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Zedd May 27. 2021

나에게 피아노란

잘하고 싶은 것


오늘 밥을 먹는데 동료분께서 당근 마켓에 올린 피아노가 안 팔린다며 아쉬워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피아노!!

피아노 소리를 들으니 갑자기 피아노를 엄청 치고 싶어 졌다.


[나에겐 피아노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는 피아노를 직업으로 하고 있었고, 내가 커가면서 가장 많이 들은 건 단연코 엄마의 피아노 연주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정말 싫어한 것도 엄마의 피아노 연주였다.

평일은 괜찮지만 주말 낮~저녁 시간대에 조용히 공부한다는 건 우리 집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학교.

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피아노가 좋아졌다.

피아노를 치는 사람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던 것..!

엄마가 정식으로(?) 가르쳐줬던 게 까마득하여 손이 다 굳은 상태였다.


대학교 3학년 때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피아노 연주 강의를 들었다. Pass/Fail이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신이 연주할 곡을 교수님에게 레슨 받는 식이었다.


두 번째 수업 날,

한 명씩 나와서 자신이 칠 수 있는 어떤 연주든 쳐보라고 하셨다.

대망의 나의 차례..

아이온 OST인 <보이지 않는 슬픔>을 연주하다 갑자기 막혀서 굉장히 당황했었다.


그때 당황해서 아 다른 곡 칠게요!! 하고

인터스텔라 OST인 <First Step>을 연주했다.


그러더니 교수님이 이 곡이 나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며 이 곡을 연습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자기가 악보를 줄 테니 그걸로 연습하라고까지 해주셨다. (인기가 많은 곡이어서 이 수업에서 많이들 쳤나 보다)


이 피아노 강의의 묘미는 기말고사를 대강당에서 연주회를 여는 것이다.. 수업을 들은 모든 사람이 연주하는 건 아니고, 몇몇만 연주하는 식.

내가 남들 앞에서, 그것도 대강당 같은 곳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지만, 교수님이 꼭!!!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정말 많은 연습 끝에.. 대강당에서 연주를 하게 됐다.


내 차례가 됐을 때의 그 긴장감이란… 어떻게 연주를 마친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내가 언제!! 대강당 같은 곳에서 연주를 해보겠는가,,


대강당에서 연주하면 무조건 Pass였기에 Pass를 받고 기분 좋게 마무리했었다.


그리고 이 영상은 내가 연주했던 First Step이다.

(대강당 연주 영상은 없음.. 찍어놓을걸 ㅠ)


그 뒤로 틈틈이 피아노 연습을 하면서 유튜브에 올리고 그랬는데, 지금은 아예 피아노가 없어서 연습조차 못하는 상황이라 정말 아쉽다.


좋은 디지털 피아노를 사고 싶은데, 피아노 학원도 고민이 된다.

강의를 들을 때 교수님의 레슨은 십분 남짓한 시간이어서 이걸 제외하고는.. 엄마 외에 다른 사람에게 꼼꼼한(?)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이번 기회에 받아보는  좋을지.. 고민이다.


생각난김에 바로 학원 찾아가봐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