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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Apr 19. 2018

위너, 활력 넘치는 청춘을 노래하다

정규 2집 < EVERYD4Y >로 영역을 넓혀가는 위너. 


그림 같은 캘리포니아 말리부 해변가 모습을 담은 'Everyday'에 걱정과 근심은 없다. 이른 여름휴가를 떠난 4인조 보이 그룹 위너는 따스한 이국의 배경 속에서 미녀 댄서들과 춤을 추고, 트랩 비트와 오토튠 보컬로 '월 화 수 목 금 토 일 가지곤 / 부족해 하루를 더 만들 지경'이라며 젊은 사랑을 노래한다. 동시대 아이돌 그룹에서 찾아볼 수 없는 쿨(Cool)한 감성은 '널 좋아해'를 거침없이 말했던 'Really really'로부터 '난 영원히 / 너와 함께 춤추고 싶어'라던 'Love me love me'의 낭만을 통해 위너를 정의하는 단어가 됐다. 


2014년 < 2014 S/S >로 첫 선을 보였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형제 그룹 아이콘(IKON)에게 흥을 맡겨둔 위너는 여린 감성과 부드러운 멜로디를 주무기로 삼아야 했고, 그 해법은 소프트한 록(Rock) 사운드였다. 어쿠스틱 기타 인트로가 시작을 여는 '공허해'와 '컬러링'이 대표적이었고, 능청스러운 레게 리듬의 '끼 부리지 마' 역시 피아노와 기타 리프의 악기 연주가 기틀이었다. 오래 걸린 2016년의 컴백 '센치해'에서 보여준 모습 역시 방구석에서 일탈을 꿈꾸는 소년 밴드였다. 



그 해 말 멤버 남태현이 그룹을 탈퇴하고 록 밴드 사우스클럽을 결성하고 난 후 위너는 새로운 길을 걷는다. 과감한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의 'Really really'와 여름의 후속 히트작 'Love me love me'를 통해 울적한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청량한 '쿨 감성'을 획득했다. 2016년 대히트한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의 소프트 EDM, 트로피컬 하우스와 퓨처 하우스, 부활한 일본 시티팝, 댄디한 콘셉트 등 젊은 음악 팬들의 수요를 적절히 배합한 위너의 스타일은 '트렌드의 YG'를 계승함과 동시에 대선배 빅뱅의 페르소나와도 구분되는 새로운 캐릭터를 형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규 2집 < EVERYD4Y >는 안정적 궤도에 진입한 그들의 모습을 여유롭게 과시한다. 송민호와 이승훈의 랩 라인이 보다 전면에 나서 곡을 리드하고, 강승윤의 파워와 김진우의 섬세함을 교차하는 보컬 라인이 매력적인 멜로디를 새긴다.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에 참여해 그룹의 색을 그려나가면서, 상호간의 개성은 살리고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는 앨범 단위의 결과물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대답해 그냥 ㅇㅇ', '네가 원함 난 ㄱㄱ' 등 신조어 가사가 눈에 띠는 'Everyday'부터 제목처럼 부드러운 공기같은 메시지의 'Air', 재치있는 추임새가 재미를 더하는 '여보세요'의 신선한 감각은 규격화된 시스템에서 나올 수 없는 창작의 힘이다. 끈적한 힙합 트랙 '손만 잡고 자자', 빅뱅의 '맨정신'과 같은 록 트랙 'La la', 어쿠스틱 발라드 '애 걔'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며 과거의 인기 요인을 경시하지 않으면서도 현재를 살아가는 바람직한 태도 역시 견지한다. 


빅뱅 / 투애니원 이후 YG의 차세대 주자들은 젊은 패기는 뛰어났으나 음악 면에선 특별히 새롭지 못했다. 빅뱅을 둘로 쪼개놓은 것이 두 형제 그룹이었고 블랙핑크는 아직도 투애니원의 그늘 아래 있다. 그러나 지난 해부터 이어온 위너의 약진을 지켜보며 이제 그 과도기도 전성기에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가 생긴다. 



이들의 청량함은 멤버 개개의 취향이 바탕이 되어 직접 작사 작곡한 결과물에 녹여지고, 회사는 적극적 개입 대신 다듬는 선 정도만 관리해도 근사한 결과물이 탄생한다. 이와 같은 새로운 창작법은 아이콘(iKON) 역시 멤버 비아이(B.I)의 단독 프로듀싱 능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앨범 < Return >을 발매하며 응용한 바 있다. 즐겁고도 활력 넘치는 청춘의 목소리로 YG는 물론 케이팝 트렌드에 신선한 물결을 더하는 팀. 위너의 위상이 어느새 이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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