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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Jun 09. 2020

유니세프 말레이시아 행동변화 커뮤니케이션 담당관 김형준

5개국을 거친 국제기구 직원의 삶

줌터뷰의 이번 게스트는 국제기구인 UNICEF 에서 행동변화 커뮤니케이션 담당관 (Communication for Development Specialist, C4D) 로 근무 중인 김형준님이십니다. 형준님의 커리어는 한국대학 - UNHCR 태국 - 국내 대기업 - 아프간 - 미국 대학원 - UNICEF 네팔 - 가나 - 말레이시아 근무로 이어집니다. 벌써 7개국째 생활을 하고 계신 셈이네요. ^^;




    Communication for Development Specialist (행동변화 커뮤니케이션 전문관) 이란?  


사기업에서 마케팅이 Product를 파는 전략을 세운다면, 유니세프에서 Communication for Development, so called C4D는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행동 (behavior)을 어떻게 변화시킬것인가 전략을 세우고 수행하는 일을 합니다.   


    C4D 가 하는 일들   

: 전세계적으로 매일 2,200명의 아이들이 설사로 삶을 마감합니다. 그 아이들은 깨끗한 물과 비누로 손만 잘 씻었어도 반 정도는 살릴 수 있는 목숨이라고 합니다. C4D는 어떻게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먹고 손을 씻게 할 것인가. 이런 일들을 연구하고 전략을 세우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그렇습니다. 손씻기는 많은 행동 (behavior) 중 하나일 뿐. 백신 접종, 여아들의 생리위생, 아이들의 탄산음료섭취 등 다양항 행동을 찾아서 파헤치고 어떻게 바꿀것인가 고민하는 게 제 일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C4D 를 하는가?  

: 사람들의 삶과 행동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Good observer 혹은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많은거 같아요. 대부분은 사회/인류학이든지, 마케팅, 광고 쪽을 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누군가를 설득해서 행동을 바꾸려면 어느정도 센스도 있고 전략도 세워야하니까요.   


    C4D가 기대하는 미래는?  

: 작은 행동 변화로 아이들의 삶을 살리는 삶. 내가 진행한 캠페인으로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산모들이 병원에 가서 아이를 출산하고, 아이들의 예방접종을 마치면. 내가 의사가 아니여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기대. 아이들이 건강하고 자신감있게 생존하고 성장하는게 제가 기대하는 미래입니다. 



국제기구 직원으로서의 삶  

    한국, 태국, 아프간, 미국, 네팔, 가나, 말레이시아 … 어떻게 살아가는지  

: 첫째는 made in nepal 둘째는 made in ghana. 그렇게 두명의 아이들과 아내와 지난 10년간 4개 대륙 (서남아시아, 미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4개나라를 돌아다녔습니다. 쉽지 않지만, 누구보다 경험 부자이긴합니다.   


    C4D 혹은 UNICEF 소속 직원들은 계속 주거를 옮기는가?  

: 유니세프 직원들은 평균 2-4년마다 사무소를 옮겨다닙니다. 그게 저희의 삶의 룰입니다. 숫가락 젓가락만 빼고 팔고 다시사고 새로운 국가를 옮겨다니는 일. 이제는 삶이 되었습니다.   


    비자/세금/주거  

: 유엔 직원은 유엔 여권이 있습니다. UNLP라는 하늘색/파란색 여권이지요. 유엔직원이라 각 국가 비자를 받는 것은 외교관처럼 용이하고 공항을 출입할때도 외교관 출입구로 갈 수 있지요. 유엔 직원은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면세라이프입니다. 허나 유엔 내의 세금같은 금액을 공제해가지요. 그래도 본국의 세금에 비하면 적지요. 주거비는 딱 나오는게 아니라 각국가마다 공식이 있어서 일정수준 넘어가면 그 넘어간 부분에 대한 지원이 나옵니다.   


    국내 대기업 생활과 비교를 한다면? :)  

: 유엔의 삶이 100배 좋은것 같습니다. 일단 국제기구가 워낙 서양 스타일이라서 업무 분장과 책임이 확실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벌리고 책임도 내가 져서 좋구요. 꼰대문화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좋구요. 윗 사람들이 더 열심히 오래 일해야 하는 문화구요. 출퇴근 눈치 안 봐도 되고, 휴가도 눈치 안보고 쓸 수 있어 좋지요. 사실 이건 많은 분들이 모르는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연봉 부분도 대기업이 그렇게 그립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국제기구 직원이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국제기구에서 일하게 되셨나요?  

: 진출경로는 다양한데 대부분의 한국분들은 정부가 지원해주는 JPO, KMCO, UNV라는 프로그램들로 많이 진출하세요. 유엔에 진입장벽이 워낙 높아서 이런 프로그램으로 발을 들이고 살아남아야하죠. 전 KMCO라는 코이카 다자협력전문가 프로그램 1기로 유니세프에 와서 2년만에 직원 오퍼를 받아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려면 소명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 각자 다르겠지만 저에겐 사명선언문이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닥터. 내가하는 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쌓아온 경험이 저를 이곳으로 이끈 소명감도 있구요.   


    처우나 삶의 질?  

