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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Aug 12. 2019

디지털 노마드 D-6

실리콘밸리의 디지털노마드 - 이래도 정말 되는걸까?

2016년 8월 20일, 뉴욕 맨하탄


D-6. 뉴욕을 떠나기 6일전. 집 정리를 하나도 안 해서 마지막 주말에 짐도 싸고 집 정리도 해야하는데, 가장 걱정되는 것은 딱 하나 - 인터넷의 속도와 안정성.


노마딩 비스무리하게 돌아다니면서 내가 제일 신경쓰는 것은 딱 하나다. 내 일을 제대로 하는 것.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의 기반은 일이고,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팀원들과, 매니저와 소통하면서 해야하는지라, 그리고 나의 원격으로 인해 팀원들의 불편을 최소화 해야하는 것이 결국 내가 일을 지속하게 하는데 가장 큰 요소이기도 하고.


부디 내가 하는 재택근무가 이 시기에 운이 좋아 할 수 있게 된 것 뿐만이 아니라, 점차 모두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시류에 내가 조금 일찍 하게 된 것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그런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조금씩 어느 도시, 어느 곳을 가더라도 화상회의를 하기에 충분한 속도와 안정성을 가진 인터넷이 많이 많이 보급되지 않을까.  


체크 해 볼 수 있는 만큼은 해봤으나, 결국은 가서 해보는 수밖에 없어서 지르고 갑니다만 부디, 캄보디아여, 프놈펜이여. 짱짱한 인터넷이 터져서, 화상 회의가 부디 무난히 잘 될 수 있기를. 그리고 방음이 잘 되는 조용한 방이어서, 회의 할 때 내 주변이 시끄럽지 않기를.


노마드 생활 내내 함께해준 감사한 speedtest.net


결국 회사에 이야기하지 않고 갑니다 (...) 다다음주 월요일 아침 회의에 들어가면 어디냐고 물어볼 동료들한테, 어떻게 이야기해야 충격을 줄일 수 있을지 잘 고민해봐야겠네요. 허허헣. 사실 안 물어봐주면 제일 좋겠지만. 경계가 명확해지는 순간, 아마도 이건 끝이 날테니 이 불안하지만 오묘한 줄다리기가 어느 정도는 지속되어주길.


*


회사에 결국 이야기하지 않고 떠나기로. 그리고 이 떠나기 직전에 했던 고민들은 지금 생각해봐도 핵심적인 고민들이었다. 어떻게 일을 제대로 할 것인가, 어떻게 나와 함께 일하는 모두에게 함께 일하기 수월한 동료, 함께하면 편한 마음으로 서로 배우고 확실하게 일처리를 할 수 있는 동료가 될 것인가. 또한 빠른 인터넷 속도와 안정적인 화상회의 환경 구축을 통한 안정감 제공, 그리고 나의 원격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최대한 덜 불편해지도록 노력하는 것.


그리고 너무 당연하게도 이 모든 것은 나 자신을 위함과 동시에, 팀과 회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까지. 지속가능한 행복 (sustainable happiness) 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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