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fade away
뮤즈는 슈퍼스타였다. 록 좋아하는 친구들 뿐만 아니라 음악에 약간 관심 있다 하는 친구들도 뮤즈는 유명인사 대접을 받았다. 잘생긴(?) 매튜 벨라미와 심오한 메시지, 분위기가 한 데 모인 '브릿' 록 밴드에게는 심지어 몇 만 관중을 녹다운시켜버릴 에너지까지 차고 넘쳤다. 헤비니스도, 멜랑콜리도, 섹시도 모두 다 뮤즈였다.
그렇다 보니 소위 '전문가'를 꿈꾸는 마니아들에겐 공공의 적이었다. 라이브가 별로지 않냐, 너무 사춘기 감성 아니냐 (니들이 사춘긴데...), 상업적이다, 라디오헤드 아류였지 않느냐(!) 등등 근거 없는 비판을 무기 삼아 '타도 뮤즈'를 외치곤 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고 친구들이 모르는 밴드를 찾는 게 대단한 시절이었으니 뮤즈가 십자가를 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
까마득한 이국의 교실 뒷자리에서 그러거나 말거나, 뮤즈는 그들의 최전성기를 불태웠다. < Absolution >의 'Hysteria' 베이스 리프에 반신반의하던 친구들도 < Black Holes And Revelation > 앞에선 저항할 수가 없었다. 팔세토 'Supermassive Black Hole'의 황홀경, 아마 그 시절 친구들이 처음 들었을 아트 - 사이키델릭 - 프로그레시브 'Knights of Cydonia' 등. 그러나 어떤 곡도 '1213 박수'로 무장한 'Starlight'를 이길 정도는 아니었다.
익숙한 '떼장 노래'가 된 'Starlight'는 뮤즈가 괴상한 이펙터와 괴물 같은 사운드 왜곡, 몰아치는 에너지 대신 감성을 택해도 통한다는 걸 새삼 다시 보여줬다. 왜 '새삼'이라고 하냐면 이미 데뷔작 < Showbiz >부터 특유의 애절한 멜로디 메이킹은 정평 나있었기 때문. 'Kights of Cydonia'의 표현을 다시 가져와 쓰자면, 이 곡은 우리가 최초로 접한 떼창 송 혹은 아레나 스케일의 록이었다. 일반 파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록 베스트' 시리즈 같은 걸 하면 이 곡이 빠질 리가 없을 것이다.
이제는 나온 지 10년이나 지난 옛날 노래라는 게 참 시간 빨라도 너무 빠른 것 같아 씁쓸하다. < Black Holes And Revelations >를 열심히 듣던 그때 10년 전 나온 앨범은 라디오헤드의 < OK Computer >였다. 그만큼 까마득한 거리였는데 이젠 지금 뮤즈가 그런 옛날 사람들이 됐다. 1213 박수를 치면서, 앞에서는 무시하더라도 노래방 가면 모두 'Starlight'를 일어나서 따라 부르던 그 시절도 그만큼이나 멀리 가버렸다.
뮤즈의 추억이 그래서 더 아름답다. 곡의 시작을 알리는 베이스 전주와 몽롱한 인트로 멜로디를 듣고 있노라면 이젠 돌아오지 않을 록 키드, 록 루키의 혈기왕성한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록의 시대는 아니지만 이 3인조는 여전히 열심이고, 우리도 지나간 영웅들의 열광적인 연주에 환호를 아끼지 않는다.
'절대 널 놓지 않아, 사라지지 않는다면.'
I'll never let you go
If you promise not to fade away
Never fade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