끝없는 믿음과 사랑의 진심이다'
"주위에 날파리들이 들이 꼬일 때 자신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알게 된다"
그러나 그가 더러운 날파리들을 내쫓고 제자리에 돌아온 준 것은 다행이었다.
한동안의 방황을 끝낸 프레디는 다시 돌아와서 위대한 공연을 펼친다.
그 1985년 7월 공연은 아직도 회자될 만큼 유명한 퀸의 공연이라고 한다. 나는 이를 영화를 보기 전 유튜브를 통해 보았고 이 장면이 영화의 마지막에 휘날레로 장식된다.
수십만의 사람들이 열광하던 영화 속 마지막 공연이 이루졌던 시점이 실제 사실과는 달랐음을 알게되었지만 감독이 내용을 일부 편집한 의도를 이해하려 한다.
평범한 한 인간이었으면서 사랑하는 한 영혼이었고 자신의 창조성을 발휘한 음악을 만들어 관객과 함께 호흡한 위대한 음악인이었음을 깨닫게 해 준 영화.
프레디 머큐리의 외모와는 좀 달랐으나 실존인물에 빙의한 듯한 배우의 연기가 아니었더라면 감동이 덜 하였을 것이다. 배우를 잘 선택한 감독의 안목도 대단하고 실제 인물들처럼 흡사하게 닮았던 다륵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었던 영화다.
그러나 그래도 최고는 퀸. 그리고 리더인 프레디 머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