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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Feb 08. 2020

노상강도를 당하다

하... 샌프란시스코...

으헝. 강도 비스무리하게 당해서 아이폰을 뺏겼네요. 집에 거의 다 와서 한블럭 반을 남기고, 잘 차려입은 제 나이 또래 쯤 되보이는 라틴 남자가 한 손에는 전화번호가 찍힌 좋은 핸드폰을 들고, 전화 한 통화만 빌려써도 되냐고 묻길래, 순간적으로 별로 위험해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빌려줬는데, 폰을 건네주자 마자 


'이제 이건 내꺼임ㅋㅋ' 


하면서 휙 가버리는데 벙쪄서 아무것도 못 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벙쪄서 아무 대응도 못 한게 다행이라고 생각되네요. 다친 곳도 없고, 가방 속에는 오늘 막 SSD 새로 장착한 맥북이 있었고, 지갑 속에 카드도 많았는데 딱 아이폰만 뺏긴 선에서 끝났으니. (따라가면 보통 일행이 있고, 더 큰 일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불과 2주 전에 회사가 사줘서 신난다고 했던 이 분을 ... 집 앞에서 노상강도에게 뺏기다니.


많이 놀랐는데, 그래도 집이 코앞이라서 들어와서 진정하고 있습니다. 하아, 좋은 것도 많지만 이런 위험이 가까운데 도사리고 있는게 여기 생활인 것 같아요. 회사에 걸어서 20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에 살고 있고,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 있는데 이런 일이라니.


밤 늦게 다니지 말라. 거리에서 좋은 폰 만지작거리지 말라. 평소에는 잘 생각하고 다녔는데, 오늘 좀 무신경하게 방심했다가 바로 이런 일이 생겼네요. 그래도 큰 피해입지 않고 좋은 교훈 얻었으니 앞으로 조심조심 잘 다녀야겠어요. 휴. 암튼 결론은 제 핸드폰이 분실 중이니 급한 연락은 예전 전화번호로 주세요...


샌프란이 가끔씩 이렇게 뒤통수를 강려크하게 때려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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