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小心). 그랬다. 나는 작은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 게 분명했다. 내 감정과 마음을 담아 놓기에도 빠듯해서 상대의 감정이나 마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들의 기쁨과 슬픔, 사이사이의 어떤 마음들 모두 내게서 멀리 조금 더 멀리에 두었다. 그들의 마음이 옅어지면 안도하고 사라져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 그들의 흔적이 얼룩처럼 남아도 없었던 것처럼 굴었다. 얼룩은 언젠간 지워져야 하니까. 깨끗해져야 하니까. 그렇게 안전지대에 머물렀으나 원치 않은 상황은 늘 발생한다. 나의 작은 마음이 분노와 화라는 이름으로 커졌을 때, 나는 누구보다 섣불리 말을 뱉고 감정을 온몸에 실어 움직였다. 고개를 과장되게 흔들고 눈을 내내 내리깔고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기도 하면서 그렇게 돌아서고 닿지 않게 멀어지고. 그러다 혼자가 되면 주워 담을 수 없는 것들을 담으려 허덕였다. 그러지 말아야 했다고, 결국 잘못은 온전히 나의 몫이라고 질책했다. 무엇도 경험이 되지 못했다. 내 마음자리에 내 마음조차 담을 수 없었다. 나는 그렇게 안전해졌다. 안전하다고 믿었다.
김상현은 이런저런 일들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내게 털어놓았다. 사람을 좋아하는 만큼 사람에게 섭섭한 마음을 잘 느끼는 친구였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타인이라고 스스로의 마음과 행동에만 집중하고 선택하라고 일러주었으나 김상현은 매번 상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어서 혹은 온전히 이해하고 싶어 마음을 졸였다. 만나는 사람들이 바뀌어도 괴로움은 찾아왔다. 나는 상현이 사람들 속으로 갈 때마다 늘 그의 끝을 눈앞에 그리듯 상상했다. 저렇게 웃다가 저렇게 즐겁다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게 되겠지. 너는 늘 끝에 가서야 알게 되겠지. 내가 정말 이해되지 않는 지점은 그렇게 매번 아파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들 속으로 빠져드는 상현의 마음이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위해 타인 속에 머무르는 걸까. 그렇게 하면 찾아는 지는 걸까. 나는 상현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다만 그가 온전히 자신을 태워 사라져 버릴까 무섭고 나는 영영 모를까 봐 두렵다.
*김상현은 가명이다
*이미지 출처ㅡ방정아 작가의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