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서 당신의 연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일까
오징어 게임의 전세계적인 흥행 이후로 오징어 게임에 나온 배우들의 인지도가 전세계적으로 높아졌다. 한국인들에게는 멋진 연기로 국민배우 반열에 있는 이정재 배우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처음 접한 외국에서는 찌질한 역할을 잘 하는 배우로 알려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강새벽 역의 정호연 배우는 그 기세가 더 매섭다. 글을 작성 중인 2021년 10월 31일 현재, 정호연 배우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2290만명으로 2120만명의 팔로어를 가진 트와이스 공식 계정을 넘어섰고, 2330만명의 팔로어를 가진 아이유를 바짝 뒤쫓고 있다.
물론 인스타그램의 팔로어 수가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 위에 언급된 연예인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 반열에 오른 분들이고, 정호연 배우 역시 모델 생활을 거쳐 스스로 열심히 쌓아온 것이 이번에 오징어 게임을 통해 알려졌을 뿐이다. 하지만 인지도의 측면에서 인스타그램의 팔로어 수는 어느 정도 지표가 되기 충분하다. 수지/태연/지드래곤/트와이스 같은 연예인들은 몇년 이상, 길게는 10년이 넘게 본인의 분야에서 국내 탑을 유지하며 한류 열풍 이전부터 전세계 여러나라에 진출하고 본인을 알려온 탑티어인데 정호연 배우가 그들을 인스타그램 팔로어 숫자에서 앞서게 되었다.
정호연 배우 역시 매우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위의 연예인들에 비해 국내의 인지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 오징어 게임 한번으로 단번에 인지도를 높였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답은 매우 간단하다.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인 흥행" 을 했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을 하나의 제품으로 본다면 "한국에서, 한국 감독이, 한국 배우들과 함께 만든" 제품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셈이다. 대부분의 촬영 및 제작을 한국에서, 한국어로 했으나 넷플릭스라는 거대 플랫폼과 자본의 치밀한 지원하에 전세계를 타겟으로 했고 제대로 성공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제작에 약 2140만 달러(약 253억원) 를 투자했고, 8억9110만 달러(약 1조원) 의 수익을 거뒀다고 한다.)
여기서 당신이 IT 업계 종사자라면 여기서 제품과 수익, 그리고 자신에게 도약이 될 발판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아쉽게도 시장의 크기가 제한적이다. 오징어 게임이 한국에서만 흥행을 했더라도 어느 정도 큰 수익을 낼 수 있었겠지만 1조원은 불가능하다. 아주 시장이 큰 특정 버티컬이 아니라면 큰 성공을 위해서는 한국 내수 시장을 타겟해서는 어렵다는 이야기이도 하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조차도 실제의 삶에 적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슨 얘기냐면 당장 영어나 거주 이전 등 다양한 환경적 조건으로 인해 한국에서 밖에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가능한 (나는 필수적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글로벌 프로덕트를 만드는 곳에서 일해야 한다. 각자 개인의 성공 혹은 일에 대한 동기 부여가 달라서 절대 가치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본인이 업을 통해 커리어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글로벌 마켓은 절대적인 장소다.
글로벌, 글로벌이라고 하지만 사실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영어권" 마켓이다. 한국만 벗어나도 글로벌이라고 할 수 있고, 바로 이웃에 세계 2위, 3위의 경제대국이 있어 그 나라들에서 성공을 해도 물론 대단하지만 제대로 된 큰 마켓은 영어권이다. 그럼 영어권을 타겟으로 하는 회사면 다 될까?
해당 문화권에 속하지 않으면서 해당 문화권에서 먹힐 수 있는 프로덕트는 많지 않다. 기술 자체 혹은 기술이 핵심인 프로덕트나 게임 등에서 그런 케이스들을 찾을 수 있다. 당신이 똑같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훌륭한 제품이 100번 쓰이느나 100만번 쓰이냐는 제품, 회사, 팀, 당신 모두에게 커리어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압도적인 차이를 가져다 준다.
내가 편한 환경에서 편한 언어로 소통하며 만든 프로덕트가 글로벌에서 쓰이고 매출을 일으키고, 해당 업계의 탑티어 플레이어들에게서 투자를 받고, 계속 더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우리의 프로덕트를 쓰고, 회사도 점차 글로벌 하이어링을 하고 확정해나가는 선순환.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 아닌가.
이런 일들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한국의 회사들이 이미 여럿이다. 최근에 이직을 하게 되면서 총 열한개의 회사에서 오퍼를 받았고, 고심 끝에 현재의 회사에 왔다. 다음 글은 "로켓" 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쓰게 되지 싶은데, 이직이나 구직을 하고 있는, 특히나 IT 업계 종사자라면 꼭 글로벌 마켓에서 플레이하고 있는 회사들을 우선 순위로, 그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정호연 배우의 인스그램 팔로어 숫자가 트와이스보다 많은 이유에서, 당신의 연봉이 국내 탑기업에서 잘 나가는 누군가보다 높아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길 바라며.
이전에 썼었던 비슷한 글 - 당신의 연봉은 얼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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