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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Aug 04. 2020

인문대 출신 개발자 전향후 해외취업까지, 마르코

한국의 인문대생에서 싱가폴의 개발자가 되기까지

이번 줌터뷰 게스트는 싱가폴 VMWare 에서 Solutions Engineer 로 일하고 있는 마르코님입니다. 마르코님은 한국대학에서 유럽사 전공으로 학부를 마치고 개발자로 커리어를 바꿔 서울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프로덕트 매니저 1.5년, 서울과 상하이에서 창업 (Imagineer) 2년, 그 후 싱가폴로 해외취업에 성공하여 백엔드/데이터 엔지니어로 2.5년 근무를 하신 뒤 현재는 싱가폴 소재 VMWare 에서 Solutions Engineer 로 근무중이십니다.



인문학도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인문대로 진학한 이유?

원래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인문대로 지원했어요. 그런데 1학년 때 철학과 수업을 듣는데 너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역사학으로 방향을 틀었고요. 역사학 수업이 매우 재미있어서, 본격적으로 구직을 시작하기 전까지 4년 간 매우 즐겁게 공부했어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대학교 때 창업 동아리를 했을 정도로 사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국처럼 기업 내 연공서열이 중요한 문화에서, 창업이 거의 유일하게 나이로 평가받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처럼 느껴졌거든요. 그 동아리 활동에서 처음 개발자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고요. 그러다 졸업을 하고 첫 회사로 무역상사에 인터네셔널 세일즈 포지션으로 입사를 했는데, 기업 문화가 너무 안맞았어요. 퇴사를 하고 한국에서 인문대생으로 취업을 하면 세일즈 밖에 길이 없는데, 어차피 세일즈를 하면 어떤 기업이나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되서, 기술을 배우기로 했어요. 다만 당시에 한국에서 개발자의 삶도 쉽지 않다고 들었기 때문에, 개발자가 되어서 3년 정도 경력 쌓은 후에는 해외 취업하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비전공자로 어떻게 공부하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었나?  

당시에는 비전공자가 개발자가 되는 것이 요즘처럼 흔하지 않던 때라, 부트캠프나 사립학원이 거의 없었어요. 당시만 해도 3D라고 개발 공부한다고 하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던 시절이었거든요. 정부에서 지원하는 IT 교육 기관 통해서 Java 웹개발 과정으로 개발자 전향하게 되었어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매력?  

저는 원래 비지니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데, 개발자로는 어떤 업계나 회사로든 옮겨다니기가 쉬운 거 같아요. 대체적으로 이 회사에서 쓰는 개발 스킬을 옆 회사에서도 쓰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유도가 참 매력적이죠. 그리고 개발자만큼 다른 나라로 옮겨서 일하기 쉬운 직업도 없고요.


마르코님은 본인의 이야기와 팁들을 책으로도 출간하셨습니다. "인문학도, 개발자 되다" 


Solutions Engineer 란?  


현재 Solutions Engineer 로 일하고 있다. VMWare 는 어떤 것을 하는 회사이고, Solutions Engineer 는 어떤 일을 하는가?

VMware는 데이터 센터 가상화 솔루션 전세계 1위 업체. 전세계 데이터 센터 가상화 솔루션의 80%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어요. 가상화란 서버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 메모리, 스토리지 등의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사용하는 솔루션이에요. 현재는 고객사에서 Private/Public 클라우드 어떤 걸 사용해도 문제가 없도록 Hybrid 클라우드 기술이 핵심 전략입니다.

      솔루션 엔지니어는 세일즈와 함께 일하면서 제품의 기술적인 부분을 설명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이해와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요구되는 직업입니다.    


Solutions Engineer 의 매력?  

개발자도 공부를 많이 해야하지만, 다양한 고객사의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하는 솔루션 엔지니어/아키텍트는 다양한 문제 상황들을 사전에 인지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해요. 따라서 정말 뛰어난 학습능력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그만큼 개발자 경력으로 쌓을 수 없는,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기술적으로 넓은 그림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비지니스 관점에서도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판매까지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요.


왜 Software Engineer 에서 Solutions Engineer 가 되었나  

      최종적인 커리어 목표는 언제나 그렇듯 사업을 하는 거에요. 6년 정도 개발을 해왔는데, 개발자로서 경력은 쌓아나갈수록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전문성은 생기고, 수요가 많은 직종이라 높은 연봉도 기대할 수 있는데, 사업가로서는 멀어져가는 느낌이 들었고요. 그래서 내가 만든 제품이 어떻게 팔리는지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서 직종을 바꾸게 되었어요.     

      그리고 현재 싱가폴에서 일을 하는데, 한국보다 글로벌 기업이 많이 있지만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서 양질의 개발자 자리가 부족하다고 느껴요.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건, 장기적인 커리어 개발에 제한이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아시아에서 일을 계속 할 생각이라면 솔루션 엔지니어가 훨씬 전망이 좋다고 생각했고요.    


