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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Jan 02. 2019

#여호와의 집

새벽달과 샛별이 빛나던 

시편 122편 1절
사람이 내게 말하기를 여호와의 집에 올라가자 할 때에 내가 기뻐하였도다


새해를 맞이하여 교회서 특별 새벽 기도가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오전 5시에 시계를 맞춰 놓았지만

눈을 뜨면 새벽 1시 38분. 또 눈을 뜨면 2시 30분 그렇게 잠을 설치다가 4시 30분에 일어났다.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 나가니 매서운 겨울바람이 얼굴을 할퀴고 지나간다. 목도리로 목과 입까지 친친 감고 있는데 우리 다락방 순장의 차가 헤드라이트 불빛을 밝히며 내 앞에 선다.

맞은편에 세워도 되는데 굳이 내 발 앞에 세워주는 배려심. 

순장도 잠을 설쳤다고 한다. 새벽 2시에 잠을 잤다니 거의 잠을 못 잤을 것이다. 새벽길을 가로질러 다른 아파트 단지로 접어드니 저 멀리 하얀 롱 코트에 역시나 머플러로 눈만 빼고 다 감은 다락방 순원이 보인다.

순장과 나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귀여워서 둘 다 소리 내어 웃었다.  젊은 엄마 예지(가명)씨가 새벽 기도를 하겠다고 나선 마음이 너무 기특하다.



새해를 시작하는 기도여서인지 사람들이 제법 많이 와 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줄어든다고 기사가 자주 뜨더니만 여기는 그런 세상의 소식들과는 전혀 반대다. 목사님은 오늘 새벽에 시편 기도를 적용해서 기도하는 법을 설교하셨다.

나는 예전부터 시편 기도를 나에게 적용해서 기도하는 것을 즐겨했고 그런 기도가 깊고 감동이 있었기에 목사님의 설교에 호응하는 마음이 컸다.

오늘은 2일이니 시편의 2편. 32편. 62편. 92편. 122편을 눈으로 읽으면서 마음에 닿는 말씀 한 절을 가지고 기도 제목으로 삼고 기도하는 것이다.

나는 122편의 1절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 다락방 순장이

  '내게 말하길 여호와의 집에 올라가자 할 때에 내가 기뻐하였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기도를 하자니 가슴이 답답하니 꽉 막힌 듯하였다.

99세의 늙은 철학자도 하나님을 경외하며 평생을 살았다는데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으로 너무 교만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이 힘들 때마다 하나님의 손을 부여잡을 생각보다 하나님을 멀리할 이유를 먼저 찾았다는 생각을 하며 눈만 감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기도 소리가 새어 나오고 강대상에서 목사님의 통성 기도소리가 울려 퍼진다.  가슴이 막혀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던 나는 목사님이 통성으로 하는 기도가 나의 기도 같아서 '아멘' '아멘' 하며 마음 속으로 화답만 하였다.

그렇게 하다 보니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을 모르는 나 자신이 미련스럽고 또 미웠다. 어찌하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확신할까. 어찌하면 하나님을 위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 있을까. 

눈물이 흘러내렸다. 광야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후에도 죄를 짓고 벌받고 회개하고 또 죄짓고 하는 것을 보면서 참 어리석다 여겼는데 내가 바로 그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이지 않은가.


더 기도하고 싶었지만 다락방 순원들과의 시간 약속으로 일어섰다.


교회 문을 나서서 하늘을 보니 새벽달이 떴다. 

  

하나님이 보내온 보석처럼 아름다운 달과 별이다. 

이 아름다운 사진을  예지씨가 찍어서 단톡 방에 올려주었다.



오... 이런 감동의 말씀까지 곁들여서 보내주다니, 맑은 시냇물 같은 영혼의 소유자다. 


 

이런 좋은 사진과 말씀을 보고 가만있을 리 없는 순장의 바로 응답 메시지.


 시편 136편 9절

"달과 별들로 밤을 주관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이런 은혜와 말씀 주고받기가 계속되니 기도에 참석하지 못한 순원의 안타까움이 이어진다.


이번 주 토요일까지 특새가 이어진다.

세상의 그 어떤 환난과 시련에도 버틸 힘을 주시는 하나님께 의지하기 위해 믿는 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리라 믿는다. 

때론 믿음이 연약할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믿음이 굳건한 자녀들을 붙여주셔서 좌로든 우로든 치우치지 않게 하시니 감사하다. 하나님께서 공동체에 머물기를 원하신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다. 혼자서 믿음을 지켜나가기에는 세상의 그럴듯한 지식과 사상들이 집중 공격을 가하기 때문에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기가 훨씬 쉬웠다. 하나님의 말씀을 멀리하고 세상의 지식들을 먹고 또 먹었지만 늘 허기지고 속이 텅 빈 것 같았는데 오늘 시편의 말씀 한 구절이 내 마음속에 생수의 강이 넘실대도록 해 주었다.


또한 성도들을 믿음의 굳건한 터에 세우려는 목사님의 갈급함이 느껴져서 어떻게 하면 나도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하는 것일까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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