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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it Jan 01. 2024

까레라, 역사는 돈이 된다 IV

까레라 리에디션(4) : 레퍼런스

1964 Heuer Carrera Re-Edition CS3111입니다. 얼마 전에 따로 주문한 오리지널 스트랩(FC8090)이 도착해서 함께 찍어봤습니다.




지난번까지는 CS3111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배경에 대해 살펴봤는데, 오늘은 이와 관련된 레퍼런스들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까레라는 1963년 레이싱 크로노그래프로 세상에 등장했지만 이후 57년 동안 드레스워치에서 뜨루비옹까지 흡수하면서 방대한 레퍼런스를 보유한 라인으로 변했습니다. 때문에 대가족이 되어버린 까레라를 전부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고, CS3111과 DNA를 공유하고 있는, 특히 호이어 로고를 달고 있는 레퍼런스들을 중심으로 자료를 정리해 봤습니다.


3. Reference


(1) Re-Edition 이전


리에디션의 원본이 되는 최초의 까레라는 1963년부터 1969년까지 7년 동안 생산된 Ref.2447입니다.




Ref.2447은 36mm에 Valjoux72 수동무브먼트를 사용하고, 다이얼이 흰색 챕터링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3-6-9시 방향에 위치한 3개의 레지스터를 기본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레퍼런스 숫자 뒤에는 다이얼의 색깔과 눈금의 종류에 따라 기호가 붙는데, 다이얼 색깔로는 실버(S), 누아르(N, 블랙), 판다스타일의 NS, SN모델들이 있으며, 인덱스와 챕터링 사이에 새겨진 눈금의 기능에 따라 P(Pulsometer), T(Tachymeter), D(Decimeter)가 표시됩니다.


이 당시의 까레라는 롤렉스 데이토나와 공통점이 많다고 합니다. 다이얼은 둘 다 Singer라는 업체에서 제작되었고, 무브먼트도 똑같이 Valjoux72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도 컬렉터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폴뉴먼 데이토나 같은 스타일의 Ref.2447 SND라고 하는데, 까레라를 만든 잭호이어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은 가장 기본적인 2447S라고 합니다. 복잡한 눈금이나 숫자가 없이 인덱스가 길게 뻗어 깨끗하고 시인성이 높은 다이얼이 그가 처음에 의도한 까레라의 모습이었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골드케이스인 Ref.2448, 레지스터가 2개인 Ref.3647과 Ref.7753, 날짜창이 있는 Ref.3147, 풀켈린더가 결합되어 가장 복잡한 까레라로 알려진 Ref.2547 등의 모델이 2447과 비슷한 시기에 Carrera라는 이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후 1969년에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개발에 성공하면서 1970년대 까레라는 39mm 케이스에 2개의 레지스터와 데이트창이 있는 모델들로 바뀝니다. 기본적인 Ref.1153과 골드모델인 Ref.1158, 배럴케이스 모델이 대표적인데, 특히 골드모델은 당시의 모든 페라리 F1드라이버들이 착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84년에는 3개의 레지스터가 6-9-12에 위치한 Carrera Lemania라는 모델이 잠깐 등장했었는데, 이는 레마니아 무브를 장착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당시 레마니아는 피아제와 공동으로 호이어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회사이며, 나중에 리에디션에서 이 회사와의 인연은 다시 이어집니다.


여기까지가 Heuer Carrera의 레퍼런스 들이고, 그 수는 약 100여 가지가 된다고 합니다.


이후 1985년부터는 Heuer가 Tag에 인수되면서 까레라의 생산이 중단되었다가 1996년에 IPO전략의 일환으로 부활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1964 Heuer Carrera Re-Edition입니다.



(2) Re-Edition


리에디션은 Ref.2447의 36mm 크기, 디자인, 매뉴얼 와인딩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그대로 재현한 모델입니다. 처음에는 흰색(CS3110), 검은색(CS3111), 골드케이스(CS3140)가 출시되었으며, 2000년쯤에는 살구색(CS3112)과 데이토나링(CS3113)이 추가되어 2002년까지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Ref.2447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에 포르쉐 까레라와 상표권분쟁 중이어서 로고 위에 있던 Carrera를 뺐다는 점과 무브먼트를 Valjoux72에서 Lemania 1873으로 바꿨다는 점입니다. Lemania 1873는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프로페셔널 문워치의 무브먼트와 동일한 무브먼트입니다.







레마니아에 대해 잠시 살펴보면, 이 회사는 앞서 호이어를 잠시 인수했던 인연이 있고, 한때 시계를 만들기도 했지만 무브먼트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NASA의 혹독한 테스트를 통과하고 달에 착륙한 프로페셔널 문워치의 무브먼트를 제작했으니 달에 간 최초의 시계 지분 절반 이상은 레마니아에게 있다고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회사는 1992년 브레게에서 인수했다고 합니다.



(3) Re-Edition 이후


리에디션은 전설적인 까레라의 디자인을 되살렸다는 점과 레마니아 무브먼트를 사용했다는 점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IPO를 위해  Heuer로고를 달고 일시적으로 기획된 상품인 데다 레마니아로부터 충분한 무브를 공급받지 못해 정식 라인으로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태그호이어는 2002년에 오리지널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CV211X시리즈를 출시합니다. 이 시계는 크기를 요즘 소비자들 기호에 맞게 39mm로 키우고, Caliber17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장착해서 상품성을 갖췄으며 TagHeuer로고를 달고 2008년까지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2012년에는 잭호이어 80세 생일을 기념으로 레지스터가 2개인 모델이 만들어지는데, 이로써 호이어 시절 중요한 까레라 2개 축이 모두 태그호이어에서 부활했습니다. 이후에 까레라는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태그호이어 스타일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에는 프래그먼트 디자인이 2447의 디자인을 수정해서 한정판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태그호이어는 올해에 160주년 기념으로 오리지널 까레라의 복각버전을 한정판으로 출시했습니다. 크기는 39mm로 커지고 무브먼트는 인하우스 오토매틱으로 바뀌었지만 초기 까레라의 디자인 DNA를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가 어떻든 초기 까레라의 디자인과 콘셉트는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살아있으며, 이들을 볼 때면 60년 가까이 된 디자인이 여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오리지널 까레라 디자인을 선호하는 입장에서는 눈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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