Solutions Engineer 와 Software Engineer 가 각각 요구하는 스킬셋이 차이는?  

      공통점은 학습 능력이에요. 두 직업 모두 끊임없이 공부해야 되는 직업인 거 같아요.    

      대신 개발자는 한 분야에 깊게 파고드는 집요함이 필요하고요.    

      솔루션 엔지니어는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적인 역량과 동시에 고객을 만나서 해당 솔루션을 소개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필요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비지니스 마인드셋도 필요한 거 같아요.    


Solutions Engineer 의 커리어 패스는 어떻게 되는가?  

      Customer Engineer / Solutions Engineer / Solutions Architect 가 여러 회사에서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개발자 포지션과 마찬가지로 기술적으로 파고드는 IC와 사람을 관리하는 People Manager로 커리어 패스가 나뉘게 되고요. 한국에서는 개발자와 마찬가지로 SE가 높은 포지션으로 올라가는데 제약이 있어보이나, 외국에서는 굳이 매니저를 하지 않고도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어요. 실제로 지금 회사에도 오래 다니는 사람들은 SE들이 많습니다.    


Solutions Engineer 와 Software Engineer 의 대우나 처우의 차이?

IT 기업에서 연봉 수준이 높은 세일즈와 개발자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포지션인만큼 대우 높은 수준이에요. 클라우드 업체들에서는 SE/SA가 세일즈와 함께 비지니스의 꽃이라고 불리죠.



직무별 특징들, 그리고 국경 넘기  


서울에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프로덕트 매니저를 했었다. 각각 어떤 일을 했었나?  

사업가가 목표였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 위주로 근무했어요. 스타트업에서 각각 풀스택 개발자로 근무 혹은/그리고 프로덕트 매니저로 업무했고요. 이후 외주 사업을 할 때는 직접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고용해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하기도 하기도 했어요.


중국 상하이로 가서 창업을 하게 된 계기?   

당시에 한국에서 SI라고 불리는 외주 사업을 하고 있을 때라 업무 장소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아내가 다니던 회사 상해 오피스로 리로케이션 제안을 받게 되면서 함께 가기로 했고요. 반 년 정도 더 외주 사업을 하다가, 온라인 코딩 교육 사업을 시작했어요. 제가 비전공자 개발자 출신이다보니, 컴퓨터 전공하지 않으신 분들께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한 온라인 비지니스를 하였기 때문에 상해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고요.


싱가폴로의 해외 취업은 어떻게 했나?  

상해에 있을 시절 아내와 함께 싱가폴에 있던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그들의 삶이 너무 좋아보여서 이사하기로 결심했어요. 당시 교육 사업에서 매출이 잘 나오고 있어서, 아내는 퇴사를 하고 물가가 저렴한 발리에서 3개월 정도 생활 하면서 싱가폴 취업을 하기로 했고요. 아내는 바로 취업을 해서 싱가폴로 넘어오면서 일을 시작했고, 저는 싱가폴로 넘어와서 2개월 정도 되던 시점에 구직에 성공했어요.


창업가에서 다시 엔지니어로 돌아온 이유

싱가폴이라는 나라가 마음에 들어서 정착을 하기 위해서 개발자로 다시 돌아왔어요. 해고가 쉬운 싱가폴에서 부부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비자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고, 두 사람 모두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생활에 조금 지쳐있기도 했어요. 그리고 사업을 하면서도 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개발자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어요.


싱가폴에서도 백엔드 엔지니어와 데이터 엔지니어를 했었다. 각 직무별 특성?  

      백엔드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내부 비지니스 로직을 짜는 업무에요. 예를 들어서,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면 웹페이지나 모바일에서 사용자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이벤트를 백엔드로 넘겨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거나 등 필요한 로직을 처리하죠.    

      데이터 엔지니어는 이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사용자 데이터를 통해서 인사이트를 찾기 위해서 사용하는 엔지니어링의 한 분야에요. 방대한 raw 데이터를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거쳐서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는 형태의 데이터로 가공하죠. 이 때 데이터 분석 모델로 ML/AI 등을 사용하게 됩니다.


어떻게 이렇게 직무를 잘 옮겨다녔나 ^^;  

      애초에 개발자가 된 것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회사 밖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스킬을 쌓는데 초점을 맞췄어요. 남들보다 더 공부하고, 경험해보고 싶은 포지션이 있으면 당시 회사에서 미리 스킬셋을 쌓았고요.    

      예를 들어서, 지금 회사에서 리엑트를 해보고 싶으면 다니는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만들거나 혹은 개인 프로젝트로 포트폴리오를 준비했어요.    

      데이터 엔지니어로 변경하는 과정도, 전 회사에서 스칼라로 업무하면서 꾸준히 ML/AI 학습한 로그를 쌓아놓는 과정을 통해서 전환 가능했고요.     

