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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ITGEIST Jul 10. 2018

500명의 난민을 태운 배가 가라앉은 이야기

A boat carrying 500 refugees sunk at sea

TED 읽어주는 남자 #7

- 멜리사 플레밍(Melissa Fleming)의 '500명의 난민을 태운 배가 가라앉은 이야기(A boat carrying 500 refugees sunk at sea. The story of two survivors).


서울 광화문에 모인 수백 명…'예멘 난민' 수용 찬반 집회 ⓒjtbc


난민 (難民) [난민]  

[명사] 
1. 전쟁이나 재난 따위를 당하여 곤경에 빠진 백성. 
2. 가난하여 생활이 어려운 사람. 



최근 제주도에 예멘 난민들이 온 뒤 예멘 난민들의 수용 문제를 두고 의견이 많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수 백명이 도심에 나와 예멘 난민들의 수용 문제를 두고 찬성과 반대측의 각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한국YMCA전국연맹은 "한국 땅을 찾은 예멘 사람들에게서 식민지와 전쟁으로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인들의 얼굴을 보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시민사회가 난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배제와 혐오를 부추기고 있는 것은 한국 시민사회의 인권과 평화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난민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는 정우성 ⓒjtbc


손혜원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정우성의 발언을 놓고 “외모보다 내면이 더 멋진 정우성 님을 존경한다”며 “정우성 씨의 소신발언에 크게 동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영화배우이자 유엔난민기구(UNCHR) 친선대사인 정우성은,


"이 난민 문제는 한 개인이나 한 국가가 책임질 수 없고,
전 세계적으로 책임을 동반해야 하는 문제다."

라고 이야기 한 바 있지요.


시리아 난민 수영선수 유스라 마르디니 ⓒASSOCIATED PRESS


2016년에 있었던 지구촌의 축제, 리우 올림픽에는 자신의 나라가 없어 국기가 아닌 올림픽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한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10여 명으로 구성된 난민선수단이었는데요, 그 중에서 시리아 출신의 수영선수 유스라 마르디니(Yusra Mardini)가 단연 화제였습니다. 


리우 올림픽 수영 자유형과 접영 종목에 출전한 17세의 유스라는 시리아의 촉망받는 수영선수였지요. 그녀는 2015년 어느 날, 5년간 계속된 시리아 분쟁을 피해 언니와 함께 작은 고무보트에 올라 시리아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20여 명이 빼곡히 들어찬 고무보트가 터키 해안가를 떠나 망망대해에 이르자 갑자기 엔진이 멈추었고, 물이 새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바다 속에 수장될 위기에 처했지만, 마침 유스라와 언니는 수영을 할 줄 알았기에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다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온 힘을 다해 헤엄쳐 배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유럽의 해안가에 다다랐습니다. 그녀로 인해 배 안의 모든 사람들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기적적으로 그리스의 레스보스(Lesvos) 섬에 도착하여 모두 자유를 누릴 수 있었지요.


고향에서의 분쟁을 피해 유럽으로 향하는 피난길에 오른 난민들 ⓒUNCHR


유스라가 올림픽에 난민선수단으로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은 UNHCR(유엔난민기구) 공보실 대변인이었던 멜리사 플레밍(Melissa Fleming)의 도움이 컸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난민선수단을 구성하고, 이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었지요. 또한 멜리사는 이 모든 과정을 그녀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세히 공개하여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을 얻었습니다. 


유스라에 대해 말하고 있는 멜리사 플레밍 ⓒTEDxThessaloniki


그녀가 유스라를 만나기 전, TED 강연을 통해 전달했던 난민에 대한 메시지는 우리에게 큰 도전과 감동을 줍니다. 멜리사는 2014년 TED 무대에서 자유를 찾아 시리아를 탈출했던 ‘바섬’과 ‘도아’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결혼을 약속하고 새로운 미래를 찾아 떠난 피난길에서 도아를 비롯한 11명만 살아남고 거의 500명이 차가운 물속에 수장되었던 이야기였습니다. 

두 명의 아기를 껴안은 채로 튜브를 타고 떠다니다가 구조된 도아 ⓒTEDxThessaloniki


도아는 두 명의 아기를 껴안은 채로 튜브를 타고 떠다니다가 구조되었는데, 두 아이 중 ‘마사’라는 아이는 마침내 스웨덴에 정착한 친척을 만나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그녀는 난민들에 대한 놀라운 사실도 발표하였습니다. 지금까지 3백만 명의 시리아 사람들이 주변국가로 피난을 떠났는데 시리아 난민들의 절반이 어린 아이들이며, 시리아인들이 모여 있는 레바논 난민촌의 아이들 중 약 20% 정도만 학교를 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난민들로 인해 보안과 경제, 문화가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반문합니다. 모든 것을 능가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존엄성’임을 강조하며 난민이라도 자유를 찾아 바다를 건너다 죽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모든 난민을 대표하고 싶어요.
고통과 폭풍의 시기가 지나면 평온한 날들이 찾아온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기 때문이에요." 


- 유스라 마르디니(Yusra Mardini). 시리아 난민이자 2016년 리우올림픽 난민팀 수영선수. 


현재 3백만 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들이 고국을 떠났습니다. 그 중, 안전하게 정착하지 못한 난민들은 기술이나 배움의 기회가 없이 고국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난민들을 대하는 방법이 이 세계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올림픽 무대에서는, 다양한 종목에서 활약하는 제 2, 제 3의 유스라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최근 법무부는 제주도 예멘인 난민심사 관련 직원을 보강해 심사기간을 단축시키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예멘인 난민신청자에 대해 법질서 및 한국사회 이해 교육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고용주에 대한 아랍문화 이해 교육도 실시된다고 하네요. 쉽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제도를 비롯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주도 예멘 난민들, 그리고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사회적인 갈등도 해결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래봅니다.




멜리사 플레밍(Melissa Fleming) : UNHCR(유엔난민기구) 공보실 대변인이자 유엔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레스(António Guterres)의 자문관/대변인. 올림픽 난민팀을 구성하고 출전을 지원하는 등, 유엔차원에서 난민들에 대한 지원정책을 수립하고 전 세계가 난민에 대한 인식을 바꾸도록 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유엔난민기구 / 트위터 / 저서 'A Hope More Powerful Than the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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