: 처우는 좋습니다. 물론 해외에 대부분 개발도상국에 산다는 점이 때로는 외롭고 힘든점이 백만가지지만 나름 여유로운 삶들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인터뷰때 조금 더 얘기해보지요. 전기가 하루에 반 밖에 안 들어오고 신생아를 씻기려고 물을 트니 흙탕물이 나오고, 지진이 나서 5개월된 애기를 데리고 어떻게 차 뒤에서 피신을 했는지.   


    외국어 몇개씩하는 능력자들이 바글바글하다던데 (...)  

: 능력자들이 많지요. 이름만 들으면 아는 대학들에서 석사는 기본, 박사분들도 많구요. 외국어는 우리만 못하지 다른 국가들은 살면서 3개국어 배우는 친구들도 많구요. 허나 다 살아남는 방법들이 있지요.   


    유복한 집 자제분들이 많다던데 (...)  

: 그럴지도 모르지요. 아무래도 들어오려면 석사를 해야하고 석사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확률상 석사를 할만큼의 실력 혹은 여유가 있어야하겠지요. 허나 제가 일하는 유니세프는 대부분의 사무소가 현장에 있는만큼 뉴욕의 화려한 국제공무원을 생각하면 오산이지요. 의외로 요즘 젊은 한국분들은 딱히 유복한 집안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이런 분들)에서 오신 분들 없어요. 그런 분들은 다른 업계 (IB나 consulting)로 가시는 거 같아요. 

  

    미국에서 석사를 하게 된 이유  

: 전 학부 전공이 미국문화입니다. 미국역사 문화를 공부하면서 당연히 미국에 관심이 많았고, 제가 가고 싶던 학교들은 다 미국에 있더라구요. 무엇보다 영어 못하는 토박이인 저에겐 2년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영어도 캐치업하고 석사도 따려면요 :) 미국에 석사간건 제 인생 최고의 투자였지요.



본인이 그리는 미래

    앞으로 어디서/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 경험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나이에 다양한 대륙에서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과 일하다보니 이 길의 끝판까지 가보고 싶긴합니다. 제가 어디까지 소통하고 설득하고 그럴수 있을지. 그래서 어느기구가 되었든 이런 국제적인 환경에서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조직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임팩트를 내는 유니세프같은 조직에서요.   


    요즘은 무슨 고민하세요?  

 : 커리어의 속도냐 안정이냐. 일에 대한 욕심이 있다보니 빨리 빨리 국가를 옮기면 승진을 조금 더 빨리 할 수 있는데 이젠 가족도 있고 아이들에게 적어도 4년정도의 안정을 줘야할 것 같아서 마음은 옮겨다니고 싶은데 가족의 안정을 위해 지금 있는 곳에서 좀 진득하게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삽니다. 러닝 커브가 가파르고 지루한 것을 못참는 성격이라 한국가에 2-3년 있으면 엉덩이가 들썩거립니다. 아무래도 지난 10년 그렇게 살아와서 그런것 같기도 싶네요.   


    꿈이나 하고 싶은 것 혹은 이루고 싶은 것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나중에. 정부를 위해 일하고 싶어요. 우리 정부 대표로 어떤 협상 테이블에 앉더라도 세련되고 유창하게 당당하게 경쟁하는 그런 리더가 되고 싶어요. 세상을 더 넓게 위 아래 왼쪽 오른쪽 보는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마음도 따뜻하고 더 포용적인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구체적인 지위나 자리보다는 이 경험들을 나중에 임팩트 있는 조직에서 쓰고 싶습니다. 뭐 그냥 꿈만 꾸는 거지요.   


    홍보하고 싶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  

유엔에 있다고 유엔만이 정답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항상 사기업을 보면서 배우고 호기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페이스북에서는 구글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실제로 Behavior insight란 분야를 저희 업계도 열심히 파는데 실제 사기업에서 /정책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거든요. 분야는 달라도 choice architecture를 만드는 것. 사기업에서는 그 결과를 바로바로 볼 수 있으니 흥미로운 것도 있구요. 항상 열린 눈으로 다양한 섹터를 보고 있어요. 준용씨 독자층(?)이 아무래도 그런 분들이 많아서 이 얘기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다르지만 비슷한 부분도 많다는 걸요. 아 그리고 저도 브런치해요 구독해주세요. 글쓰는 거 좋아합니다. @iamjoonkim입니다. 


https://brunch.co.kr/@iamjoonkim




사전 설문지에 대한 답이 너무 좋아서 전문으로 옮겼고, 6월 14일 일요일 (보통 토요일이었는데, 일요일로 옮겼습니다!), 한국시간 오후 9시 / 현지시간 오후 8시부터 줌터뷰에서 라이브로 유니세프의 행동변화 커뮤니케이션 전문관, 김형준님과 이야기 나눌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라이브때 봐주시고, 많은 질문 부탁드립니다. 


http://www.zoomterview.com/


업데이트:: 형준님과의 줌터뷰 요약본이 올라왔습니다.


토익 700점도 못 넘던 토종 한국인이 유니세프에서 일하게 되기까지 - 유니세프 행동변화 커뮤니케이션 전문관 김형준

https://www.youtube.com/watch?v=s9U850EtmtU


유니세프 같은 국제기구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 유니세프 행동변화 커뮤니케이션 전문관 김형준

https://www.youtube.com/watch?v=uoMrgif1YOY


라이브로 물어보지 못한 내용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알려주시면 당일날 커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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