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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dd Nov 07. 2022

불편한 편의점의 불편한 후기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지금은 책을 전자책으로 읽고 있는데, 불과 올해 초만 하더라도 책 추천글을 보면 바로 종이책 주문을 위해 yes24나 교보문고 사이트로 달려갔었다.

그러다보면 랭킹을 보게되는데, 항상 이 <불편한 편의점> 이 보였던 것 같다.


그러다 리디셀렉트를 사용하게 되었고, <불편한 편의점>이 랭킹에 있는것을 보았다.

(이때까지는 무시가 가능한 범위였다.)

그러다 밀리의 서재도 같이 사용하게 되었는데 또!!! <불편한 편의점>이 랭킹에 보였다.


아무튼 이 책이 랭킹에 있는 이유.

그러니까 베스트셀러인 이유가 뭘까.

이렇게나 (내기준) 오래 보이는 이유가 뭘까..하며 거의 도저히 못참겠어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기억을 잃은 노숙자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어나는 본인과 주변사람들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다.


책은 또 엄청 얇은 편은 아니고 살짝 긴데..

사실 중간쯤 읽다가 하차할 뻔 했다.

챕터마다 주인공 주변 인물들(편의점 손님 포함)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한다. 그리고 대부분 감동적이게 ‘보이도록’ 마무리된다.

글쎄. 어떻게 보면 감동 스토리일 수 있는데, 나는 읽기 ‘불편했다’


아래에는 그에 대한 이유를 적어보았다.


# 폭력적인 아들

책 내에서 표현되는 아들들의 성격이 하나같이 폭력적이다.


- 게임한다고 엄마 무시하고 소리지르는 아들

- 사업한다고 엄마한테 편의점 팔아서 나한테 투자하라고 하는 노답 아들


그러다 모종의 사건으로 엄마와 화해~해피엔딩~

이런 플로우가 지긋지긋하다.

화해라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엄마’의 의사는 나오지 않는다.

아들 : 나는 엄마한테 소리도 지르고 게임만하고 엄마가  안차려주면 라면으로  떼우고 치우지도 않지만 이게 다  을 안들어줘서 어쩔 수 없었어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속마음도 알아줘 <  이런식.


결국 스토리는 아들의 말을 제대로 경청하지 않은 엄마때문에 이렇게 된거다 라는 판이 짜여지고, 엄마가 아들의 말을 들어주고 화해하는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런 /간접적으로 폭력적인 행동의 결론

엄마가 자기 말을 안들어줘서 /  회사 그만뒀냐고 차분히 안물어줘서 인지 이해가 안간다.

왜 마지막에는 아들의 폭력성은 쏙 들어가고 엄마의 잘못만 남는지 모르겠다.


이 아들들 스토리 중 제일 짜증나는 파트는 엄마에게 (알고보니 사기였던) 투자금을 받아내려고 술을 먹다가 잠든 엄마를 보고..


민식은 잠든 엄마의 모습을,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은 조그마한 여인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엄마를 들어 안방으로 향했다. 엄마의 몸은 가벼웠고 아들의 마음은 무거웠다.


허세에 찌들고 욕이 없으면 말을 못하고 머리도 나쁘고 귀도 얇아서 어떻게든 엄마를 설득해 편의점팔고 자기 사업자금에 투자하게 만들려는 지독한 아들이  갑자기 이런식으로 묘사되는것이 너무 이질적이다.


당연히 엄마는 아들을 포용해야하지 ㅎ 하지만 아들은 엄마를 막 대해도 되지만 사실은 알고보면 따뜻한 사람?!


이 아들들은 범죄자는 아니지만 어떻게든 ‘응 얘도 사실은 엄마를 애잔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있는

아이야 위해 억지로 서사를 밀어넣는 느낌?

이게 왜 감동이지?



# 우리집에서 나만 힘들어

비단 아들들 뿐만 아니라 가장의 모습도 스테레오타입에 늘 하는 똑같은 말들만 반복한다.


회사에서힘들게영업하고 편의점에서 혼술집에서는 아내와 딸들이 상대도 안해주고가장의슬픔집에서 아내는애들 학원  보내야할  같다고만 하고술이 쓰다


아니 집에서 아내는 노나…?

아내가 일을 한다고는 안나와있지만 만약 전업주부라고 해도 아내가 집에서 노는것도 아니고 집 케어, 아이들 케어 하느라 힘들텐데 그런 묘사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사실 자기가 맨날 술 마시고 들어와서 상대안해주는건데…)

왜 항상 이런책은 특정 한사람의 (특히 남성 가장) 힘듦만 강조해서 가족내의 다른 사람의 힘듦은 지워버리는지 모르겠다.


여기에 주인공도 포함인데…

내가 힘들게 일하는데!!!!!! 일해서 니네 먹여 살리는건 난데!!!   무시해!!!!!!!!! <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범죄자에게 서사를?

극후반부에는 아니 이렇게 갑자기? 생각이들만큼 주인공의 서사가 휘몰아치는데, 어쩌라고..생각밖에 안들었다. 결론은 그냥 범죄자다 이거 하난데, 작가는 여기에 서사를 엄청 들이붓는다. 왜 그랬고.. 왜 때렸고.. 그렇다고 정당화되는게 아닌데. 결말도 진짜 참 대한민국스럽다 싶었다.


나는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는것은 어떠한 형태로든 용납하기 힘든데, 후반부가 딱 그런 내용처럼 느껴졌다.



# 결론

평이 정말 정말 좋기때문에읽어보는것은 말리지 않겠다만,  사고로는 이런 감성들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쓰고나서 보니 정말 많이 공감 안된  같아보인다…. 매운맛 후기)

 

<불편한 편의점2>는 안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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