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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비아트 Apr 13. 2017

분노

믿음은 어렵다




이상일 감독의 분노를 보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과거의 나에게 분노가 차올랐다.

왜이렇게 쉽게 믿었을까.

왜이렇게 쉽게 불신했을까.





믿음이라는 단어는 쉽다 라는 단어와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는 본인의 마음이 편하기 위해 쉽게 믿지는 않을까?

나는 과거에 사람들에게 정을 퍼주는 믿음에 가득 찬 사람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지 수십번. 강철 발등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고, 세상은 불신에 가득차있었다.

그렇다고 아예 불신을 한다는 것은 위험할지도 모른다. 불신이라는 믿음이 발목을 아예 썰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영화 마지막에 해결되지 않은 '분노'는 우리 사회가 나서서 싸워야 하는 큰 문제이다.

피해자이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강간 사실을 알려선 안된다고 하는 이야기. 본인은  나약하고 힘이 없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외치고 분노를 내새워봤자 본인만 손해라는 이야기.

성 매매업소에서 일했던 딸에겐 행복할 권리가 없고, 그녀를 사랑할 남자가 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는 아버지의 이야기.

남자는 몸을 막 굴려도 이해가 되지만 여자는 아니라는 이야기. 정말 답답하고 화나지만 나또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또다시 나에게 분노.




하지만 나또한 힘이 없기 때문에 그들을 지켜볼 수 밖에 없고, 평등을 외치는 내가 겉껍질만 그렇고 속은 물렁해터진 것 같아서 분노에 차오른다.





언제쯤 이런 분노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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