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외쿡인 노동자의 노마딩 이야기
지금 나는 샌프란 다운타운으로 가는 리프트 안이다. 앞에는 드라이버와 나와 합승한 다른 탑승객이 수다를 떨고 있다. 지금은 오후 수요일 오후 네시, 멀쩡한 근무 시간.
다섯시에 모스콘 센터에서 일정이 끝난다는, 한국에서 출장 온 친구랑 저녁을 먹기 위해 일찌감치 이동중이다. 퇴근 후에 이동하면 비용도 더 들고, 시간도 더 들테니 미리 근처의 카페에 가서 일을 할 예정이다. 아이폰에 배터리 문제가 있어서 근처 애플 스토어도 들릴 예정이고.
농땡이일까? 원격근무에 필요한 요소는 다양하다. 커뮤니케이션, 투명성, 검증 가능함, 신뢰, 규율 등.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건강한 원격 근무가 이뤄지지 않는다. 대신 갖춰진다면, 각자 시간과 공간을 떠나서 일 할 수 있다.
지난주에 일을 많이 해둔 덕에 주초가 말랑하고, 누군가 내려가서 커피마시고 올 시간에 난 장소를 바꾸는 정도.
원격 근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은 많다. 그것들을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투명한 검증 등을 통해 상호간의 신뢰를 쌓고 일을 하는 것. 그래서 플러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 일의 핵심인 것 같다.
업무에 맞추되, 팀플레이로 확실히 업무를 진행해서 마칠 수 있다면 그 다음은 내 자유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형식으로 일을 하든.
오랜만에 샌프란에 왔는데 원격을 하니까 재밌다. 출퇴근에 소요될 두시간도 아끼고, 내 페이스로 다른 공간에서, 하나가 되어 일하는.
저변이 넓어지고 이를 가능케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일상화되어 더 많은 이들이 원격근무를 하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