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귀여운 얼룩이 냥이의 모습

by 미셸 오
언제부턴가 옆에 두고 싶은 동물이 고양이로 변했다.

개를 기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싫어할 수도 있겠으나 개는 사람을 지나치게 반기기 때문에 좀 부담스럽다.

그러나 고양이는 대체로 사람의 애를 태우는 맛이 있는 녀석이다.

고양이에 대한 편견으로 점철된 나의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인터넷 자료들과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이 올리는 실시간 사진등으로 말미암아 많이 상쇄되었다.

그래서 언제 부턴가 우리 아파트 주변에서 지나치는 길고양이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게 될 정도가 되었다.

올 봄에 아파트 산책길을 걷는데 하얀 털을 가진 고양이가 그 야무진 몸매를 하고 두다리를 앞으로 모은체 두 눈을 감고 햇볕을 쬐고 있는 모양이 어찌나 요염하던지.

내가 고녀석에게 "냐옹냐옹" 하지만 않았다면 계속 그대로 있었을 텐데 나의 고양이 언어가 잘못되었던지 그 놈은 슬며시 자리를 떠나버렸다. 쓸데없이 나른한 일광욕을 즐기는 놈의 시간을 빼앗았음이다. 미안했다.

또 한번은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나무사이에 앉아 있다가 어슬렁거리고 다가왔다. 그리고 잠시 자신의 머리를 만지도록 허락해 주었다. 그리고 다음에 만났을 때는 아예 돌아보지도 않고.

오늘 내가 말하려고 하는 놈은 만난지 얼마 안된 고양이 이야기다.

하루는 아파트 뒷길로 걸어가는데 검정.갈색. 흰색이 골고루 섞인 어린 고양이가 앉아 있다가

내가 "냐옹~"하자마자 앞으로 걸어오는 것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행동이었다.

그 놈은 내가 화단의 돌위에 앉아 있노라니 다리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자신의 얼굴을 종아리에 비벼대는 것이다. 이런 녀석을 보았나. 이래서 다들 고양이에게 빠지는 것이로구나.

처음 느끼는 야릇한 기분, 어떤 단단한 근육질, 따스한 피로 뭉쳐진 한 덩어리의 물체가 내 몸에 닿았다가 사라지는 느낌. 가슴이 싸안하게 펴지는 느낌.

그놈은 작은 목소리로 "냐옹냐옹" 하며 나의 냐옹 소리에 화답을 하는 것도 신기했다.

반한다는 것은 그런 것일게다. 그냥 좋은 것.

잠시 후

길 맞은 편에 이 얼룩 냥이 비슷한 크기의 흰색. 검은색 고양이 서너마리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 놈들은 가까이 오지 않고 잠시 후 나무덤불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이 얼룩 고양이는 계속 우리 곁에 서성였다.

아파트가 아니고 마당있는 집이라면 덥썩 물어가고 싶을만큼 귀여운 고양이.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고 유난히 깔끔을 떠는 나이기에 그 고양이들을 계속 책임질 용기가 나지 않아 그녀석 곁을 떠났다.

그날 그렇게 아쉬운 작별을 하고 온 후 우리는 여러번 그 얼룩 고양이와 마주쳤다.

세번째 만났을 때는 지가 먼저 다가와서 나의 무릎위에 자신의 발을 올렸는데 허벅지가 따가워 견딜수 없을 정도였다. 그 녀석은 반갑다고 무릎위에 자신의 발을 올린 건데 발톱이 예리해서 두꺼운 겨울 바지를 뚫고 들어왔던 것이다.

고양이 발이 닿았던 자리가 하루 종일 따가웠다.

그리고 자꾸 만날 수록 정이 들어서 매일 그 산책길을 오갈 때 냐옹 냐옹 불러 냥이 얼굴을 보고 가야 마음이 놓였다. 어쩔 때는 아파트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귀여움을 받고 있기도 하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얼룩이를 발견하고 좋아서 다가갔는데 초등학생 아이들이 사다준 육포를 뜯으며 우리를 모르는 듯 아이들 곁에만 가 있었다. 그러다가 낯선 어른들이 다가오면 겁을 잔뜩 먹고 도망치듯 길 옆으로 몸을 비켰다. 그때는 어린 냥이가 어떤 것에의 두려움에 젖어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애잔하였다.

나무와 잔디가 많은 우리 아파트에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고양이들이 숨어사는 듯 하다.

차들이 많이 정차된 그 아래로 쏜살같이 숨어버리는 새끼 고양이들을 볼 때 그 어린 것들이 차에 치일까 심히 걱정되기도 한다.

책임지고 키우지도 못할 것은 분양하지 말 것이며 분양 받았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일본에서처럼 정부차원에서 길고양이들이 더이상 번식하지 않도록 거세시술을 하고 제자리로 보내면 좋을텐데. 이건 뭣도 모르고 하는 소리는 아닐테고.

나날이 늘어가는 길고양이들과 마주칠 때마다 그 어린 짐승들이 살아가야할 굶주린 땅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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