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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it Jan 07. 2024

에어맨은 쓰러지지 않아 III

에어맨(3) : 에어맨의 영웅



어떤 시계가 시대의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시대를 담아낸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따라하고 싶은 영웅이 필요합니다.


존슨 대통령 같은 사회 저명인사나 제임스 본드 같은 영화 캐릭터, 아니면 스포츠 스타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그도 아니면 사람을 시켜 바다를 건너거나 산위에 오르거나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 도전이라도 해야 사람들이 주목합니다.


그런데 에어맨은 이런 노력 없이도 살아있는 영웅들이 자발적으로 차는 시계로 유명해졌습니다.


에어맨에게 첫번째 영웅은 시계의 당시 최첨단 산업에 종사하는 여객기 조종사들이었고, 두번째 영웅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공군 조종사들이었습니다.



위 사진은 베트남전쟁 당시 F-4 팬텀 조종석에 앉아있는 파일럿의 모습인데, 손목에 에어맨을 차고 있습니다.


에어맨은 베트남전 미 공군 파일럿들의 시계라는 명성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공군은 파일럿 들에게 별도의 시계를 나눠줬지만 이들은 개인적으로 에어맨을 구입해서 사용했고, 덕분에 공군의 PX 시계 판매순위 1위가 에어맨이었다고 합니다. 


이 시계가 왜 그렇게 인기였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추측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에어맨의 다이얼은 24시간계로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들에게 가장 적합한 디자인이었습니다.


게다가 본부인 워싱턴(GMT-5), 배후기지가 있는 오키나와(GMT+9), 목적지인 하노이(GMT+7)에 걸친 이 전쟁에서 누구보다 시간대를 많이 넘나드는 작전을 수행하는 파일럿들에겐 듀얼타임 시계가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GMT+7로 파병와서 GMT-5~-8에 살고 있을 가족들이나 애인이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 생각하기에 에어맨 만한 시계가 없습니다.



에어맨의 세번째 영웅은 우주비행사였습니다.


60년대는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우주경쟁을 벌이던 시기였고, 이 경쟁에 동원된 파일럿들은 우주를 개척하고 공산주의와 싸우는 살아있는 영웅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해군 파일럿에서 우주비행사가로 선발된 Charles Conrad는 자기가 전투기 조종사일때 차던 에어맨을 우주에까지 차고 나갑니다.


그는 NASA에서 나눠준 오메가를 왼손에 차고 본인의 에어맨은 오른손에 찬 채 Gemini 5호(1965.8)를 타고 8일간, Gemini 11호(1966.9)를 타고 15일간 우주비행을 하는데 성공합니다. 


그가 애지중지했던 에어맨은 글라이신이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에어맨은 민항기 조종사, 전투기조종사, 우주비행사들의 시계로서 한 시대를 풍미합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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