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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Jun 22. 2021

트와이스와 <Taste of Love>의
특별한 여름

빌보드 앨범 차트에 오른 'Alcohol-Free'와 트와이스의 변신




⭐️6
박진영이 강조하는 ‘내면의 특별함’이란.



트와이스는 타이틀 작곡가에 따라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블랙아이드필승과 함께한 곡들부터 볼까. ‘OOH-AAH하게’와 ‘Cheer Up’, ‘Likey’, ’Fancy’에서 그들은 ‘가짜 가짜 진심 없는 가짜 잘 가 잘 가(OOH-AAH하게)’, ‘그리고 또 눌러줘 저 밑에 앙증맞고 새빨간 HEART(Likey)’, ‘아무나 원하지 않아(FANCY)’ 등 과감한 언어로 말하고 보컬 및 댄스에도 힘을 세게 싣는다. (그 유산이 고스란히 스테이씨에 보존되어 있다.) 해외 작곡가들이 참여하는 곡들은 어떤가. ‘Dance The Night Away’, ‘More & More’, ’I Can’t Stop Me’ 등에서 대중적인 팝 노선을 통해 이지 리스닝과 더불어 수록곡으로 도회적인 일렉트로 팝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박진영과의 협업이다. 자사 걸그룹임에도 트와이스에 대한 개입은 2017년 ‘Signal’이 처음이었는데 엄청난 혹평이 쏟아지며 사실상 금지된 페이즈로 평가받았다. 워낙 여론이 좋지 않아 ‘What Is Love?’에서 안전한 노선을 탈 수밖에 없었던 박진영은 미나의 활동 잠정 중단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진 ‘Feel Special’에서야 트와이스와 자신의 간극을 좁힐 수 있었다. 박진영의 트와이스에게 열정이나 실험 등의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케이팝 정상 걸그룹의 편안하고 친근하지만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움,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그룹의 ‘진심’을 이끌어내 전달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이에 비춰 보면 ‘Alcohol-Free’는 모범적인 곡이다. 보사노바 리듬 위 가벼운 노래에서는 어떤 부담도 느껴지지 않는다. 실험적인 면모나 카리스마 있는 퍼포먼스도 자취를 감추고 ‘Dance The Night Away’처럼 해맑은 여름 소녀들이 존재한다. 특별한 가창을 요하지 않는 보컬 프로듀싱이 안정적인 퍼포먼스로 이어지며 최근의 '가창력 논란'을 잠재우려는 모습도 덤. 


전체적으로도 튀는 부분 없이 무난해서 흘러가고 마는 것은 단점이지만, 복잡한 배경 설명과 콘셉트 몰입을 요구하는 최근 케이팝 신에서 드물어진 보편성 측면에서 안정적인 섬머송이다. '나는 Alcohol-Free 근데 취해 / 마신 게 하나도 없는데'라는 가사가 지금의 트와이스와 JYP 전체의 지향을 대신 말하는 것 같다.


TWICE(트와이스) "Alcohol-Free" M/V


방향 설정이 제대로 되어있으니 수록곡들에 몰입하기도 쉬워진다. 사실 트와이스는 앨범 단위 감상으로 최상의 만족을 안겨주는 몇 안 되는 팀으로, 음악적으로 분명 저평가된 부분이 있다. 타이틀곡이나 전체적인 앨범 콘셉트 미스가 지향점을 흐리게 만들었다. < Taste of Love >는 다르다. 일본에서의 커리어를 이어가는 듯 세련된 일렉트로 팝은 신진 팝 싱어송라이터들의 결과물 이상이라 봐도 좋을 완성도와 매력을 갖추고 있다. 베이스 리듬과 후렴부 가창을 일치시킨 ‘Scandal’이 흥미롭고 ‘Conversation’에서 곡 전체를 지배하는 지효의 가창도 인상적이다. 이현도가 참여한 ‘SOS’ 역시 웬만한 걸그룹 혹은 팝 아티스트의 메인 싱글로 손색없다.


아무리 독한 카리스마를 강조하려 해도 있지의 ‘마.피.아. In The Morning’처럼 엇나가고 마는 최근 감각을 고려하면 베테랑 그룹이 된 트와이스와의 향후 호흡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 예상된다. 과거 [Feel Speical] 리뷰 첫 문장에서 썼던 것처럼 박진영이 있기에 트와이스는 ‘스페셜’하다.. 그렇지 않아 보일 때도 있었지만 적어도 지금의 케미스트리는 안정적이다. 


비록 얼마 전 시작한 오디션 프로그램 <라우드>에서 거듭 강조하는 ‘내면의 특별함’처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라해도, 이 '친근함'과 '대중적 이미지'의 역할이 타 기획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박진영만의 강점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해당 리뷰는
음악 뉴스레터 제너레이트의
[제너'sRATE] 2021년 6월 3주차 리뷰
뉴스레터에 포함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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