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끝.
알버타 주에는 가을을 즐길 시간도 없이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
밴쿠버랑 캘거리가 지도상으로는 그렇게 멀지가 않은데, 캘거리는 엄청 추운 도시이고, 벤쿠버는 캐나다에서 제일 따뜻한 도시라니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캐나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을 때는 그게 참 신기했더랬다. 캐나다의 규모를 알게 된 이후*로는 지도상으로 멀지 않았다기 보단, 내 핸드폰이 작았음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다.
내가 사용하는 폰은 아이폰 8이었다. 이 폰을 사용하면서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지는데, 첫 번째는 배터리의 문제요, 두 번째는 밤에 찍는 사진의 문제였다. 남들이 폰으로 오로라를 담는 세상에 여전히 눈으로 꾸역꾸역 오로라를 담던 나였다. 그러던 중, 배터리의 문제가 점점 심해졌고, 날씨가 추워지자 아무것도 안 해도 2시간 만에 배터리가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더욱더 추운 곳으로 갈 예정이었다. 그래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 일하면서 받았던 팁을 탈탈 털어 가장 최신폰을 샀다.
.
.
.
공항은 노스웨스트 테러토리*의 수도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작았다. 도시라고 불리는 곳 중에서 내가 본 가장 작은 공항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처음으로 나를 반겨주는 건 북극곰이었다.
그렇게 공항 밖을 나와 숙소로 가는 버스에 앉아있었다.
사방에 벌써부터 발목만큼의 눈이 쌓여있는 게 보였다. 그런 거 치고는 안 추운데?라는 생각과 함께 새로운 시작의 두려움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었다.
또, 다시 새로운 시작이라니, 새로운 만남, 일자리, 환경,,,
모든 걸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나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캐나다는 면적으로만 보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이다.
*캐나다는 3개의 테러토리(영토)와 10개의 프로빈스(지역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