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디지털노마드 - 떠나자
2016년 8월 24일 뉴욕 맨하탄
샌프란시스코를 떠난지 벌써 6개월이 다 되어가고, 그 시간만큼 원격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원래의 목적지가 뉴욕 맨하탄이었고, 가는 길에(?) 한국에서도 일하고, 씨애틀에서도 일하고. 어딜가든 미국 서부 시간에 맞춰서 일을 하느라 주변 시간에 상관없이 몸은 항상 서부 시간대로 먹고 마시고 자는 생활을 했구요.
여름을 맨하탄에서 재밌게 보내고, 원래대로라면 맨하탄에 적응을 하려고 했는데 또 재밌는 기회가 생겨서 다시 한번 도시를 옮겨서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8월 말부터 9월 말 한달동안 머물려고 하는 도시는 캄보디아의 프놈펜이라는 도시입니다. 뙇.
즉흥적인 결정인데, 프랑스 파리와 캄보디아 프놈펜을 놓고 고민했습니다. 파리에서는 세달 정도 머물면서 지내면 좋을 방을 보게 되어서였고 (가격, 기간, 장소 모두 맞는) 파리라면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 정도까지 일을 하는 스케쥴으로 늦잠자고, 점심 무렵부터 보통 사람처럼(!) 살 수 있다는 메리트와 함께 프랑스 현지에서 프랑스어 어학연수 코스를 파트 타임으로 들어볼까 했었어요. 믿을 만한 조건의 좋은 방을 알게 되어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은 경우.
캄보디아 프놈펜도 역시 가장 친한 친구가 장기 출장으로 프놈펜으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계획하게 됐어요. 대학 생활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쭉 함께한 친구인데, 학부 시절에 배낭 여행 한번 같이 못 가본게 두고두고 아쉬웠는데 이번에 가능하면 9월 한달 같이 도시에서 지내면서 주말에는 시간내서 꽃보다 아재 (...) 라고 찍으면서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갑니다.
물론, 친구가 이미 머물고 있기 때문에 현지에 대한 사전 체크를 친구가 다 해줄 수 있었어요. 비자, 숙소, 교통편, 물가, 환전 (미국 달러를 쓰면 된다고) 등 초반에 필요한 부분은 친구가 다 알고 있었고, 공항에도 픽업을 나와주고 혼자라면 일일히 삽질해야 할 일들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인터넷도 알아봐줬는데, 이 부분이 아직 개발도상국인 캄보디아에서 미지수라 많이 불안하기는해요.
도착 후 첫 사흘은 친구네 숙소에 같이 머물면서 인터넷 속도와 안정성을 테스트해보고, 화상회의와 일이 정 어렵겠다 싶으면 바로 비행기 표를 구해서 다른 나라나 도시로 가야 할 것 같아요. 아마도 우붓, 베트남 혹은 한국이 될 것 같은데, 추가 지출이 많이 생기는 경우의 수는 제발 생기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 전용선도 알아보고 있는 중이고. (설마 한국가는 비행기 표보다 비싸지는 않겠지)
이전에 Remote Year 에 붙어서 1년 동안 12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일을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사실 이런 생각을 실행에 못 옮기고 있다가 파리도, 프놈펜도 자유롭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Remote Year 였던 것 같아요. 진지하게 고민하다보니 1년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보다, 각 도시별로 새로 알아보는 리스크만 줄일 수 있다면 직접 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어서, 이것 저것 알아보게 되었고 프놈펜으로 가게 되었어요. Remote Year 는 일단 다시 RY 측에서 내년 1월에 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어드미션을 미뤄주었는데, 다시 고민을 해보기는 할 것 같아요.
행운을 빌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