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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쿡인노동자 Aug 28. 2021

한국에서 무직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

모든 대출이 안 되거나 상환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

풀타임 구직러 할 때의 유의사항. 한국에서 "무직자" 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고려 할 것.


온전히 구직에만 100% 의 에너지를 3개월간 쏟았다. 다음 4-5년 함께 할 회사를 고르는데 이정도는 해보고 가는 것은 맞다는 확신을 다시 한번 갖게 되었다. 덕분에 정말 넓게 만나 뵐 수 있었고, 한곳 한곳과 fit 을 맞춰보면서 fit 이 맞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내가 하나 간과한게 있었으니 한국에서 "무직자" 가 된다는 것의 의미였다. 다음에 이렇게 구직을 하려거나, 하게 되는 경우를 위해서 시행 착오의 기록을 공유합니다. 물론, 지금의 시대/시기에 따른 이슈도 있으니 각자 알아서 들으시길.


6월 말로 라인에서 퇴사했다. 그리고 라인은 한국에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회사이다. (대충 네이버...라고 취급 받는다) 미국에서 일 할 때는 대출 같은 것을 받을 일이 없었는데 한국에서는 신용에 따른 대출이 금융 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naive 한 생각으로 내 연봉의 절대치와 신용등급 및 점수에 따라서 대출 한도가 정해지리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당신의 연봉은 사실 큰 상관이 없다. 가장 중요한건 얼마나 큰 (신용등급 및 점수가 높은) 회사를, 얼마나 오래 근속했느냐이다.


6월 퇴사 예정으로 5월부터 8월까지 구직을 하던 나에게 돌아가고 있던 타임라인이 있었다. 9월에서 10월에 걸쳐서 개인신용대출 만기가 모두 돌아온 다는 것과, 10월 말에는 이사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개인신용대출은 매년 만기가 돌아와서 연장 여부를 결정해주고, 이사를 할 때에는 전세보증금대출을 이용해 볼 수 있다. 6월에 퇴사하여 9월에 입사 할 곳을 결정했는데, 여기서 내가 고려하지 못한 함정카드들이 모두 발동되었다.


1. 내 개인신용대출 3종 (마이너스 통장 포함) 이 모두 대출 연장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무직자 신분, 소득 없음, 다음 회사를 가더라도 대기업이 아님, 근속 1년 미만의 콜라보레이션은 내 신용점수나 등급과 상관 없이 "과락" 이다. 고로 현재의 나는 2개월 내에 내 모든 개인신용대출을 상환해야한다. (약간의 workaround 가 있기는 하다. 상환을 찔끔찔끔하면서 미루는 것.)


2. 전세보증금대출 이용 불가. 정부와 서울시 각각, 그리고 은행에서도 상품이 있는데 전부 자격 조건이 안된다. 


3. 향후 신규 대출 어려움. 회사를 새로 다니더라도 재직 1년 미만인 기간 동안은 대출이 제대로 안된다. (빠르면 3개월-6개월부터도 된다고는 하나, fully 사용하려면 최소 1년 재직)


*


금융권에서 알아서 이자와 원금 회수를 위한 통계 데이터를 통해 나온 결론이겠으나, 본인 연봉과는 굉장히 무관하다. 주거래 은행에 가서 해당 내용에 대해서 상담 받는 동안 내 신분증 조차 내지 않았고, 당연히 내 수입도 묻지 않았다. 3개월 동안 "무직자" 신분이었다는 것으로 게임 끝. 


이런 것 때문에 퇴사 일정을 조정하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만약 조율이 가능했다면 대출만기일, 전세보증금 대출 + 이사 이후로 했으면 삶에서 많은 것들이 수월해졌을 것 같다.


그래도 이런 모든 것들을 감내하고도 풀타임 구직러를 한 일은 여전히 100% 잘 했다고 생각. 혹여나 한국에서 풀타임 구직러를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시행착오 팁 공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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