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모닝굿. 한겨울. 겨울한. 그만해. 만해그. 쓰고 보면 웃음도 울음도 나지 않지만 나는 저런 유의 말장난을 즐긴다.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거나 혹은 내가 알아듣지 못하면 서로 바보라고 놀리면서. 물론 장난을 나누는 상대는 오직 한 명. 하하하 후후후 흐허흐허 (그때그때 달라지는 소리라 정확한 구현이 어렵다. 그러므로 최대한 정상 범위 내에서) 사람도 동물이니까 사람이라는 동물의 소리를 알려주는 것처럼 단어와 문장이 되지 않는 글자들의 조각을 뱉어내도 상대는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나를 알아차리려 한다. 유치하고 제멋대로인 데다 퇴행을 일삼는 나를 알아주는 그를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가 아닌 상대에게도 말장난을 한다. 내가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와 당신이 그렇고 그런 이유. 그랬군요, 미안합니다. 그랬다네요, 감사합니다. 분명 잘 조립해 말을 나누었는데도 뱉어내는 순간 해체되는 기분. 순간은 뜨거웠으나 한없이 차갑게 식는 우리의 관계. 언제나 말과 마음이 함께 움직였으나 마음은 사라지고 말만 수북이 쌓여 녹이 스는 상황의 연속. 말을 하는 건 아프고 말만 하는 건 어려워 말이 점점 줄어드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무모하게 당신의 말을 따라 하는 식으로. 농담 말고 장난만 가득 담아 당신이 나를 굳이 이해할 필요 없이 웃을 수 있는 말. 당신이 당신만 생각할 수 있는 말. '나는 원래 그래' '응, 너 원래 그럼' (언제부터? 는 음소거 처리)
한겨울 패딩도 입지 않고 체크무늬 남방에 조끼, 앞이 조금 들린 모자까지 쓴 사람이 나의 맞은편에서 걸어온다. 키가 제법 커서 나는 고개를 조금 들어 올려다본다. 정확히 쳐다보진 못했지만, 한눈에도 멋짐이 스친 얼굴이다. 당신이 그대로 나를 지나쳤으면 좋았을 텐데 손에 들고 있던 새 담배의 비닐을 뜯는다. 그리곤 아무렇지 않게 내 쪽을 향해(물론 방향이 그럴 수밖에는 없었다) 비닐을 날린다. 순식간에 말들이 만들어지지만 정작 내 입 밖으로 나간 건 음? 어? 우와... 그리고 우-와 우-와 우-와 퀴.즈.탐.험.신.비.의.세.계! 말과 장난은 늘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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