아예 개발자에서 솔루션 엔지니어로 포지션을 옮길 때는 관련 경험을 새로 지원하는 포지션에서 필요한 스킬셋과 잘 연결하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서, 솔루션 엔지니어는 고객을 응대한 경험이 필요한데, 실제로 회사에서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으니 외주 사업했을 때 고객과 미팅한 경험을 잘 녹여서 관련 경험을 표현했어요. 교육 사업 경험을 통해서, 어려운 기술적인 개념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어필했고요. 



지금에 오기까지, 각 나라별 삶 비교  


다 계획이 있었나? :)  

전혀 계획 없었죠. (웃음) 상해에서 아내가 오퍼 받기 전까지는 칠레에서 1년 정도 살아보려고 준비하던 중이었어요.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어서, 크게 계획 없이 살고 있습니다.


서울 vs 상하이 vs 싱가폴       

      상하이, 미래 도시. 미래를 보고 싶다면 상하이에서 살아보는 것을 추천해요. 정말 기술적으로 발전된 도시고, 싱가폴도 기술적으로 훌륭하지만 여전히 몇 년 전 상하이의 삶에 못 미치는 것이 많아요. 다만 제가 머물 당시에는 공기/수질 오염이 너무 심해서 오래 있을 곳은 못 된다고 생각했어요.    

      싱가폴, 개인적으로 한국 사람으로서 가족과 함께 나와서 살며 일하기 최고의 외국 도시라고 생각해요. 일단 안전하고 깨끗하고요. 영어권 나라라서 영어만 한다면 커리어에 욕심을 부려볼 수 있고요. 3년 차 이상의 경우 한국 비교하여 기대 연봉 수준 높아서 매니저가 아니더라도 실수령으로 연봉 1억 정도 받는 사람은 많고, 디렉터 급의 경우 연봉 3~5억 받는 경우도 흔한 편이에요. 실력만 있다면 커리어 욕심 내보기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글로벌 기업도 많고, 출신 국가로 차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 사람도 노력하면 높이 올라갈 수 있어요.


일하는 분위기로서의 비교  

열심히 일하지 말고, 똑똑하게 일하라는 것이 일상화 된 편이에요. 글로벌 회사라면 야근은 아예 없고요. 현지 회사의 경우 한국과 같은 기업 문화를 가진 곳도 많다고 하지만, 글로벌 회사의 경우 좋은 시스템이 잘 정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제대로 된 성과를 못 만드는 걸 굉장히 안좋게 생각해요. 반대로 제대로 성과만 낼 수 있으면, 뭘 하든 크게 신경 쓰지 않고요. 


삶으로서의 비교  

물가가 비싼 편이라, 경험을 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가족 단위로 나온 것이라면, 일정 수준의 연봉을 받지 못하면 저축을 하기 힘들 수 있어서 그 부분은 미리 파악을 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현지에 있는 한국 분들은 2인 가정에 7천불(6백 만원), 3인 가정에 1만불(8.5백만원) 정도를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수준으로 가이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자는?  

EP, SP, WP로 연봉 수준에 따라서 구분이 되는데, 보통 EP나 SP로 받고 오는 것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에서 경력을 쌓고 오피스 잡으로 오는 경우라면 대체로 이 비자에 해당하고요. 학생들이 호텔이나 식당 등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에는 WP를 받고 온다고 합니다.



미래와 고민


앞으로 어디서/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일단은 싱가폴의 삶이 만족스러워서 한동안은 싱가폴에서 정착해서 계획이에요. 여전히 꿈은 사업가고요, 회사 생활을 내 사업을 하기 위한 연습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다니고 있어요.


 요즘은 무슨 고민하세요?   

11개월 아들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아빠와 남편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꿈이나 하고 싶은 것 혹은 이루고 싶은 것 (커리어의 골이 어떻게 되시나요? 무엇을 ultimately 이루시고 싶으세요?)   

      최종적으로는 사업가에요.    

      단기적으로 SE로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문가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요즘 한참 클라우드와 DevOps의 세계에 빠져서 살고 있어요.    


마르코님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신 분은, 마르코님의 브런치 https://brunch.co.kr/@imagineer





인문대 출신 개발자이자 해외취업러/전문이직러/작가/창업가, VMWare Singpore Solutions Engineer, Marco

https://www.youtube.com/watch?v=q4t-qo_Qv0c


인문대 출신 개발자로 해외취업까지 - 싱가폴 VMWare 의 Solutions Engineer, 마르코

https://www.youtube.com/watch?v=10xvfdWrr2Q


인문학도에서 싱가폴 해외취업에까지 성공한 개발자가 되고, 그 이후를 꿈꾸고 계획하기까지.  8월 8일 토요일 한국시간 저녁 7시 / 싱가폴 현지시간 오후 6시부터 줌터뷰에서 라이브로 VMWare Singapore 의 Solutions Engineer 마르코님과 생방송으로 이야기 나눌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라이브 봐주시고, 많은 질문 부탁드립니다! :)


http://www.zoomterview.com/


라이브로 물어보지 못한 내용들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알려주시면 당일날 커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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