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외쿡인 노동자의 노마딩 이야기
훌륭한 주말이었다. 금요일에는 퇴근하고 이른 저녁을 먹고 1987 을 보고 왔다. (뜬금 없는 지난 포스팅) 호놀눌루에 아시아 인구가 많기는 한지, 한중일 영화를 다 하는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집 근처의 이자카야에서 정말 맛있는 맥주와 테판야끼, 야끼소바와 튀김을 먹었다. 정말 일본 같다.
토요일에는 차를 빌려서 북부 해안가를 갔다. 지오반니에서 새우를 흡입하고, 근처 라니카이 해변에 가서 거북이들을 보고 왔다. 날씨가 좋았으면 하나우마 베이에 가서 스노클링을 하려고 했었는데, 비가 내려서 그건 실패. 디즈니 리조트에 가서 오아후에 딱 한대 있는 Chase Bank ATM 에 가서 현금을 뽑고 (...) 저녁을 또 폭풍 흡입하고 예정에 없던 영화관 2연타를 해서 신과 함께를 보고 왔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는 어제 갔던 이자카야에 또 가서 맥주와 함께 오꼬노미야끼와 다른 테판야끼들을 먹었다. 두번 연속으로 갔더니 서버가 알아보더라.
신과 함께는 지금은 재연재 중인 네이버 웹툰에 첫 연재를 했을 때부터 실시간으로 봤었다. 주호민 작가의 이야기와 그림도 너무 좋았고, 하일권 작가와 함께 늘 정말 좋은 작품을 주시는 작가님이시다. 원작에서의 진기한이 나오지 않는다는 기존 팬들의 원성도 있었지만, 눈물 쏙 빼놓는 설정으로 나도 눈물 빼면서 봤다.
일요일에는 늦으막히 일어나서 마루카메 우동을 흡입하고 와이키키 해변을 갔다. 하와이에 와서 제대로 물놀이를 한적이 없는데 (매번 무언가의 이유로 실패) 드디어 싱가폴에 두고 와서 다시 산 레쉬가드들을 장착하고 물놀이를 했다. 예보상 날씨가 구렸는데 막상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해변도 물놀이도 좋았다. 노곤해진 몸으로 10분 거리의 숙소에 들어와서 씻고, 쉬다가 마우이 브루어리에 가서 생맥과 피자를 흡입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오랜만에 한국이랑 통화도 하고 노곤노곤해 하면서 일요일이 저물고 있다. 푹 자고 내일부터는 일해야지. 몇주간 막혀있는 프로젝트 덕에 일 할 생각만 하면 숨이 막혀오지만 정말 알차고 좋은 주말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에서 와이파이가 빵빵 터지니까 진짜 살만하다. 일도 집에서 하면 되고 그냥 집에서 인터넷이 잘 된다. 12일 없었다가 있으니까 진짜 좋다.
이정도 주말이면 노마딩 전체를 통틀어 손에 꼽는 주말이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