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택시기사

by 미셸 오

이번에도 원이의 실제 경험담이다.


고등학교 1학년 가을이었다.

원이는 학원을 마친 후 학원 앞에서 택시를 타게 된다. 그때 시각은 밤 열시 삼십분이었다.

원이가 택시를 탔을 때 도시의 가로등 불빛만이 거리를 비추는 조용한 밤길에 지나다니는 차량도 별로 없었다. 원이가 자신이 사는 동네이름과 아파트 이름을 대자 기사는 차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문제는 그 차가 계속 직진해서 산복도로를 타야 하는데 갑자기 얼마쯤 가다가 왼쪽길로 차를 꺾어버렸다.

원이는 이 아저씨가 요금을 더 물리려고 돌아서 가는가 보다 했다 한다. 그런데 차는 왼쪽으로 꺾고 조금 가더니 사거리에서 또 왼편으로 차를 돌려버리더라는 것이다. 왼쪽 길은 신도시 외곽지역으로 빠지는 팔차선 도로로 원이네 집 방향과는 정 반대였다.

원이는 이쯤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다.


"아저씨 왜 이길로 가요?"


원이가 묻자, 기사는 검은 등을 보이며 아무 대답도 하지않았다. 다만

차의 도어가 "챡~"소리를 내며 동시에 잠기었다.

여기서 다른 아이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 그때 원이에게는 지금 그 흔한 휴대폰도 없었다.

원이는 원래 무서운 상황에서 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담담해지는 아이였다.

아이는 차가 이미 외곽지의 아파트 도로옆으로 접어들자 속으로 이건 납치를 당하는 것이라고 직감하였다.

원이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켜가며 가방을 열어 일부러 부시럭 부시럭 무엇을 찾는 척 하다가 엠피쓰리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천연덕스럽게 그 엠피쓰리를 귀에 갖다 대고는,


"여보세요? 아빠~! 나 지금 택시타고 가고 있어 다 와가."


그랬던 것이다.

차는 이미 외곽도로로 접어들려고 내리막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삼거리 오른편에는 마지막 희망 원이네 집으로 갈 수 있는 이차선 도로가 있었는데 이미 그 도로는 방금 지나쳤다. 이제 내리막길이 끝나면 시내를 벗어나고 그러면 절망이었다.

원이는 당황하지 않은 척 계속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 아빠 아파트 입구에 기다리고 있어. 내가 탄 택시는 검정색 소나타. 차 번호는 ****야"


그때였다. 순식간에 거짓말같은 일이 벌어졌다.

외곽을 벗어나려고 길을 달리던 택시는 갑자기 가던 방향을 360도 틀더니 원이네 집 방향으로 질주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원이는 위기의 순간을 넘기고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택시 납치사건이 자주 일어나서 밤길이 무서웠던 시기였기 때문에 원이의 살벌한 이야기는 한동안 아이들 사이에서 회자되었다. 그리고 여학생들이 한동안 택시타기를 꺼려하고 또 타더라도 여럿이 어울려 타는 등 무서운 택시기사 트라우마에 시달렸는데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류의 나쁜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택시기사들 까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아야 했던 슬픈 시대의 얼굴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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