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체스토리 한 컷 툰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최근 들어 많이 들어본 말입니다.
눈앞의 작은 것에 집착하지 말고, 더 크고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라는 뜻이지요.
말은 참 멋집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 말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곳이 바로 숲 속이라면 어떨까요?
하늘 높이 날지 않는 이상, 산 정상에 오르지 않는 이상, 숲 전체를 본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는 그저 몇 그루의 나무, 눈앞의 길, 그리고 내 발밑의 땅만 보일 뿐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숲 전체를 본다는 건, 어쩌면 단순한 시야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숲 속에서도 숲을 그릴 수 있는 사람, 지금의 작은 나무 한 그루 속에서도 전체의 흐름을 읽어내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겠지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숲 속을 걷고 있습니다. 길을 잃기도 하고, 제자리만 맴돌기도 합니다.
그래서 숲의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를 찾아내어 알려주는 지도자와 선구자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의 나는, 아직 숲을 벗어나 높은 곳에 오를 마음의 여유도, 힘도 없습니다. 그저 이 깊은 숲 어딘가에서, 햇살과 그늘이 함께 드리우는 큰 나무 아래 앉아 잠시 숨을 고르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걸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