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새벽의 미명, 그 시간에 인류의 죄로 인해 신음하시며 피땀을 흘리던 때가 아니던가.
어떤 사람은 새벽기도는 한국의 전통적인 미신에서 파생한 것이라 새벽기도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조용한 시간에 은혜의 보좌 앞에 나가는 시간으로 새벽시간은 좋은 것 같다.
설립된 지 2년밖에 안된 교회라 새벽에 반주자 없어 생목으로 찬송을 불렀었는데 몇 개월 전에 새로 젊은 아기 엄마가 교회에 왔고 주일 예배 때 은혜가 넘치도록 반주를 해 주었다.
그러나 아이를 가진 엄마가 새벽에 반주하러 나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이를 따로 돌봐주는 어른이 따로 없고서야 말이다.
그런데 특별 새벽기도 첫날 주일에 남편이 아이를 봐주어서 나오기 시작한 것이 오늘까지 6일을 채우고야 말았다.
월요일에도 늦게 출근하는 남편이 아이를 봐주었고 둘째 날에는 친정아버지가 아이를 봐주었다.
그러나 수요일부터는 아이 봐 줄 사람이 없어 혼자 잠에 깨어 울 아이 걱정에 반주도 해야하고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런데.
그 수요일,
아이가 새벽에 일어난 엄마를 보면 눈을 번쩍 뜨더니
" 엄마 어디가?"
"응. 엄마 교회가."
"그럼 나도 갈 거야."
아이는 졸리지도 않은 지 말똥말똥한 모습으로 그렇게 교회로 엄마를 따라왔다.
엄마가 피아노를 반주하는 동안 의자 뒷 좌석에 앉아 혼자 조용히 노는 아이를 보면서 기특하기도 하고 아이를 깨워 새벽에 반주를 걱정없이 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놀라움이 가득하였다.
그렇게 첫날은 무사히 반주를 하였지만 다음날에 아이가 안깨면 어떡하나 하는 것도 무색하게
다음날에도 아이는 엄마를 따라왔다.
새벽에 반 졸린 눈으로 반주를 마친 엄마 손을 잡고 예배당 문을 나선 아이는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눈 앞에 떡하니 진열된 잘 구워진 빵들이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는 놀라움으로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그 커피색으로 구워진 소보로 빵을 신나게 들고갔고 피곤해 자는 엄마 옆에서 빵을 혼자 맛있게 먹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오늘 금요일에 그 아이를 위해 빵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우리 구역 집사님과 함께 빵과 음료를 준비하였다.
아이는 피곤한지 오늘 새벽에는 의자에 누워 자고 있었다.
내일도 빵을 준다는 엄마의 말을 듣고 설레는 맘으로 왔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아이는 새벽에 빵 두 개를 가슴에 품고 집으로 갔고 엄마것 까지 빵 두 개를 다 먹었단다.
나는 성경 구절을 잘 외우지 못해 늘 난감한데.
이 아이 은찬이는 시편의 긴 구절도 금방 외우고 만다. 이름 그대로 은혜와 찬양이 넘친다.
또 한 명의 아이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근우인데.
늘 교회 앞 좌석에 앉아 목사님의 설교에 귀를 기울인다. 어른들도 한 번씩은 목사님의 설교가 지겨워져 엉덩이가 들썩일 때가 많은데 이 아이는 의자 뒷좌석에 가려 뒤통수의 까치머리만 보일 뿐이지만 목사님의 설교를 진지하게 듣는다. 가끔 목사님이 건우가 졸 때마다 "근우야~자세 바로 해야지~" 그러면 벌떡 자세를 잡고 앉는다.
우리 집사들은 이 아이의 그 뒷모습만 보아도 기쁘다.
말씀 안에서 자라나서 그런가 손아래 동생을 자상하게 돌보고 화를 내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작년에
외국에 사는 동생이 조카 둘을 데리고 왔는데 남동생이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지 내게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하나님 말씀 안에서 키우라는 말을 못 해준 것이 아쉽다.
서점에 진열된 수많은 아이 잘 키우는 법들 보다는 영의 양식인 하나님 말씀 안에서 키우는 것이 아이가 잘 자라는 최고의 비결임을 다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