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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it Jan 01. 2024

롤렉스 데이데이트 스틸의 전설 VI

빈티지 튜더 데이트데이(6) : 턴오그래프


 

 Tudor Oyster Prince Date+Day(이하 튜더DD) ref.7020/0입니다.


1969년에서 1977년 사이에 발매된 빈티지 튜더 DD는 베젤모양을 기준으로 3가지 타입으로 나뉩니다. 


이 중 2개는 이미 제 컬렉션에 들어와 있었고, 나머지 하나를 이번에 들였습니다.
 

이 시계의 특징은 회전 베젤입니다.

 

이 베젤 때문에 나머지 두 개 모델보다 1mm가 큰 39mm이며 상대적으로 캐주얼한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이 시계를 요즘 기준으로 딱 잘라서 스포츠 워치로 분류하기는 좀 애매합니다.

 

드레스워치 스타일의 다른 두 타입과 케이스와 다이얼을 공유하면서 베젤 모양만 다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는 좀 어색하기도 하고 분위기는 드레스/스포츠 사이에 놓인 느낌입니다.

 

어쩌다 이런 디자인이 나왔나를 추적하다 보니 롤렉스 턴오그래프(Rolex Turn-O-Graph, 이하 TG), 일명 썬더버즈(Thunderbirds)가 나타났습니다.

 

앞서 올린 글들에서 설명했다시피 당시 튜더의 디자인을 이해하려면 롤렉스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롤렉스 TG ref.6202는 회전베젤이 장착된 최초의 롤렉스였습니다.


1953년 출시된 이 시계를 시작으로 서브마리너나 GMT마스터 등의 스포츠워치들이 파생되어 나갔기 때문에 이 시계는 롤렉스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스포츠워치인 써브마리너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1954년부터 TG는 전문가와 사업가 쪽을 공략합니다.

 

특히, 당시 주 고객은 변호사들이었는데, 턴오그래프의 목적이 간단하게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어서 변호사들처럼 타임차지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애용했다고 합니다.

 

이들에게는 정장에 잘 어울리면서도 기능성 시계라는 그 어중간한 디자인이 오히려 어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TG는 공식 군사용 시계이자 롤렉스 최초의 파일럿 워치이기도 했습니다.

 

ref.6609는 1959년 미공군 곡예비행단인 썬더버즈의 공식 시계로 선정되어 6시 방향에 편대 휘장을 달고 납품되었습니다.

 

롤렉스가 이 점을 광고에 활용한 덕분에 TG의 별명은 지금까지 썬더버즈라고 불립니다.


이후 TG는 몇 번의 변신을 거쳤지만 붉은색 초침이 달린 ref.11626*을 마지막으로 2011년에 라인업에서 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데이저스트와 서브마리너 사이 어디쯤 놓인 어중간한 포지션이 문제가 아니었을까 추정합니다. 



 

드레시한 케이스에 회전베젤을 장착한 튜더 DD는 롤렉스 TG의 마켓 포지션과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온 시계입니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제 시계가 롤렉스 턴오그래프 ref.116264 블랙다이얼과 많이 닮았다는 느낌이 납니다. 

 


그렇다면 연식이 훨씬 오래된 튜더를 롤렉스가 따라한 걸까요?


어떻게 이렇게 된 건지... 나머지 얘기는 좀 긴 얘기가 될 것 같아 다음에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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