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체스토리 한 컷 툰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낮에 따뜻한 봄볕을 맞고 있으면, 성큼 다가온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해가 갈수록 겨울은 더 길어지고, 더 추워지는 것만 같아 따뜻한 봄이 오기를 더욱 기다리게 됩니다.
음력으로는 봄의 시작이 조금 다르겠지만, 이상하게도 3월이 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 이제 봄이구나.”
두꺼웠던 옷차림도 조금씩 가벼워지고, 길을 걷다 보면 어김없이 공기의 온도가 달라져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겨우내 날카롭게 느껴지던 바람 대신, 햇볕 속에서 은은하게 번지는 따뜻함이 어느새 몸을 감싸고 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의 난방도 이제는 조금 더운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계절이 이렇게 조용히 자리를 바꾸고 있다는 신호겠지요.
하루에 15분 정도 햇볕을 쬐면 우리 몸에 비타민 D가 생성되어 면역력이 높아지고 건강에도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일부러라도 햇볕이 드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걷게 됩니다.
양지바른 곳을 바라보다 보면 아직은 작지만 제법 푸르른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나무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겨우내 말라 있던 가지 사이에서 올라온 그 작은 초록빛이 신기해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게 됩니다.
3월이 되고 봄기운이 돌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발걸음도 조금씩 바빠집니다.
어디 다니기도 편해지고, 자연스럽게 약속도 하나둘 다시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계절이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가 새해에 세웠던 장대한 계획들이 어느새 흐지부지해질 즈음,
봄이라는 계절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만드는 시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봄부터 다시 시작이지.”
이렇게 스스로에게 작은 핑계를 건네면서 말입니다.
물론 이제 막 시작된 봄이지만,
곧 꽃샘추위도 찾아올 것이고 때 이른 더위도 지나갈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또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여름이 와 있겠지요.
그래서인지 이 짧은 봄이 더 아쉽게 느껴집니다.
이 봄이 지나가기 전에,
봄에 가야 할 여행지도 가보고
봄에 먹어야 제맛인 제철 음식도 맛보고
봄이 오면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도 만나보려 합니다.
그렇게 이 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봄이라는 계절을 조금 더 천천히 느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