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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오 Sep 23. 2022

#계절이 바뀌는 시간

오늘 아침에 잠에서 갓 깨어 온도를 보니 5도였다!

지난주만 해도 낮 온도가 31도였었고 계속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 태풍이

지나고 나니 기온이 쑥 내려가고 말았다.

9월의 무더위를 견디며 차라리 추운 겨울이 낫다고 몇 번이나 말했었는데

계절이 바뀌는 줄 몸이 먼저 반응해서 우리 가족은 다 알레르기로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먹은 지

벌써 일주일이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지지 않아도 계절이 바뀔 때면  몸은 어떻게 알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걸까.

늘 궁금하다.

고등학교 3학년들 자소서 쓰기를 마친 후 이틀간 몸살을 했다. 다른 애들은 미리부터 조금씩 써둔 것이 있어서 첨삭만 하면 되었는데 원서 접수 이틀 째 한 여학생이 자소서를 다 썼다고 들고 왔는데

도저히 대학교에 제출한 만한 글이 아니었다.

생기부에서 발췌한 내용을 그런대로 글로 엮어내긴 했는데 자신의 활동들이 열거식으로 나열된 데다가

인과도 없고.. 남은 시간도 없는데 이걸 어떡하나 싶어서 실로 나는 충격이었다.

그러나 인생의 가장 중요한 대학을 선정하고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3년간의 학습과 활동들이 공중에  붕 떠 있는 글을 어찌 외면하랴.  나는 이 불완전한 글의 첨삭 지도를 해주어야 했고 그 여학생도 힘들었겠지만

나도 에너지가 쑥쑥 빠졌다.

그렇게 글을 마무리하고 원서 접수를 마치고 나니 계속 피곤하고 그랬는데 또  다른 학생은 원서 접수 후 피곤해서 하루 수업을 결강해야겠다고 연락을 해 왔다.

계절의 전환기. 고3 학생들은 인생의 전환기에 와 있다. 그래서 몸이 견디느라 힘든가 보다.

고등학교 3학년의 논술이나 자소서를 가르칠 때면 늘 몸도 마음도 고된 것이 그것이 합격의 길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몸이 빨리 축이 났나 싶기도 하고.

이제 수능시험만 잘 치면 될 것이다. 내신성적, 모의고사, 생기부, 자소서까지 너무 무거운 짐이었는데

이제 수능만 남았다.

  그런데 아프다고 수업을 결강했던 학생은 병원에서 코로나 진단을 받았고 링거를 투여했으나 다음 날

결국은 병원에 입원을 하였다고 한다.  

원서접수 기간이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은 들지만 아이도 그동안  무척 힘을 쏟았었나 보다.

염려되어 문자를 보내어 보니 4일 째인 아직도 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수능이 한 달여를 앞두고 병원에 누워서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

다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올 겨울에는 기쁨을 맘껏 나누게 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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